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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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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나방 2007-05-28 오후 10:20

5월 18일 저녁 인천공항엔 비가 내린다. 자정전 도착한 노이바이 공항도 비가 내린다. 공항이라기 보다 시골 버스 터미날 같다. 택시를 타고 하노이 시내로 들어가는 길은 공항 주변이라 하기엔 너무 어둡다. 짐을 가득 실은 오토바이들이 지나간다. 다음날 아침도 비가 내린다. 비가 오는 가운데 호치민 묘를 들리다. 묘라고 하기도 이상한것이 방부처리를 한 시체를 구경하게 끔 만들어 놓았다. 빨갱이 전통인가 보다.

우리나라 돈도 단위가 커서 디노미네이션을 해야된다는 얘기가 나오는데 이동네는 우리돈에 다시 18배를 곱해야 한다. 1000원은 18,000 동(VND)이다. 모든 돈에는 동전까지 포함에서 호치민 얼굴만 있다. 호치민이 뭘 했는지 잘 모르나 후손들이 잘도 우려먹는다는 생각이 든다.

새벽 5시반 벌써 도시가 시끄럽다. 거리에는 오토바이들이 쏟아져 나오고 가게들은 문을 열기 시작한다. 이렇게 부지런하고 미국을 상대로도 싸워 이긴 투지도 있는 민족인데 나라는 아직 가난해 보인다. 조만간 잘 살게 될 것인가? 도시는 오토바이와 클랙션 소리로 뒤덮인다. 아직 차선개념도 신호등도 없다. 서로 부딪히지 않기 위해서 조금만 다가오면 클랙션을 울린다. 클랙션의 불협화음이 처음 몇일을 괴롭히더니 이내 익숙해 진다. 차들은 오토바이 사이에 끼여서 제대로 달릴수 없다. 내내 30킬로 정도의 속도로 다닌다. 다들 천천히 다니니 큰 사고는 나지 않는듯 하다.

불과 70킬로 떨어진 골프장을 가는데 1시간 반이 더 걸린다. 아무리 열심히 일해도 이런 토대위해서는 잘사는데 한참 걸리겠다. 하노이는 정치도시다. 전쟁전 빨갱이의 근거지이고 남쪽 사이공은 함락된뒤 호치민시로 이름이 바뀌었고 개방정책의 결과 경제도시로 커가고 있다고 한다. 하노이는 전체 인구가 8,000만인데 비하여 인구가 350만에 불과한 작은 도시다. 도시의 서쪽에서 동쪽 끝까지 걸어 보았다. 3시간 정도면 걸어서 횡단이 가능하다. 하루 종일 걸어보니 거의 대부분 도보로 답사가 가능하다. 걷다가 지치면 항상 손님을 태우려는 오토바이들이 있으니 뚜벅이로 도시 구경하는데는 최고다. 큰 건물들은 모두 외국회사가 투자한 건물들이다. 아직 변변한 백화점도 없다.

베트남은 칠레처럼 좁고 긴 국토를 가지고 있다. 길이가 3,000킬로에 달한다고 한다. 북쪽 하노이에서 남쪽 호치민시까지 비행기로 두시간 기차로 36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베트남은 자기 문자가 없다. 알파벳을 차용하여 표시한다. 발음방법을 간단히 배우면 읽는것은 쉽다. 안남이라고 알려진 오랜 중국의 식민지 였기 때문에 뿌리깊게 한자가 들어와 있다. 많은 단어들이 한자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보인다. 하노이는 河內라고 쓴다. 홍강이라는 큰 강을 끼고 있어 그렇게 이름 붙여진것 같다. 홍강의 범람으로 생긴 많은 호수들이 도시에 산재한다. 서호(西湖:베트남 말로 호떠이)는 그중에 가장 큰 것으로 택시로 한바뀌 도는데 30분 이상 걸린다. 그냥 말하는 것을 들어보면 중국말인지 태국말인지 헛갈리는 겪음이 많이 들어가는 말이다. 말이 격하다.

중국식민지를 벋어난 이후는 프랑스 식민지 생활을 겪었고 이후 미국과의 전쟁을 치렀다. 도시의 좋은 식당, 카페에는 유럽인들이 많다. 프랑스 식민지의 잔재일까? 아니면 그냥 백인 관광객이 많은 것인가? 아니면 투자에 관심이 있는 것인가? 모르겠다. 가게들과 택시기사들의 영어 실력이 태국 보다는 낫다.

식사는 쌀국수를 많이 먹는다. 아침부터 쌀국수가 주 메뉴다. 요즘 서울에서도 유행하는 바로 그 베트남 쌀국수다. 골프장을 가면서 본 들은 온통 쌀을 재배하는 논이다. 5월인데 벌써 추수를 한다. 3모작은 가능하겠다. 베트남 전쟁하면 생각나는 정글은 어디가면 볼 수 있는지 모르나 하노이 주변의 보이는 것은 모두 평야지대다.

베트남 처자들이 한국으로 시집을 많이 온다는데 가서 보니 그 이유를 알 것 같다. 국토가 길어서 열대에서 아열대에 걸쳐 있지만 전반적으로 열대기후인데도 불구하고 우리와 동일한 피부색을 가지고 있다. 길을 지나다니면서 보는 사람들의 얼굴은 우리네 얼굴과 너무도 닮아 있다. 한국 사람과 섞어 놓으면 구별이 되지 않을 얼굴들이 많다. 국토의 북단인 중국 남단의 남방계 얼굴도 아니고 주변국인 태국의 얼굴과도 완전히 다르다. 이들의 인류학적 기원이 궁금해질 정도다.

호텔에서 접속한 인터넷은 쓸만하지만 우리와 비교하면 많이 느리다. 시내 곳곳에 인터넷 카페들이 있다. 14인치 브라운관 모니터에 느린 PC를 사용한다. 대부분 오래전 본적이 있는 게임들을 하고 있다.

상인들은 셈이 빠르다. 달러와 동 사이의 환율 변환을 금방금방하며 55,000동 요금이 나왔을때 105,000을 주면 50,000을 거슬러 주는 산수를 쉽게 한다. 전체적으로 관심이 가는 나라다. 시간이 된다면 자주 가보고 싶다. 그들이 빠르게 변해가는 모습을 보는 것은 나름의 큰 즐거움 일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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