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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웹 상고 이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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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불나방 2009-08-06 오후 4:03
김기창교수가 대법원 상고시 제출한 상고이유서

상고 이유서

사 건  2009다28998  손해배상(기)
원 고(상 고 인)  김 기 창
피 고(피 상 고 인) 사단법인 금융결제원

첨부와 같이 상고이유를 개진합니다.
이 사건은, 판단을 담당하게 될 분 스스로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일정 기간 사용해 본 ‘경험’이 있는지 여부가 결정적인 중요성을 가집니다. 원고는 이 사건을 ‘글’로 설명드릴 수 밖에 없고, ‘이용 경험’을 대신 제공해 드릴 수는 없습니다.
이 사건 처리에 필요한 기간 동안 만이라도 파이어폭스를 기본 웹브라우저로 지정하고 상시로 사용해 보는 것만이 이 사건을 제대로 이해하고 올바로 판단할 수 있는 길입니다. 그 경험 없이는 극복할 수 없는 예단이 있을 수 있습니다.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는 http://mozilla.or.kr 에서 내려받아 설치하실 수 있습니다.
   
첨부
상고이유서

      2009.5.22.
      상 고 인  김 기 창

대법원 귀 중
목 차
I. 배경 2
가. 웹브라우저와 소프트웨어 산업 3
나. 윈도우/IE웹브라우저가 ‘무료’인가? 9
다. IE 웹브라우저가 ‘공개 소프트웨어’ 인가? 10
라. 사설인증과 공인인증 12
마.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거부 14
바. 전자서명법 제7조 16
사. 공공 서비스 규제 체제(Regulatory framework) 18
아. 공정거래법 위반 19
자. 법률가와 ‘기술지식’ 22
II. 상고의 핵심쟁점 및 상고 취지 23
가. 핵심 쟁점 23
나. 상고 취지 38
III. 공인인증 서비스의 공공성 38
IV. ‘보편적 역무’와 사업자의 전면적 ‘자율 결정권’은 양립 불가함 41
가. 전자서명법에 ‘손실분담금 제도’가 없는 이유 42
나. 고객지원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아님 44
다. 전자상거래 시스템 전체를 바꾸라는 주장이 아님 44
라.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이 서비스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는 없음 50
마. 감독관청의 묵인이 피고의 역무 제공 거부를 정당화하지는 않음 54
바. 당사자 간의 특약이나 약관이 전자서명법 제7조를 무력화할 수는 없음 59
V. “정당한 사유”에 대한 입증 책임 63
VI. 기술적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해서 사법심사를 포기할 수는 없음 64
VII.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시장과 공정거래법 66
가. 이 사건 청구의 법리적 구조 66
나. 관련 시장의 획정 67
다. 웹브라우저 사업자의 사업을 방해함 69
라. 결제 대행 사업자의 사업을 방해함 74
마.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함 78
바. 피고의 행위는 “부당성”이 있음 80
VIII. 소비자의 선택권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86
IX. 결론 89


I. 배경
이 사건은 국내 인터넷 이용자 대부분(약 93%)이 잘 알지 못하는 ‘파이어폭스(Firefox)’라는 웹브라우저에 관한 것입니다. 이 상고이유서를 읽으시는 분도 아마 그런 프로그램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계셨을 개연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만 벗어나면, 파이어폭스 등 웹브라우저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40%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소프트웨어/인터넷 기술은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한국은 MS사 소프트웨어 시장점유율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기이한 나라”였습니다(그 기간 동안, 2위에서 5위 사이의 나라들은 레소토, 아프가니스탄, 마셜 아일랜드, 소말리아 등이 엎치락 뒤치락 해왔습니다). 반도체 메모리, 휴대폰, 광대역 통신망 등 “하드웨어/네트워크 기반구조” 부문에서는 한국이 세계에서 주목받는 국가임에 반하여, “소프트웨어/솔루션” 산업은 극심한 침체와 퇴행을 거듭하여, 이제는 베트남, 말레이지아 등에도 때로는 뒤지는 사태로 전락해 있습니다.
이 소송은 일차적, 직접적으로는 원고 개인의 계약상 채권과 법률상 권리가 어떻게 침해되었는지에 관한 것입니다. 그러나, 원고의 私的 법익에 대한 침해는 ‘빙산의 일각’에 불과합니다. 국내의 모든 전자상거래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핵심 서비스인 공인인증 제도에 대한 규제 체제(regulatory mechanism)의 운용 책임과 권한을 가지는 감독관청 공무원의 기술적/법률적 무지를 인가 사업자가 악용하여, 사업자 자신의 私益을 위하여 公益이 어떻게 유린되어 왔는지, 그 결과로 한국의 소프트웨어 산업 전반이 어떻게 타격을 받고 있는지, 그리고, 지식산업 경제에서 가장 큰 성장 잠재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기반 솔루션 산업 부문에서 한국이 어째서 철저한 고립과 퇴행의 길을 가게 되었는지를 이하에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이 사건 소송은 이러한 배경에 대한 이해가 없이는 올바른 판단이 어려울 것입니다.
물론, 피고는 한국 소프트웨어 시장의 극심한 왜곡 사태가 자신과는 무관한 것이라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제1심과 항소심에서 원고는 우리 사법부의 우수한 법률가들에게 이 사건의 의미를 설명하는데 실패하였습니다. 짐작건대, 하급심 재판부는 원고의 청구가 “몇 안되는 소수 이용자의 사소한 불편”에 지나지 않는다고 단정하였거나,  “너무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인식하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웹브라우저가 무엇인지, 인증서비스가 무엇인지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있다면, 이 문제를 보는 시각이 다를 것입니다. 이 사건은 법률지식 못지않게 기술에 대한 이해가 요구되는 것입니다.
가. 웹브라우저와 소프트웨어 산업
CPU, 하드디스크, 키보드, 마우스, 스크린 등으로 이루어진 기계적 장치(하드웨어)를 사람이 구동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운영체제(Operating System; OS)’라고 부릅니다. 오랫 동안 운영체제가 소프트웨어 산업의 기반(platform)을 이루는 것으로 여져져 왔습니다. 여러 소프트웨어(응용프로그램) 들이 운영체제 위에서 구동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런 인식은 이제 근본적으로 변화되었습니다. 더 이상 운영체제(OS)가 기반을 이루는 것이 아니라, 인터넷(internet)이 모든 소프트웨어의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필요한 핵심적 소프트웨어인 웹브라우저(web browser)는 매우 중요한 기술적, 사업적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특정 회사의 웹브라우저만을 사용하여 인터넷을 이용하도록 강요되는 상황이 지속된다면, 인터넷을 기반으로 무한히 성장하는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산업의 기술 경향 자체가 바로 그 웹브라우저를 장악하는 회사에게 종속되는 결과가 생깁니다. 물론, 웹브라우저에는 인터넷 익스플로러(IE), 파이어폭스(Firefox), 사파리(Safari), 오페라(Opera), 구글 크롬(Google Chrome) 등 경쟁 제품들이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가 되는 두 개의 웹브라우저로 각각 대법원 홈페이지를 접속한 광경은 다음과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두 제품은 외관이나 사용방법에는 큰 차이는 없습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루어지는 소프트웨어 기술의 진보와 다양한 솔루션이 가지는 경제적/사업적/기술적 가능성에 대한 이해가 없는 분은 이 두 웹브라우저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중 유독 IE웹브라우저 만을 사용하도록 강요되어온 지난 10년간 국내에서 벌어진 사태가 무슨 기술적/사업적/법률적 문제를 야기하는지 자체를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더 나아가, 웹브라우저가 무엇인지, 플러그인(plugin)이 무엇인지에 대한 기술적 이해가 없는 분은, 인증/전자서명 기술이 무엇인지를 이해하기도 물론 어려울 것입니다. 그러나, 이 단계에서 우선 말씀드릴 내용은, 인증/전자서명 기술은 한국에서 개발한 것도 아니고, 마이크로소프트(MS) 사가 개발한 것도 아니며,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것도 아니라는 지극히 당연한 사실입니다. 모든 소프트웨어들이 공존하는 ‘인터넷’에서, 그리고 세계 각국에서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기술이 인증/전자서명 기술입니다(‘인터넷’을 MS사가 만들어 낸 것도 물론 아닙니다). 모든 인터넷 기반 기술이 그러하듯이, 인증/전자서명 기술 또한, 약 20여년 전 처음 등장할 때부터 지금까지 ‘범용적 기술’로서 존재해 왔고, 구현되어 왔습니다. 이 기술은 특정 운영체제나 특정 소프트웨어에 종속적인 기술이 아니라, 무슨 운영체제이건, 무슨 회사의 소프트웨어에서건 간에 그 기술을 채택, 구현하여 이용자들이 인터넷 거래에 사용할 수 있도록 애초부터 고안된 기술입니다. ‘범용성’은 인터넷의 본질적 설계 원리입니다. ‘인터넷’의 기술적 기초를 이루는 규약(protocol)들은 특정 회사의 소프트웨어만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닙니다. 인터넷은 한국에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따라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에서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 데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한국을 제외한 세계 각국의 무수한 인증기관들이 당연히 IE 웹브라우저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에서 모두 인증서를 발급해 주고, 인증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은 피고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면, 그럴 수는 없을 것입니다(이점은 후술).
그러나 피고는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주고 있습니다. 그 결과, 공인인증서가 필요한 국내의 전자상거래는 모두 IE 웹브라우저로만 이루어지게 됩니다. 이 사태는 우리의 소프트웨어 산업에 다음과 같은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첫째, 데스크톱 PC 에서 작동하는 각종 거래 솔루션이 오직 IE 웹브라우저 만을 염두에 두고 개발, 구현되는 기술 경향이 국내에 자리 잡습니다. 어째서 이런 결과가 생기는지는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 사의 사례에서 가장 분명히 드러납니다. 페이게이트 사는 다양한 웹브라우저/운영체제/하드웨어 디바이스 환경에서 작동하는 거래 솔루션 기술을 확보하였지만, 이 회사 기술의 경쟁 우위가 국내 시장에서는 전혀 드러나지 않습니다. 전자 상거래에 공인인증서 사용이 법령으로 강제되는데, 바로 이 공인인증 서비스를 장악한 피고가  IE 웹브라우저에서만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국내의 전자 상거래는 모두 IE 웹브라우저로만 수행됩니다. 참신한 범용적 솔루션을 확보한 신규 사업자가 국내 시장에 진입할 길은 막혀 있는 대신, 이미 국내 시장을 할거하는 기존 사업자들은 IE 웹브라우저 전용 솔루션만으로 국내 시장을 지배하는 상황이 고착하는 것입니다.
물론, 기존 사업자들이 구사하는 IE웹브라우저 전용 기술은 국제 시장에서의 경쟁력은 없습니다. 유럽 국가들의 경우,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의 비율은 50%에 근접하며, 세계 시장에서 파이어폭스 등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40%에 육박합니다. IE 웹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는 어떤 솔루션이 국외로 수출될 가능성은 전혀 없습니다.
반대로, 페이게이트 (그리고 소송 당사자로 되지는 않았지만, 인프라웨어1) 등, 아무리 국제 경쟁력 있는 기술을 구비한 업체라 하더라도, 국내 시장 진입이 어려운 상태에서 오직 외국 시장만을 상대로 살아 남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예를 들어, Nokia 라는 기업이 애초부터 핀란드 내수 시장에 발을 붙이지 못하였다면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할 수 없었을 것입니다. 노르웨이 내수 시장의 뒷받침 없이 Opera 라는 회사가 세계적 웹브라우저 개발사로 존립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둘째, 이미 데스크톱 PC는 관심의 초점이 더 이상 되지 못합니다. 다양한 휴대기기(모바일 디바이스)들이 본격적인 인터넷 사용(full browsing) 기능을 필수로 장착하는 시대에 들어섰습니다. 휴대기기 또한 그것을 구동하려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가 필요하고, 응용프로그램도 필요합니다. 그동안 PC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MS 사가 압도적 우위를 누려왔으나, 휴대기기에 사용되는 소프트웨어(임베디드 소프트웨어도 포함) 시장의 상황은 국내에서도 자못 달랐습니다. 소스 코드가 공개적으로 제공되고, 누구든지 무료 사용, 수정이 가능한 리눅스(Linux) 소프트웨어 소스에 기반하여 국내 중소 소프트웨어 업체들이 해당 소스 코드를 적절히 수정, 변용하여 제작한 가격경쟁력 있는, 모바일 기기용 소프트웨어(운영체제/응용프로그램)가 지금까지는 상당한 경쟁력과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이제 휴대 기기가 오히려 인터넷 이용 수단의 주종을 이룰 시대가 임박해 있습니다. 그러나 국내에서 구현되는 전자상거래 솔루션들은 IE 웹브라우저만을 염두에 두고 설계되어 있으므로, 공개 소스인 리눅스에 기반하여 국내 업체들이 개발하여 휴대폰 제작사들에게 판매하는 웹브라우저로는 이러한 전자상거래를 전혀 수행할 수 없게 됩니다. 따라서 국내 소비자들에게 판매되는 휴대 기기용 소프트웨어 시장은 급속히 MS 사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됩니다.
IE 웹브라우저는 다른 운영체제에서는 작동되지 않고, 오직 윈도우 또는 윈도우CE(휴대 기기용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만 작동됩니다. 인터넷으로 이루어지는 전자거래가 IE 웹브라우저로만 수행되도록 강요되면, 데스크톱 운영체제는 물론이고, 휴대기기의 운영체제 마저도 MS사의 지배 하에 놓이게 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파이어폭스는 윈도우, 매킨토시, 리눅스 등에서 모두 작동하는 웹브라우저 입니다. 휴대기기 운영체제에서도 물론 작동합니다.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는 그 소스코드가 완전히 공개되어 있고, 특정 운영체제 소프트웨어와 결합(lock-in) 관계가 없습니다.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 전자거래 서비스가 제공되는 외국에서는, 휴대 기기가 인터넷 이용의 주된 수단으로 되더라도, 휴대 기기 소프트웨어 시장이 MS사의 지배 하로 들어오지는 않습니다.
‘인터넷’이 모든 소프트웨어의 기반을 이루고, 웹브라우저는 인터넷으로 가는 가장 중요한 관문이라는 점을 이해하신다면, 위에 설명드린 사정을 납득하실 것입니다. 다른 웹브라우저들과는 달리, IE 웹브라우저는 윈도우 운영체제와 결합(lock-in)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IE 웹브라우저는 MS사의 모든 소프트웨어가 그러하듯이 그 소스코드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며, MS사 외에는 누구도 그 소스코드를 사용, 수정, 변용할 수 없습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제공되는 필수적 공공 서비스(공인인증 서비스가 바로 그 예입니다)가 IE 웹브라우저에서만 제공되면, MS사는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를 통하여 PC는 물론 휴대 기기의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시장까지 장악하게 되는 것입니다.
리눅스 소스코드에 기초하여 휴대 기기용 운영체제/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를 개발하여, 삼성, LG 등 휴대폰 제작사들에게 판매해 왔던 국내의 중견 소프트웨어 개발 업체들이 이 사건 소송의 결말에 노심초사하는 이유는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이 업체들은 딱히 누구를 지목하여 소송을 제기할 뚜렷한 법리적 근거조차 없으므로 오로지 이 소송이 합리적으로 판단되기만을 기원하고 있을 뿐입니다). 이 사건 청구는 원고와 같은 일반 소비자(end-user)들의 소프트웨어 선택권이나, 개인적 불편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국내의 자생적 소프트웨어/솔루션 산업의 사활이 걸린 문제입니다.
나. 윈도우/IE웹브라우저가 ‘무료’인가?
신품 컴퓨터를 사서 전원을 켜면, 윈도우 운영체제가 이미 설치되어 있습니다. 또한 윈도우 운영체제에는 IE 웹브라우저가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일반인들은 윈도우 운영체제와 IE 웹브라우저가 ‘무료’로 제공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실은 컴퓨터를 만들어 파는 회사가 MS사로부터 윈도우 운영체제를 일괄 구매하여 컴퓨터에 설치하고, 그 비용을 컴퓨터 값에 얹어서 최종 소비자로부터 받아내는 구조입니다. 컴퓨터 한 대당 윈도우 운영체제 값이 얼마인지는 비밀로 유지되고 있으나(OEM형태로 컴퓨터 제작사들에게 공급되는 윈도우 가격이 비밀이고, 설치CD, 설치DVD 형태로 일반 소비자들에게 개별 판매되는 윈도우의 가격은 한국이 외국에 비하여 유독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 정부가 발표한 수치들로부터 역산하면 매년 수천억원이 윈도우 운영체제 구입비로 MS사에 지급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2
IE 웹브라우저는 유료로 판매되는 윈도우 운영체제의 일부를 이루며, 윈도우 운영체제를 구입하지 않은 자는 아예 사용할 수조차 없으므로, ‘무료’ 소프트웨어가 아닙니다. 인터넷에서 별도의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도 IE 웹브라우저를 내려받을 수 있는 이유는, 이미 윈도우 운영체제를 구입할 때 IE 웹브라우저에 대한 대가까지 지불하였으므로, 그것을 다시 내려받아 재설치한다고 해서, ‘또다시’ 비용을 징수할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프린터를 사면, 그 프린터를 구동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프린터 드라이버) 씨디(CD)도 박스 안에 들어있습니다. 이 소프트웨어 씨디를 ‘무료로 얻었다’고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프린터 판매 가격에는 당연히 이 소프트웨어, 그것을 담는 씨디 자체, 씨디를 포장한 비닐이나 포장지의 원가까지도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이 소프트웨어는 그 기종의 프린터를 구입하여 보유하고 있는 사람에게만 쓸모가 있고, 그 프린터를 구입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아무 소용도 없습니다. 따라서 해당 프린터를 판매한 회사는 자신의 홈페이지에서 이 소프트웨어를 ‘별도의 비용을 징수하지 않고’ 누구든지 내려받을 수 있도록 제공합니다. 원래의 프린터와 함께 판매되었던 소프트웨어 설치 씨디를 잃어 버렸거나, 해당 소프트웨어의 업데이트 된 버전을 설치하고자 하는 고객에 대한 ‘애프터 서비스’ 차원에서 그런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애프터 서비스’가 무료라고 해서, 원래의 상품 자체를 무료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IE 웹브라우저도 그 비용 징수 구조는 완벽히 동일합니다. 소비자가 IE 웹브라우저를 처음 마련하는 단계에서 MS사는 이미 그 대가를 징수하였습니다. 그 후, 그 상품의 여러 취약점이 발견되고, 그 취약점을 보완한 업데이트된 IE 웹브라우저 버전을 고객이 내려받을 때 MS사가 ‘또다시 돈을 받아가지는 않는다’고 해서 그 소프트웨어가 무료라고 할 수는 없습니다. 무료 소프트웨어라 함은 최초로 마련할 때부터 끝까지 무료로 제공되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나 리눅스 운영체제 등의 소프트웨어를 말하는 것입니다. IE 웹브라우저가 ‘무료’라고 판단한 원심의 사실 인정(원심 판결서 제5면)은 상용 소프트웨어(commercial software)가 판매, 배포, 업데이트 되는 방법에 관한 공지의 사실에 반하는 것입니다.   
다. IE 웹브라우저가 ‘공개 소프트웨어’ 인가?
항소심 재판부는 그 판단의 전제 사실로서, “익스플로러와 파이어폭스는 무료로 배포되는 공개 소프트웨어”라고 판시하고 있습니다(판결서 제5면). IE(익스플로러) 웹브라우저가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원심의 판시는 그 재판부가 이 사건 판단의 근본 전제에 해당하는 핵심 사실부터 오해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만일 IE웹브라우저가 ‘공개 소프트웨어’였다면, 이 사건 분쟁은 애초에 발생하지도 않았을 것입니다. ‘공개 소프트웨어’와 ‘상용 소프트웨어’ 간의 차이가 무엇인지, 그 양자의 기술적 차이가 어떻게 사업상의 차이로 연결되는지, 한국과 같은 ‘소프트웨어 개발도상국’에게 공개 소프트웨어가 가지는 사업적, 기술적 중요성이 무엇인지를 이해하는 것은 이 사건 분쟁의 실체를 이해하는 출발점입니다. 원심은 바로 이 출발점(“전제 사실”)에서부터 근본적 오류를 노출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여년 동안 인류의 소프트웨어 기술 및 산업의 핵심적 화두는 공개 소프트웨어(소스코드 자체가 공중에게 제공되고, 자유로운 사용, 변경이 가능한 소프트웨어)와 상용 소프트웨어[소스코드가 철저히 영업비밀로 유지되며, 오직 바이너리(binary) 파일, 즉, 그 소스코드를 컴파일하여 생성시킨 실행 파일(executable programs)에 대한 사용허락만이 부여되는 소프트웨어] 간의 ‘대결’ 이었습니다. 앞서 설명한 국내의 자생적 소프트웨어 산업의 활로 역시, 이용과 변경이 자유로운 공개소스 소프트웨어에 기초한 사업 가능성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의 기술력 역시 표준적, 범용적 공개소스에 기반한 여러 기술들을 독창적으로 ‘구사’함으로써 성취되는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로 되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역시 공개소스에 기반하여 개발, 유지되는 소프트웨어입니다.
반면에, IE 웹브라우저는 소스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는 상용 소프트웨어의 대표적인 예입니다. IE 웹브라우저가 ‘무료’도 아닐 뿐더러, MS사 외에는 누구도 그 소스코드를 알 수도, 사용할 수도 없습니다. 오직 MS사 만이 배타적, 독점적으로 그 소프트웨어를 사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소스코드의 공개/비공개 간의 차이는 휴대 기기에 사용되는 웹브라우저의 사업 모델을 이해한다면, 근본적이고, 핵심적인 차이라는 점을 납득하실 것입니다. PC에서 구동하는 웹브라우저와는 달리, 휴대 기기용 웹브라우저는 기기를 만들어 판매하는 하드웨어 제작사(LG, 삼성 등)가 소프트웨어 개발사로부터 구입하여 자신이 판매하는 휴대 기기에 채택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소스코드가 공개된 웹브라우저만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자생적 기술력 및 영업의 토대가 될 수 있습니다.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의 (기초를 이루는 객코 – Gecko – 렌더링 엔진의) 소스를 적절히 변용하여 휴대폰용 웹브라우저로 개발(porting 이라고 합니다)하여 하드웨어 제작사에게 판매하는 사업은 국내 중견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주력 사업입니다. 그 사업이 가능한 이유가 바로, 공개된 소스코드의 자유로운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반면에 휴대폰용 IE 웹브라우저를 개발, 판매할 수 있는 자는 오직 MS사 뿐입니다.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고의 행위가 지속될 경우 어떤 결과가 생길 것인지는 쉽게 짐작하실 것입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의 행위로 원고는 자신이 선호하는 파이어폭스 대신 “익스플로러를 실행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이 있을 뿐이므로,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지만(판결서 제16면), 국내의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에게는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점을 대법원은 이해하였으면 합니다.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원고 개인에게는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이 생길 뿐이라지만, 그러한 피고의 행위는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에게는 치명타를 가하는 것이므로,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은 의문이 없을 것입니다.
카스(Cass) 맥주를 선호하는 소비자가 자신의 선호에 반하여 하이트(Hite) 맥주를 마시도록 강요될 경우, 소비자에게는 그저 ‘사소한 정도의 불편’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이런 사태는 사업자들에게는 생존이 걸린 문제입니다.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행위에 대하여,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이 있을 뿐이므로 별 문제가 없다는 원심의 판단을 대법원이 승인한다면, 한국에서는 소프트웨어의 자유경쟁은 법적으로도 아예 기대할 수 없으니, 국내의 자생적 소프트웨어 업체들은 업종을 바꾸거나, MS사의 하청업체로 되는 길이나 알아보라는 말이 될 것입니다.
이러한 판결을 내린 원심 재판부가 “익스플로러는 무료로 배포되는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판시를 판결의 전제 사실로 제시하는 현실 앞에 원고는 그 능력의 한계를 느낍니다. 법률가들은 이런 판결을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겠으나,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이 이런 판결을 납득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이 사건은 두개의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에 관한 것입니다. IE 웹브라우저는 소스코드가 철저히 비밀로 유지되며, 유료로 판매되는 상용 소프트웨어이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는 소스코드가 완벽히 공개되어, 누구나 자유로이 사용, 변용할 수 있어, 국내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무한한 사업 가능성을 제공해 주는 공개 소프트웨어 입니다. 이 차이가 무의미 하다거나, ‘실수로 잘못 기재할’ 수준의 사소한 차이였다거나, 판결 결과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지엽적 사안이었다면, 이 소송이 애초에 제기될 근거도 없는 것입니다.
라. 사설인증과 공인인증
‘公認’인증 서비스는 전자적으로 이루어지는 거래의 당사자 신원을 확인하고, 거래 내용을 담은 전자문서의 진정성립을 입증하는데 사용되는 서비스입니다. 소상한 기술적 설명은 하급심 변론에서 이미 진술하였고, 당사자 간에 다툼도 없으므로, 간략한 비유적 설명만을 드리겠습니다. ‘공인인증서’는 인감증명서에 해당합니다. ‘전자서명’은 문서에 도장을 눌러찍어 현출 시킨 인영(印影)에 해당 합니다. 인감증명서에 상응하는 인감 도장이 반드시 존재하듯이, 공인인증서 역시 그에 상응하는 개인키(private key)가 존재합니다. 즉, ‘개인키’는 인감 도장에 해당합니다. 도장으로 인영을 생성해 내듯이, 개인키로 전자서명을 생성하게 됩니다.
인감증명서에는 당사자의 ‘印鑑’이 제시되어 있습니다. ‘인감(印鑑)’은 개별적 문서에 찍혀있는 印影(전자서명)이 과연 당사자의 인감 도장(개인키)으로 생성시킨 것인지를 검증할 때 준거가 되는 정보입니다. 바로 이 ‘인감(印鑑)’에 해당하는 것이 당사자의 공개키(public key)입니다. 개별 문서에 당사자가 도장을 눌러찍어 생성시킨 ‘개별 印影’은 인감증명서에 제시되어 있는 ‘印鑑’과 대조하여 그 진정성립을 판단하는 것과 같이, 당사자가 개별 거래에서 자신의 개인키(도장)로 생성시킨 전자서명(개별 인영)은 공인인증서(인감증명서)에 포함되어 있는 그 당사자의 공개키(인감)를 사용하여 검증하게 됩니다.
인감증명서는 동장(洞長) 명의로 국가가 발급합니다. 거래의 일방이 자신의 인감증명서를 스스로(자기 명의로) 발급하지는 않습니다. 정부(국가)가 인감 및 인감증명 제도의 신뢰성과 정확성을 뒷받침하고, 정부가 당해 인감 소지인의 신원을 사전에 확인하고, 그 자의 인감 도장에 상응하는 인감이 이렇게 생겼다는 사실을 모든 거래 당사자에게 언제라도 증명(certify)해 주는 것이 인감증명 제도입니다. 만일 이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거나 이유 없이 거부된다면, 날인 문서의 진정성립을 입증하는데 큰 혼란과 어려움이 생길 것입니다.
전자적으로 발급되는 공인인증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전자문서에 대하여 전자거래기본법 제4조 제1항은 “전자적 형태로 되어 있다는 이유로 문서로서의 효력이 부인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전자문서와 종이문서는 대등한 위상을 가집니다. 거래 당사자가 자신의 공인인증서를 발급할 수는 없고, 감독관청이 전자서명법에 따라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한 자만이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고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습니다. 종이로 된 날인 문서의 진정성립 확인에 필요한 서비스를 국가가 공공 서비스로서 제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전자문서의 진정성립 확인에 필요한 공인인증 서비스는 인감증명 제도와 대등한 수준의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서비스 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인증역무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전자서명법 제7조는 바로 이점을 반영하고 확인하는 것입니다.
반면에, 사설인증 제도는 공인인증제도와는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사설인증기관이 발급해 준 사설인증서를 전자문서의 진정성립 확인 수단으로 사용할지 여부는 오로지 거래당사자가 그 점을 합의하는지 여부에 달려있습니다. “공인전자서명 외의 전자서명”은 당사자의 동의가 없으면,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법적 효력이 없습니다(전자서명법 제3조 제3항). 이러한 사설 서비스는 사설인증업체의 자유로운 사업판단으로 그 제공여부 및 제공범위가 자율적으로 결정됩니다.
이 소송은 공인인증 서비스에 관한 것입니다. 피고가 사설인증기관에 불과했다면, 애초에 이 소송이 제기될 여지도 없습니다.
마.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거부
인감증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정부가, 특정 도장포에서 새긴 인감 도장을 가지고 와야만 인감증명서를 발급해주고, 그 도장포와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도장포에서 새긴 인감 도장을 가지고 오면 인감증명서 발급을 아예 거부한다면, 사리에 맞지 않을 것입니다. 정부가 일방적으로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는 핑계를 댄다고 해서, 무조건 업무상/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날 동사무소의 프린터가 고장났기 때문에, 어느 도장포에서 새긴 인감 도장을 가져오더라도 인감 증명서를 아예 발급할 수 없었다면,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는 경우’라는 점이 충분히 납득이 갈 것입니다. 그러나 누가 보아도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라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서비스 제공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일방적으로, 그것도 특정 부류의 신청자들에 대해서만, 그런 주장을 내세우는 경우라면 사안은 완전히 다릅니다.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은 인증서 발급신청자가 IE웹브라우저 상에서 개인키를 생성하였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상에서 개인키를 생성하였건 차별 없이 인증서를 발급해 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IE 웹브라우저에서만 작동하는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여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주고 있습니다. 따라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경우에는 공인인증서를 아예 발급 받을 수 없습니다(다툼없음).
항소심 법원은 피고가 마련한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 약관 제6조에 “등록대행기관이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인인증서 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파이어폭스 사용 환경에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도 무방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판결서 제7면). 그러나, 공인인증기관에게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부과한 전자서명법 제7조 제1항의 규정(“공인인증기관은 정당한 사유없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을 공인인증기관이 스스로 마련한 약관 조항으로 뒤집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약관 제6조는, 등록대행기관이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스스로 인정하기만 하면 공인인증서 발급을 마음껏 제한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닐 것입니다. 예를 들어, 등록대행기관이 자신이 통제하는 플러그를 일방적으로 빼두고, 공인인증서 발급에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주장할 때, 그 주장에만 근거하여, 공인인증서 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고 판결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플러그를 꽂지 않으면, 일종의 ‘기술적 지장’이 생기는 것은 분명하나, 세계 각국의 모든 사설/공인 인증기관들은 해당 플러그를 당연히 꽂아 두는데, 피고와 그 등록대행기관들만이 그 플러그를 빼두고 있다면, 그것도 발급신청자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경우만을 골라서 이 플러그를 빼두는 경우, 이를 두고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는 경우라고 법원이 인정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3
항소심 재판부는 또한, 피고가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역무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원고가 알고 있었다는 점, 이 상황에서 원고도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기 위하여 부득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제되었고, 실제로 이를 사용하여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다는 점을 거론하고 있으나(판결서 제7면), 이것은 피고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에서 공인인증 역무 제공을 일방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원고가 어쩔 수 없이 처하게 되는 사태입니다. 바로 이 사태가 위법하다는 것이 이 사건 소송으로 원고가 제기하는 주장의 거의 전부인데, 하급심 재판부들은 이 사태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하기는 커녕, 오히려 이 사태를 빌미로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는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예를 들어, 피고가 馬씨 성을 가진 자들에게만 공인인증서를 발급하기로 일방적으로 결정하는 경우, 원고는 아예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을 포기하고, 전자상거래, 전자민원 신청 등을 아예 못하게 되는 상황을 수용하거나, 호적을 변경하여 馬씨로 성을 갈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는 두 가지 選擇肢 만을 가질 뿐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성을 갈고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다고 해서, 원고와 피고 간에 “馬씨 성으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법원이 판단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제1심 법원은 바로 이렇게 판결하였고(판결서 제17면), 항소심 법원은 피고가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원고가 “알았다”는 것이 마치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는 근거로 동원될 수 있는 것처럼 판시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기관이 일정한 부류의 역무 이용자들에게 임의적, 전횡적으로 역무 제공을 거부하기로 스스로 결정, 결행하더라도, 그 내용을 널리 알리기만 하면, 역무 제공 거부가 모두 적법하게 된다는 하급심 재판부들의 판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바. 전자서명법 제7조
전자서명법 제7조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공인인증기관은 정당한 사유없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②공인인증기관은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같은 법 제15조 제1항은 이 내용을 다음과 같은 표현으로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①공인인증기관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자 하는 자에게 공인인증서를 발급한다. 이 경우 공인인증기관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자 하는 자의 신원을 확인하여야 한다.
요컨대,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는 것이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되는지가 이 사건의 핵심적 법률 쟁점입니다.
항소심은 국내 시장의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 비율이 7% 에 달한다는 점을 적법히 인정하였습니다. 현재 한국의 인터넷 사용 인구는 3,000만명이 넘습니다. 그 중 200만명 이상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선호하고 사용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항소심은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파이어폭스에서는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가 과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는 전혀 판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항소심은, 어떤 웹브라우저의 점유율이 아무리 높다 하더라도, 그 웹브라우저에서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할지 여부는 “공인인증기관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서 제10면). 인가사업자에게 ‘자율적 결정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하는 이 판단은 법률의 규정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것입니다. 전자서명법 제7조를 둔 유일한 이유는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역무를 인가사업자를 통하여 제공하게 할 경우, 그 서비스 제공 여부를 “인가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에만 맡겨둘 수는 없기 때문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는 전기, 수도, 도시가스, 통신 등과 같거나, 더 높은 수준의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서비스입니다. 그 뿐 아니라, 전기, 수도, 도시가스, 통신 등의 서비스와는 달리, 인감증명 서비스는 국가가 직접 제공합니다. 인감증명 서비스의 존재 이유는 문서의 진정성립 여부에 대한 신뢰성 있는 검증 수단을 제공하는 것인데, 종이 문서의 진정성립 여부나 전자문서의 진정성립 여부는 그 법적 효력이나 경제적 중요도에서 아무 차이가 없을 뿐 아니라, 오히려 이미 전자문서의 중요성이 종이 문서를 훨씬 능가하는 시대에 돌입하였습니다. 전기, 수도, 도시가스, 통신 등에 관한 법령들도 모두 전자서명법 제7조와 유사한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규정하고 있습니다(후술). 만일 항소심의 판단이 옳다면, 전기, 수도, 도시가스, 통신 등의 사업자들도 모두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서비스 제공 여부 및 제공 범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권리가 있다는 주장을 관철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렇게 된다면, 공공서비스에 대한 규제 체제는 완전히 붕괴되고, 국민들이 이러한 공공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 없을지는 오로지 각 인가사업자의 자유로운 “사업 판단”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될 것입니다. 국회가 제정한 법률을 사법부가 이런 식으로 개정할 수는 없습니다.
고도의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서비스의 경우, 이른바 ‘선택과 자유’를 누리는 자가 과연 서비스 공급자(인가사업자)인가 서비스 수요자(국민)인가는 매우 근본적인 중요성을 가진 문제입니다. 인가사업자가 선택과 자유를 누려야 한다면, 국민의 선택과 자유는 박탈됩니다. 예를 들어, 전기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지는 인가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일정한 지역에 대한 전기 공급을 자율적으로 거부할 수 있다면, 국민은 그 지역에서는 전기가 필요한 여러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국민이 경제활동이나 주거의 근거지를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는, 필수적 공공 서비스의 제공 여부를 인가 사업자가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면 현실적으로 무의미하게 됩니다. 또다른 예를 들면, 도시가스 공급 사업자가 린나이 가스랜지를 사용하는 수용가에게만 도시가스를 공급하고, 경쟁 제품을 사용하는 수용가에게는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가스 공급을 거부해도 무방하다면, 도시 거주민들이 가스랜지 상품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리는 사실상 박탈됩니다. 가스 수용가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가스랜지를 사용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이 있을 뿐이므로, 인가 사업자의 이러한 행위가 공정거래법이 말하는 “부당성”이 없다는 견해는 가스 수용가로서도 납득하기 어려울 뿐 아니라, 린나이 가스랜지와 경쟁관계에 있는 가스랜지를 제작하여 판매하려는 경쟁사업자들로서는 도저히 용납하기 어려운 견해일 것입니다.
항소심의 논리는, 원고와 같은 서비스 수요자(국민)들이 위법한 역무 제공 거부에 직면하여 민사 쟁송으로 호소할 수 있는 구제수단을 박탈하는 것일 뿐 아니라, 심지어는 감독 관청이 법규에 근거하여 적법하게 부여받은 행정 규제 권한 마저 박탈하는 것입니다.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정해둔 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인가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서비스 제공 거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해도 무방하다면, 감독관청 마저도 아무런 개입이나 감독이 불가능하게 될 것입니다.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계획을 수립, 추진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전자서명법 제7조에 따라 강제하기는 어렵다”는 항소심 법원의 판단은 서비스 수요자(국민)의 권리 뿐 아니라, 감독관청(정부)의 규제 권한까지도 일거에 모두 박탈하고, 각 인가사업자에게 전지전능한 자율적 결정 권한을 종국적으로 부여하는 것입니다.
제1심 법원은 항소심과는 달리, 감독관청이 피고의 서비스 제공 거부를 용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행위가 적법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 제1심 법원의 이러한 판시는 인가사업자의 역무 제공 거부의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권한을 행정 관청에 전적으로 일임하는 결과로 되므로, 법원이 사법적 심사 권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는 점을 원고가 항소심에서 지적하자, 항소심 법원은 급기야 “인가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공공 서비스가 제공되면 다행이고, 거부되어도 어쩔 수 없다고 판시하기에 이르른 것입니다.
원고는 이러한 하급심 재판부들의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습니다(후술).
사. 공공 서비스 규제 체제(Regulatory framework)
이 소송은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서비스를 인가사업자로 하여금 제공하게 하고, 국가는 감독관청을 통하여 서비스 제공의 수준과 범위를 규제하는 공공 서비스 규제 체제 하에서 발생한 분쟁입니다. 전기, 수도, 도시가스, 통신 등은 물론이고, 우편, 철도, 교화 및 행형 등의 여러 공공 서비스가 다양한 수준으로 ‘민영화’ 될때 공통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분쟁입니다. 그러한 공공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위에 있는 국민들이 과연 제대로 서비스를 받을 수 있을지는, 일차적으로는 감독 관청이 규제 권한을 제대로 행사하는지에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러나 공공성이 있는 이런 서비스가 부당하게 거부되고 있는데도 감독 관청이 해당 법령을 무시하거나, 사업자와 결탁하거나, 단순히 그 감독 임무를 해태하는 상황이 지속될 경우, 서비스 이용자인 국민이 기댈 곳은 법원 밖에 없습니다. 이때 국민이 원용할 수 있는 핵심적 법 규정이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에 관한 규정입니다. 항소심은 바로 이 규정을 전면 무력화하고, 분쟁의 직접 당사자인 인가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판단 하에” 서비스 제공 여부를 일방적, 전속적, 종국적으로 결정하면 된다는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
항소심의 이러한 판단이 만일 유지된다면, 장차 공공 서비스의 규제 체제는 회복 불가능한 타격을 받게 될 것입니다. 인가 사업자들은 모두 이 사건 항소심 판결을 원용하면서,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서비스 제공 여부, 제공 범위를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적법하다는 주장을 전면적으로 내세울 것입니다.
아. 공정거래법 위반
소프트웨어는 자신의 컴퓨터 하드디스크에 저장하고 쌓아두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고 ‘이용’하는 것입니다. 피고의 행위(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거부)로 200만이 넘는 원고와 같은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이 있을 뿐이므로,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에 어긋나지 않는다는 항소심의 판단은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소프트웨어의 경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소비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선택하는지를 이해한다면,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사소한 불편’이 소프트웨어의 선택을 좌우합니다. 어떤 작업을 수행하는데 요구되는 마우스 클릭수가 하나 더 있느냐, 덜 있느냐에 따라 그 소프트웨어가 대박을 터트리느냐, 망각속으로 파묻히느냐가 결판이 나는 경우가 비일비재 합니다.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면 공인인증서를 발급조차 해 주지 않는 피고의 행위는 마우스 클릭수가 많으냐 적으냐 수준의 불편을 초래하는 것이 아니라,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로는 아예 서비스 자체를 받을 수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문제가 되는 공인인증 서비스는 온라인 뱅킹, 온라인 쇼핑, 전자정부 민원신청 등 핵심적이고 필수적인 거래에 반드시 사용하도록 “법령이 강제”하는 서비스 입니다.4 피고의 행위가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선택에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하급심의 판결은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를 스스로 선택해 본 경험이 없는 사람만이 품을 수 있는 생각입니다.
컴퓨터를 사서, 전원을 연결하고, 스위치를 켜면 “컴퓨터가 돌아간다”고 생각하고, 인터넷은 바탕화면에 “인터넷”이라고 적혀 있는  아이콘을 클릭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분은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를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기 어려울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래아 한글 프로그램과 마이크로소프트 워드(MS Word) 프로그램이 경쟁 관계에 있는 제품들이고, 소비자가 이들 워드프로세서 소프트웨어를 ‘선택’한다는 점은 법률가들도 거의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이들 프로그램은 물리적으로 설치 씨디가 있고, 그 씨디는 박스에 포장된 유형물의 상태로 유통된다는 점에 대한 기억과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아가, 인터넷 상에서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는 형태(click-wrap 형태)로 판매/배포되는 다른 응용프로그램들의 경우에도(예를 들어 노튼 안티바이러스, 안철수 연구소의 안티바이러스 등), 소비자가 이들 경쟁 소프트웨어들 중 하나 또는 그 이상을 내려받아 설치, 이용해 봄으로써 선택하게 된다는 점도 쉽게 이해할 것입니다. 그러나 정작 인터넷 자체를 이용하는데 필요한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를 어떻게 선택하는지는 잘 이해하지 못하는 법률가가 적지 않을 것으로 짐작합니다.
항소심 재판부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이용자가 자유롭게 무료로 내려받을 수 있고, 여러개의 웹브라우저를 함께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피고의 행위가 경쟁을 부당하게 방해하지 않는다고 판시하고 있으나(판결서 15면), 어떤 소프트웨어를 설치할 수 있고, 실행해 볼 수 있다고 해서 소비자가 그 소프트웨어를 ‘선택’할 수 있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윈도우 운영체제를 마련한 소비자는 이미 IE웹브라우저를 구입한 상태이므로 더 이상의 비용을 새로이 지출하지 않아도 되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는 어떤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소비자이건 간에 완벽히 무료로 설치, 이용할 수 있으므로 역시 비용 지출이 필요 없습니다. 따라서, 적어도 윈도우 운영체제 이용자들의 경우에는, 이 두 웹브라우저 제품 중 어느 것을 소비자가 선택하게 될지는 ‘비용’ 이나 ‘가격’으로 결정되는 것이 아니고, 어느 웹브라우저를 설치할 수 있는지에 따라 결정되는 것도 아닙니다(두 웹브라우저 모두 설치할 수 있다는 것은 당연한 전제입니다). 이들 웹브라우저를 실제로 이용하는 단계에서 겪게 되는 ‘사소한 불편’이 소비자의 선택을 결정짓는 것입니다. 
윈도우 사용자 중 다수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어디서 어떻게 내려받는지를 몰라서5 사실상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하겠으나(이 상황 자체가 소비자의 후생을 현저히 저하하는 독점의 폐해임은 물론이며, 이점은 후술합니다), 전세계 이용자의 30% 가량은 이미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내려 받아 설치하고 상시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내 이용자의 적어도 7% 는 이미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설치하고 사용하고자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러한 이용자들(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이용자들)에게 공인인증 서비스가 거부되므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로는 인터넷 뱅킹, 인터넷 쇼핑, 전자민원 신청 등의 핵심적 거래를 못하는 실정입니다. 종합 포털 사이트 접속 통계를 보면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국내에서도 7%를 넘어서고 있지만, 금융 관련 사이트에 접속할 때는 여전히 모두가 IE를 사용하도록 강요된다는 점은 원심이 스스로 판시한 내용입니다(판결서 제5면, 도표 참조).
IE웹브라우저로는 모든 거래를 할 수 있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로는 전자금융 거래를 제외한 웹사이트나 서비스를 이용할 때에는 문제가 없으나, 전자금융, 전자상거래는 전혀 못하는 ‘치명적 불편’이 있는 상황에서 소비자가 ‘자유롭게’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도 파이어폭스 사용을 ‘방해하지 않는다’고 피고는 주장하고, 하급심 재판부는 이 주장을 받아들인 듯하지만,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면 뱅킹/쇼핑 등 전자서명이 필요한 거래를 아예 못하도록 하는 것이야 말로 파이어폭스 사용을 가장 효과적, 치명적으로 ‘방해’하는 것입니다.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다’고 해서 자유로운 경쟁이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내려받은 소프트웨어를 실제로 ‘사용’하는데 결정적인 불편을 가하는 행위(공인인증 서비스 거부)는 피고가 하는 것이며, 바로 이 행위가 국내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과 소비자의 선택을 방해하는 것입니다.
피고는 국내 공인인증 시장의 약 74%를 점유하는 지배적 사업자 입니다. 피고의 행위를 비유하여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우리 나라 쌀 가게의 74%를 장악하는 어떤 체인점이 있는데, 이 체인점은 MS사가 판매하는 IE봉투를 가지고 오는 고객에게만 쌀을 판매하고, FF사가 무료로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는 봉투를 가지고 오는 사람에게는 쌀을 판매하지 않습니다. 이럴 경우, 사람들은 생필품에 해당하는 쌀을 구입하기 위하여 결국은 IE봉투를 이용하게 될 것입니다. FF사는 봉투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그 봉투의 겉에 다양한 광고를 게재하여 광고주로부터 수익을 얻는 사업 모델에 의존하므로, 많은 사람들이 FF 사 봉투를 이용하면 수익이 증가합니다. 외국의 쌀가게는 고객이 IE 봉투를 가져오건, FF 봉투를 가져오건 쌀을 판매합니다. 국내 쌀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이 쌀가게의 행위가 국내 봉투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지 않는다는 것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자. 법률가와 ‘기술지식’
이 사건의 법률적 쟁점은 비교적 간단합니다.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서비스를 보편적으로 공급해야 할 의무를 지는 인가사업자가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주장하며 서비스 공급을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일방적으로 거부할 경우, 법원은 그 서비스 제공 거부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어떤 기준에 따라 판단할 것인가 하는 것입니다.
만일, 해당 서비스가 종래의 익숙한 기술이나 친숙한 인프라 스트럭쳐에 근거해서 제공되는 성질의 것이었다면(예컨대, 우편, 교육, 토목, 전기, 가스, 수도 등), 과연 이 사건 하급심 재판부들이 내린 판결과 같은 수준의 법리 전개가 제시되었을까 하는 의문이 있습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법규정을 정면으로 무시하고,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서비스 제공 여부를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된다는 항소심 판시는 놀라운 것입니다. 사업자의 서비스 거부를 “감독관청이 묵인하므로” 적법하다는 제1심 판시 또한, 규제 체제 하에 제공되는 공공 서비스와 관련된 법률 문제를 다루는 법률가가 쉽게 납득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사업자가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일방적으로 ‘주장’만 하면(물론, 이 사건에서는 피고가 그런 주장조차 제기한 적이 없지만), 법원은 더 이상 어떠한 증거조사도 필요 없이, 그리고 세계 각국의 어떤 인증기관도 그것을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으로 여기지 않는다는 공지의 사실(그리고 당사자 간에 다툼 없는 사실)도 아랑곳 없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도 적법하다고 결론 짓는 것도 특이한 것입니다. 이 논리에 따른다면,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아무리 법률로 규정해 본들, 인가사업자의 ‘말 한마디’로 그 규정은 휴지 조각이 될 것입니다.
컴퓨터와 소프트웨어는 앞으로 인류 사회의 각종 영역에서 그 중요성이 계속 증가할 것입니다. 종래에는 사람이 수행하던 ‘판단’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이 소프트웨어적으로 이루어질 것입니다. 그러한 소프트웨어적 ‘판단’의 결과는 여전히 사람들이 부담해야 하는 것이므로, 그 판단이 부당한 결과를 낳을 경우, 법적 분쟁으로 제기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분쟁을 법원이 외면할 수도 없고, 어처구니 없는 기술적 오류로 일관할 수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나라가 이른바 ‘IT 강국’이라면, 그에 걸맞는 수준의 전문 기술지식을 구비한 법률가가 풍부히 양성되고 배치되어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소송의 하급심 판결은 그런 시절이 오기까지는 아직 상당한 진통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암시하는 듯하여 안타깝습니다.
법률가가 인증/전자서명 기술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는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IE 웹브라우저가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판시를 판결의 전제 사실로 제시하는 수준의 기술지식 결여 상태에서 이런 사건의 판결을 선고하는 것은 선뜻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II. 상고의 핵심쟁점 및 상고 취지
가. 핵심 쟁점
상고인이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는 부분은 다음과 같습니다:
1.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할지 여부는  “공인인증기관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자율적으로 결정할 문제”라는 원심의 판시가 전자서명법 제7조의 올바른 해석, 적용인지?
이 쟁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합니다(법률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는 때). 전자서명법 제7조는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규정한 것입니다. 이 규정은 비단 공인인증 서비스 뿐 아니라, 전기, 수도, 도시가스, 전기 통신 등 광범하고 다양한 공공 서비스에 공통적으로 사용되는 것입니다. 이 규정의 핵심은 역무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를 어떻게 해석, 적용할 것인가 인데, 이에 관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인가사업자에게 ‘자율적 결정권’을 명시적으로 부여한 항소심의 해석이 만일 그대로 확정된다면, 장차 보편적 역무 제공의무를 지는 모든 인가사업자들의 사업 행태에 엄청난 파급효과를 가져 올 것이며, 서비스 수요자(국민)의 법적 지위에 심각한 타격이 불가피하며, 정부 또한 각 해당 서비스에 대한 행정 규제, 개입 권한을 박탈 당하게 될 것입니다. “정당한 사유 없이 공인인증 역무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법령의 규정과, 공인인증 역무를 제공할지 여부는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사업자가 자율적으로 결정하면 무방하다는 원심 판결이 과연 양립할 수 있는지, 만일 서비스 제공 여부에 대하여 사업자가가 “자율적 결정권”을 가진다면, “정당한 사유 없이 역무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는 법 규정을 둔 이유는 무엇인지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2.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한 입증 책임은 누가 지는지?
이 쟁점 또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합니다. 하급심 재판부들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역무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을 뒷받침하는 어떠한 증거도 거시하지 않을 뿐 아니라,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이 모두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도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다툼없는 사실(따라서 인증서비스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는 없다는 사정) 마저 무시한 채, 인가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해당 역무 제공을 거부할 수 있으므로(항소심), 또는 감독관청이 묵인하므로(제1심), 피고가 역무를 제공하지 않을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취지로 판결하고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법률상 의무를 부담하는 인가사업자가 이와 같이 ‘사업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거나, ‘감독 관청이 묵인하고 있다’는 주장만 제기하면, 입증의 부담은 서비스 수요자가 모두 지게 되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을 서비스 수요자가 주장, 입증해야 하는지에 대하여도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입증책임 부담에 관한 일반적 법리에 비추어보면, 법 규정이 “정당한 사유 없이 ... 하지 못한다”는 문언을 사용하는 경우, 그 규정이 일반적으로 금하는 어떤 행위를 예외적으로 허용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점은, 예외적 허용을 구하는 당사자가 주장하고 입증해야 하는 것이므로, 하급심 재판부의 판단은 이러한 일반적 법리에 어긋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와 관련해서는 더더욱 인가 사업자가 함부로 해당 서비스 제공의 어려움을 과장하거나, 관련 기술의 난해함과 감독 관청의 기술적 무지를 악용하여 서비스 공급을 거부할 가능성이 많은 분야일 뿐 아니라, 서비스 수요자는 그 서비스가 제공되는 기술적 내막에 대하여 아무런 전문지식이 없는 것이 보통이므로, 입증 책임은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주장하는 인가사업자가 부담하는 것이 옳으며, 이 점은 관련 규정의 문언에서도 어느정도 명백하다고 상고인은 생각하나, 원심 판결은 이와는 달리 판단하고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3.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상태에서 피고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 갱신 지정 받아 왔고, 감독관청이 피고의 이 사건 역무 제공거부를 용인하고 있으므로 피고의 역무 제공 거부가 적법하다는 제1심의 판시가 전자서명법 제7조의 올바른 해석, 적용인가?
이 쟁점 또한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합니다.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어떤 서비스를 인가사업자로 하여금 제공하게 하는 경우, 서비스 수요자와 서비스 제공자 간에 해당 서비스의 공급 거부로 발생한 분쟁이 민사 쟁송으로 제기 되었을 때, 법원은 서비스 공급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한 감독 관청의 행정적 판단을 별도의 독자적 사법 심사 없이 그대로 수용해야 하는지에 대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없습니다. 감독관청이 용인하므로 피고의 행위가 적법하다는 제1심의 판단(을 유지한 원심 판결)이 만일 확정된다면, 감독관청이 법령상의 규제, 감독 임무를 방치, 방기하고 그 권한을 행사하지 않을 경우, 서비스가 거부된 수요자는 서비스 제공 의무자를 상대로 한 민사 쟁송으로는 자신의 권리를 확보할 길이 없고(감독 관청이 이를 용인하고 있으므로), 오로지 행정 쟁송을 제기하여 감독관청의 묵인 행위(부작위)가 위법한지를 다툴 수 밖에 없게 되는데, 기존의 대법원 판례(2006. 3.16. 선고, 2006두330 판결)에 의하면, 대부분의 경우 서비스 수요자(일반 국민)는 이러한 행정 쟁송을 제기할 당사자 적격마저 없게 될 가능성이 클 것입니다. 문제의 인가 사업자를 감독관청이 이유 없이 감싸고 돌때, 그로 인하여 직접적, 구체적 법익의 침해를 당하는 자는 그 인가사업자와 경쟁관계에 있는 여타의 인가사업자들일 뿐, 일반적인 서비스 수요자(국민)들이 모두 감독관청을 상대로 하여 해당 감독관청의 부작위가 위법하다는 주장을 제기하고 다툴 수 있게 되는지는 의문입니다. 인가사업자의 서비스 제공 거부가 아무리 위법/부당 하더라도, 감독관청이 용인하기만 하면 법원은 서비스 수요자가 인가사업자를 상대로 제기하는 민사 쟁송의 맥락에서는 더 이상 개입의 여지가 없어지는 것인지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4.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는 피고가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주지 않는다는 사정을 원고가 알고 있었다는 점, 그 상황에서 원고가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여 공인인증서를 발급 받았다는 점을 이유로, 법원이 계약 해석 권능을 동원하여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판단하는 것은 전자서명법 제7조에 위반되는 계약 해석이 아닌지?
이 쟁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5호에 규정된 “중대한 법령위반에 관한 사항이 있는 때”에 해당합니다. 하급심 재판부의 이러한 판단은, 비단 이 사건 원고에게만 그 여파가 미치는 사소한 법령 위반이나 계약 해석 오류가 아니라, 보편적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할 모든 맥락에서 그대로 원용될 수 있는 광범하고 지대한 파괴력이 있는 판결입니다. 공공성이 있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하는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그 서비스 제공 범위를 제약하고 거부하면, 서비스 수요자는 그 사실을 ‘모를 수가 없게’ 됩니다. 이 상황에서 서비스 이용이 가능한 수단과 방법을 서비스 수요자가 자신의 의사에 반하여 억지로라도 채용하여 서비스를 일부라도 받으면, 그 수단과 방법으로만 서비스를 받기로 하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다고 법원이 해석한다면,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아무리 법률에 규정해 두더라도 인가사업자가 서비스 제공 범위를 일방적으로 제약하기만 하면, 서비스 제공 범위가 “당사자 간의 묵시적 합의에 기하여 축소, 재규정”되므로 더 이상 서비스 수요자는 어떠한 법률상의 권리도 주장할 수 없게 될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규정한 전자서명법 제7조는 강행성이 있는 행정 규제 법령에 해당하는데, 그 규정에 구속되는 인가 사업자가 서비스 수요자와의 私的 관계에서 모종의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졌다는 주장을 내세워 역무 제공 범위를 임의로 재규정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도 아직 대법원의 판례는 없습니다. 상고인은 이러한 묵시적 합의가 이루어진 바도 없다고 보지만, 설사 그러한 묵시적 합의가 있다 하더라도 그 합의는 강행성이 있는 행정 규제 법령(전자서명법)을 인가사업자가 잠탈하는 것이므로 효력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이 점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5.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로 말미암아 원고와 같은 소비자들은 “자신이 원하지 않는 IE 웹브라우저를 실행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을 겪을 뿐이므로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거나 부당하지 않다는 원심의 판시(판결서 제15-16 면)가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5호에 규정된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의 올바른 해석, 적용인지?
이 쟁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합니다(법률, 즉 공정거래법 규정의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가 없는 때).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경쟁이 어떤 경우에 부당하게 방해되는지, 어떤 행위가 소프트웨어 사용자(소비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불공정 행위인지에 대하여는 마이크로소프트사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결이 있긴 하나(2002경촉0453), 이 비중 있는 심결에 대한 불복 절차가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소 취하로 종결되었으므로, 아직 대법원의 판례는 없습니다.6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은 소비자가 IE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차별없이 모두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반해, 피고는 소비자가 반드시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해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다툼 없음). 따라서 공인인증서 사용이 법령으로 강제되는 전자금융거래에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없고, 국내의 모든 소비자들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요됩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공인인증 서비스의 차별적 거부)로 인하여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도록 강요’되는 경우, 그것이 소프트웨어 소비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하지 않는다면, 더 나아가 어떻게 해야 소프트웨어 소비자들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수 있게 되는지 상고인으로서는 상상하기 어렵습니다. 항소심은 피고가 전자금융거래 뿐 아니라 모든 인터넷 거래에서 소비자들이 파이어폭스를 전혀 사용하지 못하게 만들어야 비로소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이 피고에 의하여 부당하게 침해되는 것처럼 전제하고, “공인인증서 사용 가능 여부가 웹브라우저 선정의 절대적이거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으나(판결서 제14면), 하급심 재판부들의 판결은 소프트웨어의 경쟁과 소프트웨어 소비자의 후생에 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결문(2002경촉0453)에 설시된 내용과는 명백히 배치되는 것이므로, 이점에 대한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MS사가 윈도우 운영체제에 ‘MSN메신저 프로그램’을 탑재하여 제공함으로써, 다른 메신저 프로그램은 소비자가 이를 다운로드 받아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MSN메신저는 다운로드 받을 필요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다운로드를 해야 하는 사소한 불편”을 부과하는 경우에도, 그러한 행위는 소프트웨어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라고 평가하고 판단하였습니다. 소비자는 다음(Daum) 메신저나 네이트(Nate) 메신저를 다운로드 받기만 하면, 그 프로그램을 마음껏 이용할 수 있고, MS사는 소비자가 이러한 경쟁 프로그램을 이용하는데 어떠한 방해나 제약도 부과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이 사건 피고는 소비자가 IE웹브라우저와 경쟁관계에 있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이용하면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함으로써 모든 전자금융거래를 일체 못하도록 방해하고 있습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가 과연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평가할 수 있는지는, 사실 인정의 문제가 아니라, 인정된 사실에 대한 경쟁법적 평가와 판단의 문제이며, 공정거래법 규정이 소프트웨어의 선택과 관련해서는 어떻게 해석, 적용되어야 할지에 대한 법리를 구체화하는 문제입니다. 소비자가 IE를 사용하지 아니하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피고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사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고서는 국내의 전자금융거래를 할 수 없다는 사실, 그 결과 국내의 전자금융거래는 IE웹브라우저로만 이루어진다는 사실은 당사자 간에 다툼이 없습니다. 이러한 다툼 없는 사실을 경쟁법적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판단”할 것인가는 사실인정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 법리의 해석, 적용에 관한 문제입니다.
소프트웨어/솔루션 산업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습니다. 유형적 공산품 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거의 포화상태에 이른 우리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지식과 창의력에 기반한 무형의 소프트웨어/솔루션 산업은 매우 큰 성장 잠재력이 있는 분야입니다. 앞서 설명드린 바와 같이, 데스크톱 PC 운영체제 시장은 이미 더 이상 관심의 초점이 아닙니다. 이 시장은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MS사가 장악하고 있습니다. 이 소송도 데스크톱 PC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시장을 문제 삼는 것이 아닙니다. 국내의 소프트웨어 업체들에게 가장 중요한 시장은 모바일 디바이스용 소프트웨어와 TV, 냉장고, 자동차, 캠코더 등  다양한 기기에 사용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입니다. 이 시장은 어느 한 회사가 아직 압도적으로 장악한 것이 아니라 치열한 경쟁이 이루어지는 시장입니다. 그러나, 상황이 급속히 변하게 된 이유는 바로 인터넷의 ubiquity(遍在; 어디를 가나 인터넷 없이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사태)가 의외로 빨리 다가왔기 때문입니다.
이제 “모든” 기기가 인터넷 이용기능을 필수로 구비하는 시대가 도래하였고, 웹브라우저는 다양한 소프트웨어나 솔루션이 연동되는 중추(hub)로서 기능하게 됩니다. 모든 전자상거래(e-commerce)가 오직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한 한국 인터넷의 ‘기형적 환경’은 바로 이 맥락에서 엄청난 사업적 위협을 국내의 소프트웨어/솔루션 개발 업체들에게 제기하는 것입니다. 만일 파이어폭스와 같이 IE 웹브라우저의 소스도 공개되어 있고, 그 소스코드의 자유로운 이용이 국내의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에게도 허용되었더라면, 문제는 아예 생기지도 않았을 것이며, 이 사건이 제기될 이유도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IE 웹브라우저는 오직 MS 사 만이 그 소스코드를 알 수 있는, 철저하게 폐쇄된 소프트웨어일 뿐 아니라(IE와 파이어폭스가 모두 “공개 소프트웨어”라는 항소심의 전제는 근본적 오류를 드러내 보이고 있습니다), IE 웹브라우저는 오직 윈도우 또는 윈도우 CE(모바일 윈도우) 운영체제에서만 작동하는 프로그램이므로, 그동안 리눅스 계열의 소스코드를 적절히 수정, 변용(porting)하여 휴대기기 운영체제와 임베디드 운영체제를 개발, 판매해 왔던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의 입지는 급속하게 사라질 위험에 처해 있는 것입니다.
농산품, 공산품 등 전통적 상품의 경우, ‘거래’는 해당 상품의 소유권이나 점유가 거래 당사자들 간에 이전되고 그 대가가 수수되는 형태로 일어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어떤 행위가 경쟁을 제한하는지, 어떤 행위가 소비자의 후생을 현저히 저해하는지에 대한 기존의 축적된 법리는 이러한 ‘거래 유형’을 직관적 전제로 하여 형성되어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소프트웨어가 유통되는 구조는 완전히 다르며, 소프트웨어의 사업/수익 모델은 전통적 농, 공산품의 거래 및 사업 모델과는 판이하게 다릅니다.
소비자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인터넷에서 자유롭게 내려받아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할 수 있으므로, 자유로운 경쟁은 확보되었다는 원심의 판단은 소프트웨어의 유통 구조, 사업 모델과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 행태에 대한 완벽한 무지를 드러낼 뿐입니다. 마치 소프트웨어가 전통적 상품(product)처럼, 소비자가 일단 그것을 자신의 적법한 지배하에 확보하고 나면(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기만 하면), 그 상품으로부터 소비자가 자신의 의사대로 그 상품이 제공하는 모든 효용을 거둘 수 있는 것처럼 오해하였기 때문에 원심은 그렇게 판결한 것으로 짐작합니다. 그러나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는 소비자가 아무리 그것을 자신의 컴퓨터에 자유롭게 설치해 본들, 실제로 ‘실행’하지 않으면 하등 의미 없는 전자적 데이터 바이트(bytes)에 불과합니다. 소비자가 아무리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실행하기를 의욕하더라도, 거래의 어느 단계에서 필수로 요구되는 핵심 서비스(공인인증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으면, 그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이 불가능하므로 더 이상 실행할 수 없게 됩니다(후술).
요컨대, 소프트웨어 소비자의 후생이 어떤 경우에 현저히 저해되는지,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사업이 어떤 경우에 방해되는지는 전통적인 농산품, 공산품의 거래 유형과는 판이하게 다른 기술적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제대로 된 법리를 제시할 수 있게 됩니다. 특히 소프트웨어 중에서도, 웹브라우저는 또 다른 측면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워드 프로세서 소프트웨어라면, 소비자가 그 소프트웨어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이용허락 계약(EULA)을 체결하고 소프트웨어 판매자에게 일정한 대가를 지불하고 나면, 소비자가 그것을 실제로 얼마나 자주 이용하는지는 소프트웨어 판매자의 직접적 관심사는 아닙니다. 그러나 파이어폭스, 오페라, 사파리, 크롬 등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는 소비자에게는 무료로 배포되는 반면(IE는 무료가 아니지만, 윈도우를 구입한 소비자는 별도의 추가 지출 부담 없이 IE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측면도 있습니다), 이들 웹브라우저 사업자들은 소비자들이 해당 웹브라우저를 실제로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에 따라 소프트웨어 사업자의 수익 액수가 결정됩니다. 즉, 해당 웹브라우저를 실행하여 소비자들이 검색 사이트를 이용하면서 누르게 되는 클릭 또는 히트 숫자가 사업적 의미를 가지는 것입니다(갑 제32호증 중, 모질라 재단 Gen Kanai 이사의 진술서 제2면, “모질라의 사업 모델” 참조.). 따라서 소비자가 설치만 하고 상시로 실행하지 못하는 웹브라우저는 소비자에게도, 사업자에게도 아무 의미가 없습니다. 그뿐 아니라, 파이어폭스, 오페라 등의 웹브라우저는 소비자가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건, 리눅스나 매킨토시 운영체제를 사용하건 모두 설치, 이용이 가능한 반면(즉,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시장의 질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반면), IE 웹브라우저는 윈도우 계열의 운영체제를 사용하지 않으면, 아예 설치조차 할 수 없는 프로그램입니다(즉,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의 지배력을 이용하여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시장을 지배할 수 있게 됩니다).
이 사건 피고는 소비자들이 웹브라우저를 자신의 컴퓨터에 ‘설치’하는 단계에서는 아무런 개입이나 영향력을 행사하지 않습니다. 피고가 결정적으로 개입하고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단계는, 이미 설치된 웹브라우저를 소비자가 ‘실행, 사용’하는 국면입니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여 이루어지는 전자상거래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공공 서비스(공인인증 서비스)를 피고는 IE웹브라우저에서만 제공하므로, 소비자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아무리 사용하고 싶어도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가 웹브라우저 소비자의 후생을 현저히 저하하지 않으며, 웹브라우저 사업자들의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하급심 재판부들의 판단이 과연 소프트웨어의 자유로운 경쟁을 확보하는데 적절한 법리인지, 공정거래법 관련 규정의 올바른 해석, 적용인지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6.시장지배적 사업자의 불공정 행위(즉,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은, 같은 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일반적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과는 별도로, 독자적으로 평가·해석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2007.11.22. 선고 2002두8626 전원합의체 판결)를 빌미로, 항소심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에 규정된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있는지 만을 판단하고, 그러한 부당성은 없다는 결론에 근거하여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고 있습니다(판결서 제14면). 항소심의 이러한 판단은, 이 사건 피고의 행위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로서의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로 원고가 제기한 주장의 범위를 잘못 이해한 잘못이 있으므로 이 점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이 쟁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호 또는 제4호에 해당합니다.
이 사건은 피고의 행위가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로서의 ‘위법성’이 있으므로 그로 인해 원고에게 발생한 손해를 피고가 배상해야 한다는 것을 청구의 내용으로 하는 것입니다.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 위반된다는 원고의 주장은 민법 제750조가 요구하는 위법성이 있다는 주장의 일부로서 제기된 것에 불과한 것이지, 피고가 공정거래법 제5조의 시정조치를 받아야 한다거나, 같은 법 제6조에 규정된 과징금 부과 대상이 된다는 주장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원심이 원용한 대법원 판례는 그 사건 피신고인에게 공정거래법 제5조나 제6조의 제재를 가할만한 높은 수준의 부당성이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을 설시하는 것인 반면, 이 사건의 경우 피고 금융결제원이 그러한 높은 수준의 부당성이 있는 행위를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에는 그 보다 낮은 수준의 부당성이 있는 행위(즉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일반적 불공정거래행위) 또한 불법행위로서의 위법성이 있다는 주장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를 들어, 폭행 치상의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자가 가해자를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을 청구하면서, 피고의 행위는 폭행 치상에 해당하는 위법한 행위이므로 그로 인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경우, 폭행만이 인정되고, 치상 부분은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불법행위에 기한 배상청구를 제기하는 맥락에서 피고의 폭행치상 행위를 적시하는 원고의 주장에는, 피고의 폭행 자체도 이미 위법하다는 주장이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것입니다.
항소심은 이 사건이 마치 공정거래법에 기하여 정부가 부과한 어떤 제재 조치의 적법 여부를 다투는 사건인 것으로 오해한 나머지, 원고의 주장에 당연히 포함되어 있는 피고 행위의 일반 민사법적인 ‘위법성’에 대한 판단을 유탈한 잘못이 있습니다.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말하는 ‘부당성’이 없다고 해서 피고의 행위가 당장 ‘적법하다’는 결론이 도출되는 것은 아닙니다. 원고의 주장은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말하는 일반적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은 당연히 있을 뿐 아니라, 같은 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에서 말하는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까지도 있다는 것이므로, 설사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은 없다 하더라도, 일반적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은 있는지 여부를 별도로 판단했어야 합니다. 이 두 유형의 부당성은 각각 별도로, 독자적으로 평가·해석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판례는,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개별 사업자가 부당하게 거래를 거절하여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한 경우에는, 그 사업자의 시장지배적 지위 유무와 상관없이 이를 불공정거래행위로 보아 규제할 필요가 있고, 제3조의2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수범자로 하여 그 지위남용행위를 규제하는 이유는 특히 독과점적 시장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경쟁 제한 행위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후자의 행위는 전자의 행위를 당연히 포함하고, 그에 더하여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입법목적에 대한 고려까지 추가로 요구된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일반 민사 불법행위에서 요구되는 ‘위법성’을 적시할 의도로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부당성’이 있는 행위를 피고가 하였다는 주장을 원고가 제기한 경우, 원고의 주장에는 피고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부당성이 있는 행위도 물론 저질렀다는 점을 당연히 포함하고 있습니다.
7.나아가, 원심은 공정거래법 제3조의2에 규정된 ‘남용행위’의 부당성 판단 기준마저 잘못 적용하여 이 사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는 오류를 범하였습니다. 원심은 이 사건 피고의 행위(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절하는 행위)가 공인인증 서비스 시장에서 피고가 가지는 독점적 지위를 강화하는지를 검토하고, 이 점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으나(판결서 제14면), 원심의 이러한 판단은 공정거래법의 해당 규정에서 말하는 ‘부당성’ 판단 기준을 설시한 위 대법원 판례(2002두8626)를 잘못 이해하고 그릇되게 적용한 것이므로, 이 점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합니다.
이 쟁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3호에 해당합니다(법률에 대하여 대법원 판례와 상반되게 해석한 때).
항소심이 원용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은 공정거래법 제3조의2에 규정된 ‘남용행위’의 부당성 판단 기준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시하였습니다:
특히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이때 언급된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은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의 한 예시(例示)에 불과한 것입니다. 문제가 되는 시장이 단일한 경우라면 “독점을 유지·강화하는 것”과 “시장 질서에 영향을 주는 것”은 대체로 동전의 양면처럼 불가분의 관계에 있게 되지만, 이 사건에서와 같이 복수의 관련 시장들이 문제로 될 경우에는, 당해 사업자가 어느 한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이 있는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분쟁의 초점을 이루는 다른 어떤 관련 시장에서 과연 그 사업자가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있는지가 관건입니다. 이점은 위에 인용한 대법원 판시의 문언에서도 벌써 명백한 사항입니다(이 양자는 “... 즉, ...”이라는 표현으로 연결되는데, 이 경우 핵심적 중요성은 前者가 아니라 後者에 있습니다; 前者는 後者의 예시에 불과합니다).
또한, 이점은 위 대법원 판결의 사실관계를 살펴보면 더욱 명확히 드러납니다. 해당 사건의 원고(피신고인) POSCO는 열연 코일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 입니다. 그러나 POSCO의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가 과연 ‘부당성’이 있는지가 문제로 된 시장은 냉연강판 시장입니다. POSCO가 그 사건 보조참가인 현대 하이스코에게 열연코일의 공급을 거부한 행위가 과연 ‘부당성’이 있는지를 판단함에 있어서, 대법원은 POSCO 의 공급거절이 “열연 코일 시장에서의 POSCO 의 독점을 유지·강화하는지”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습니다. 대법원의 논의는 냉연강판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대법원 스스로가 다음과 같이 분명히 설시한 바 있습니다: “경쟁제한의 효과가 문제되는 관련시장은 시장지배적 사업자 또는 경쟁사업자가 속한 시장뿐만 아니라 그 시장의 상품 생산을 위하여 필요한 원재료나 부품 및 반제품 등을 공급하는 시장 또는 그 시장에서 생산된 상품을 공급받아 새로운 상품을 생산하는 시장도 포함될 수 있다고 할 것이다. ”
이 사건 피고(공인인증 서비스 시장의 지배적 사업자)는, 소비자가 IE를 사용하지 않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을 거부합니다. 피고의 이러한 행위는 공인인증 서비스 시장에서피고의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하려는 것이 아니라, 다음과 같은 관련 시장의 경쟁 질서를 인위적으로 왜곡하는 것입니다: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고, 소비자들의 선호나 선택에 상관없이 전자상거래는 모두 IE 웹브라우저로만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시장의 질서에 영향을 가하게 됩니다.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경쟁마저 치명적으로 제한합니다. 쇼핑 고객들이 웹브라우저를 자유롭게 선택하여 전자상거래를 할 수 있다면,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 사와 같이 쇼핑 고객이 어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을 확보한 사업자는 정당한 경쟁 우위를 누릴 수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오직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급하므로, 모든 쇼핑고객들이 IE웹브라우저로 쇼핑하도록 강제되어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 참여자들의 기술력 차이가 전혀 드러나지 않게 되므로, 기술력에 근거한 정당한 경쟁이 인위적으로 제한되는 것입니다.
특히 국내의 다른 공인인증기관들과는 달리, 피고는 결제 대행 사업도 영위하는데, 피고의 결제 대행 기술(인증기술과는 완전히 무관합니다; 다른 인증기관들은 결제사업을 하지 않습니다)은 쇼핑 고객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결제 대행 서비스 제공이 가능한 수준에 머물고 있습니다. 따라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을 거절하는 피고의 행위는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 피고가 현재 누리는 점유율을 유지·강화하려는 의도는 물론, 결과도 있습니다. 그 기술적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쇼핑몰들은 자신이 선택한 결제 대행사에게 일정한 결제 대행 수수료를 지급하고 나면 더 이상 결제와 관련된 기술적 측면을 자신들이 마련할 필요가 없습니다. 결제에 관한 모든 프로세스는 결제대행사가 완전히 처리해 주며, 쇼핑몰은 결제 프로세스에 투자할 필요도 없고, 결제 기술을 스스로 구비할 이유도 없습니다(쇼핑몰들은 원래 물건의 소개, 주문 접수, 배달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므로, 물건 구입 대금의 온라인 지급 결제에 관한 노하우도 없고, 솔루션도 없습니다).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를 결제 대행사로 선택하는 쇼핑몰의 경우, 자기 쇼핑몰을 이용하는 ‘모든 고객’이 불편없이 결제를 완료하고 물건을 구매할 수 있는 반면, 피고 또는 그와 같은 수준의 저급한 기술만을 구비한 경쟁 결제대행사를 선택하는 쇼핑몰의 경우에는, 쇼핑 고객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결제를 완료할 수 있게 됩니다.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피고 등의 경쟁 결제대행사 보다 높은 수수료(결제 대행 수수료)를 쇼핑몰로부터 요구하는 것도 아닙니다. 쇼핑몰 입장에서는 동일한 결제 대행 수수료를 지출하고 ‘모든 쇼핑고객’에게 물건을 팔 수 있느냐, ‘IE를 사용하는 쇼핑고객에게만’ 물건을 팔 수 있느냐를 선택하게 되므로, 합리적 쇼핑몰이라면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를 선택할 매우 강력한 유인이 존재하는 상황이 되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피고는 전자상거래에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IE웹브라우저에서만 제공함으로써 이러한 자유 경쟁 상황을 아예 원천 봉쇄하고 있는 것입니다.
요컨대, 원심은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관련 시장이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시장 뿐 아니라,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이라는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판결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였습니다. 피고의 공급거절이 웹브라우저 시장은 물론, 결제대행 서비스 시장의 경쟁을 인위적으로 제한할 목적이나 의도가 있고, 실제로도 그런 결과를 낳고 있다는 원고들의 거듭된 주장에 대하여 원심은 그 판단을 완전히 누락한 잘못을 범하고 있습니다. 2007.11.5.자 원고 준비서면 제97항 제iii호, 제iv호; 2008.5.29. 원고 준비서면 제34항; 변론 병합 사건(2008나27426) 원고의 항소이유서 제62항 제iii호, 2008.12.12자 최종준비서면 제38항-제41항 참조.
8.이상 제기된 논점과는 별개의 문제로서,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 자행되는 거래거절의 부당성과 일반적인 불공정거래행위로서 자행되는 거래거절의 부당성은 다르며, 시장 지배력이 없는 사업자가 거래를 거절할 경우에는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그 거래상대방인 특정 사업자가 당해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었는지 여부에 따라 그 부당성의 유무를 평가”하면 족한 반면,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그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거래를 거절할 경우에는 그로 인하여 “특정 사업자가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 특히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2두8626 )은 변경되어야 마땅하다고 생각하므로, 이점에 대하여 대법원의 판단을 구하고자 합니다.
이 쟁점은 상고심절차에 관한 특례법 제4조 제1항 제4호에 해당합니다(법률에 대한 해석에 관하여 대법원 판례를 변경할 필요가 있을 때).
2002두8626 판결은
i)경쟁 제한적 행위를 자행할 현실적 가능성과 사업상 유혹이 더 클 뿐 아니라, 실제로 경쟁을 제한하는데 필요한 물량이나 지배력을 확보한 지배적 사업자를 그렇지 못한 사업자보다 오히려 더 감싸는 결과로 된다는 점,
ii)“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라는 설시 부분은 앞서 본 바와 같이 하급심 법원들이 이를 오해, 오용하는 빌미만을 제공할 뿐 아니라, 법리적으로도, 공정거래법의 존재 이유가 경쟁 제한 “행위”를 규제하는 것에 있는 것이지, 사업자가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려는 “의도”를 벌하고자 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
iii)실제로도 경쟁 제한이 문제되는 특정 시장에서 “인위적으로 시장질서를 제약하는 행위”가 있었는지가 문제로 될 뿐, 당해 사업자의 지배력이 유지·강화되는지는 거론조차 되지 않을 뿐 아니라, 관련 시장이 여럿 있을 경우, 어느 시장에서의 지배력이 유지·강화되어야 이 요건이 충족되는지도 불분명 하다는 점,
iv)자신의 지배력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가능성도 없으면서, 오로지 다른 사업자의 사업이나 방해하려는 순전히 악의적인(purely abusive) 남용행위는 처벌이 불가능하게 되는지 등 불필요한 논란의 여지만을 제공한다는 점,
v)비록 현재는 이 판례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행위(사업활동 방해)에 한하여 적용되나, 법 문언은 동 조항 각호의 모든 행위 유형에 ‘부당성’을 규정하고 있으므로, 어째서 다른 유형의 경쟁제한 행위에는 동일한 해석이 허용되지 않는지, 아니면 모든 유형의 남용행위에까지 이 판례가 확대 적용되어야 할지 여부는 피할 수 없는 논란의 대상으로 될 것이라는 점,
vi)거래거절로 인하여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음”이 입증되면, 이른바 “경쟁제한 의도나 목적”은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고 판시하면서도, 어째서 그러한 경쟁 제한의 효과가 나타날 “우려가 있다”는 점을 입증하면, 그 의도나 목적에 대한 추정은 인정하지 않아야 하는지를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vii)일반적 법리에 비추어 보더라도, 당사자의 ‘의도나 목적’은 이를 직접 입증하는 것은 불가능하고, 그러한 주관적 의도나 목적을 추단하기에 족한 객관적 사정이 존재한다는 점을 입증하는 수밖에 없고, 그 이상의 입증을 기대할 수도 없으므로, 굳이 의도나 목적을 별도로 입증하도록 요구하는 취지의 판시는 일반 법리상 납득하기 어렵다는 점,
viii)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각호의 규정은 각 해당 행위를 ‘목적범’으로 제시하지도 않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 대법원 판례가 과연 유지되어야 할지는 회의적입니다.
특히 소프트웨어와 솔루션 시장의 경우, 경쟁 제한 행위는 특정 소프트웨어들 간의 결합(lock-in), 끼워팔기(bundling), 배타적 프로토콜의 사용(coupling, expropriation of protocols) 등의 기술적 수법으로 이루어지므로, 경쟁 사업자들은 아예 시장에 참여할 기회 조차 박탈되고, 경쟁 제한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음을 입증”하는 것은 기술적으로 불가능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새로운 사업 기회를 실현해 볼 기회조차 박탈된 신규 사업자가 실제로 어떤 손해를 입었는지를 구체적 확실성을 가지고 입증하기는 현실적으로 매우 어렵습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경쟁 제한의 결과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객관적 사정을 기술 설명을 통하여 납득시키는 방법으로 입증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는데, 위 대법원 판결은 이러한 처지에 있는 국내 소프트웨어 사업자들에게 지배적 사업자의 “의도와 목적”을 별도로 입증하도록 강요하게 되므로, 전세계 소프트웨어 시장을 군림하는 외국의 지배적 사업자가 국내의 소프트웨어 시장을 편리하게 장악하는데 동원되는 법리적 기초를 제공할 따름입니다. 
나. 상고 취지
바라건대, 이 사건의 의미와 비중을 헤아리셔서, 현명한 판결을 내려주시기 바랍니다. 원고의 법리적 주장이 옳다면, 원심 판결을 파기 환송하시어, 오직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것을 조건으로 해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경쟁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경우에는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피고의 이례적 행위(세계 각국의 인증 기관들 중 이런 행위를 하는 곳은 없습니다)가 과연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그리고 피고의 행위가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시장과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방해하는지를 정확한 기술 지식에 근거하여 제대로 판단받을 기회를 원고에게 부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원고의 청구가 과연 “너무 사소한 불편”에 관한 것인지, “너무 엄청난 변화”를 요구하는 것인지는, 상세한 증거와 여러 기술전문가의 풍부한 진술에 근거하여 사실심 법원이 판단할 것입니다.
이하에서는 항소심 판결이 파기되어야 하는 법리적 이유를 소상히 설명드리겠습니다.
III. 공인인증 서비스의 공공성
사설(私設)인증 서비스가 공공성이 있다는 주장은 누구도 제기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설인증 서비스를 누가 제공할지(제공 주체), 사설인증서를 사용할지 말지(서비스의 필수성 여부), 어떤 방식으로, 어느 범위의 수요자에게 사설인증 서비스가 제공될지(서비스 제공 양태) 등에 대하여 국가는 아무런 개입도 할 이유가 없고, 개입 권한도 근거 규정도 없습니다. 전자서명법 제3조 제3항 또한, “공인전자서명 외의 전자서명은 당사자간의 약정에 따른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효력을 가진다”고 규정함으로써(밑줄은 상고인이 추가), 서비스의 법적 효력 등 모든 것을 거래 당사자들의 자유로운 의사에 일임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는 성격이 완전히 다릅니다.
i)서비스 제공 주체에 대하여 국가가 전면적으로 개입하여, 감독관청의 심사를 통과하고, 감독관청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한 자(인가사업자)에 한하여 공인인증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허용합니다(전자서명법 제4조).
ii)공인인증서는 그 사용이 법령에 의하여 강제됩니다. 전자금융 감독규정(금융위원회 고시 제2008-21호로 개정) 제7조 본문은 “모든 전자금융거래에 있어 「전자서명법」에 의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iii)서비스의 제공 범위와 양태에 대하여도 국가가 전면적으로 개입하여 통제합니다. 서비스의 제공 범위에 대하여 전자서명법 제7조 제1항은 “공인인증기관은 정당한 사유없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동조 제2항은 “공인인증기관은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기관의 업무 수행 양태에 대하여도 전자서명법 제8조는 “인증업무의 안전성과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공인인증기관이 인증업무수행에 있어 지켜야 할 구체적 사항을 전자서명인증업무지침”으로 정하여 감독관청이 감독, 규제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어떤 소프트웨어를 사용하고, 어떤 규격에 따라 개인키, 공개키, 공인인증서를 만들고 공인전자서명을 생성해야 하는지에 대하여, 소프트웨어의 ‘규격’만을 정하는 것이 아니라, 전자서명 인증업무 지침 제24조 제1항은 “공인인증기관은 공인인증기관 지정시 심사를 받은 시설 및 장비를 이용하여 공인인증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시설 및 장비’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 이용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가입자 설비, 즉, client software)까지를 모두 포함합니다(다툼 없음).  공표된 규격을 자발적으로 준수하는 아무 소프트웨어나 사용하면 되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감독관청이 그 안전성과 기술 규격 준수 여부를 심사하고, 이 심사를 통과한 소프트웨어만을 사용해서 공인인증 업무가 수행되어야 합니다(이점은 기술적으로도 매우 중요합니다. 인증서비스는 암호화 기술을 사용하는데, 암호화 알고리즘, 암호화 규격 등이 철저히 준수되지 않으면, 암호화가 허술하게 되어 공인인증 제도 자체의 안전성과 신뢰성이 근본적으로 위협받게 됩니다; 2009.2.27.원고 준비서면 제22항-제32항).
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私人이라고 해서, 그 서비스가 언제나 사적 자치에 일임된 私的 서비스로 파악되는 것은 아닙니다. 이점은 기본권의 對私人的 효력과 관련해서는 이미 친숙한 법적 개념입니다. 국가는 자신이 행해야 할 기능을 私人에게 떠맡김으로써 헌법적 구속을 피할 수 없으며, 어떤 행위는 본질적으로 국가의 행위로 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행하는 사적 주체 또한 헌법의 구속을 피할 수 없다는 점은 별 이론의 여지가 없이 수용되는 견해입니다.7 특히, 국가로부터 여타의 私人이 누리지 못하는 특별한 권한을 부여받고(예를 들어, 전자서명법 제23조 제3항은 “누구든지 공인인증서가 아닌 인증서 등을 공인인증서로 혼동하게 하거나 혼동할 우려가 있는 유사한 표시를 사용하거나 허위로 공인인증서의 사용을 표시하여서는 아니된다”고 규정합니다; 오직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자만이 그런 표시를 할 수 있습니다), 그 한도 내에서 국가의 광범한 규제를 받는 등 국가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 私人의 행위는 국가행위와 동일시해야 한다는 견해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8
특히, 공인인증 서비스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종이문서와 관련하여 국가가 직접 제공하는 인감증명 서비스와 대등한 공적 기능(public function)을 가지는 서비스 입니다. 더욱이 종이 문서와 전자 문서 간에는 법률이 인정하는 효력의 차이도 없으며(전자거래기본법 제4조 제1항), 공인전자서명의 법적 효력에 관하여 전자서명법 제3조 제1항은 “다른 법령에서 문서 또는 서면에 서명,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을 요하는 경우 전자문서에 공인전자서명이 있는 때에는 이를 충족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공인인증 서비스의 제공 주체가 私人이라고 해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과 관련해서 계약 자유니, 사적 자치를 거론할 여지는 없습니다. 피고가 社團法人이라고 해서 하등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피고는 민법상 사단법인의 ‘비영리성’을 거론하면서 마치 공인인증 서비스가 자선사업인 것처럼, 또는 시혜적으로 제공되는 무료 서비스인 것처럼 하급심을 현혹하려 시도하였고, 제1심은 그런 주장을 채용하기까지 하였지만, 민법상 사단법인의 비영리성은 이익 배당을 社員에게 하지 못한다는 의미일 뿐, 피고의 사업이 자선사업이라는 뜻이 아닙니다. 피고는 실제로 범용공인인증서를 유료(4400원)로 발급하고, 은행, 신용카드, 보험 거래용 공인인증서는 표면적으로는 ‘무료’라고 주장하나, 실제로는 피고의 회원사인 시중 은행들로부터 그 비용을 피고가 일괄 징수하(고, 은행은 다시 그 고객으로부터 수수료 명목으로 해당 비용을 개별적으로 받아내)므로 무료가 아니라는 점은 피고 스스로 자인하는 바입니다. 다행히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가 社團法人이라는 사정이 이 사건 쟁점과는 전혀 무관함을 비로소 인정한 듯하며, 항소심 판결 이유에는 더 이상 이점은 거론되지 않고 있습니다.
전자서명법 제4조 제2항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자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또는 법인에 한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 서비스의 부인할 수 없는 공공성은 이 규정에서도 재확인 됩니다. 인감증명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원래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가 직접 제공해야 할 서비스이지만,  “법인”의 경우에도 감독관청의 심사를 거쳐 인가사업자로 지정되면, 감독관청의 규제와 감독 하에 그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상사법인 이건, 사단법인 이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기를 원하는 자는 동일한 수준의 조건을 구비해야 하고, 전자서명법이 부과하는 모든 의무를 이행할 태세가 갖추어져 있기 때문에 지정 신청을 하였을 뿐 아니라,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이상 그가 준수해야 할 의무에 어떤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이들에게는 모두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와 같은 수준의 공공 서비스 제공 의무가 부과되는 것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는 인감증명 서비스와 마찬가지로 원래 ‘국가’가 제공해야 할 서비스이기 때문입니다.
전자서명법 제15조 제1항은 공인인증 서비스의 공공성을 다음과 같이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기관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자 하는 자에게 공인인증서를 발급한다. 이 경우 공인인증기관은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자 하는 자의 신원을 확인하여야 한다.
물론, 사설인증기관은 이러한 의무가 없습니다. 그러나 공인인증기관은 다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의 공공성과 필수성을 더욱 분명하게 반영하는 규정은 전자서명법 제7조 입니다. 이 점은 항을 바꾸어 설명드리겠습니다.
IV. ‘보편적 역무’와 사업자의 전면적 ‘자율 결정권’은 양립 불가함
이 사건은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와 관련하여 최초로 제기된 분쟁입니다.
전기, 수도, 전기통신, 도시 가스 등의 공급 의무를 지는 인가사업자의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는 전기사업법 제14조(“정당한 사유없이 전기의 공급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수도법 제39조 제1항(“수돗물의 공급을 원하는 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그 공급을 거절하여서는 아니 된다”), 전기통신사업법 제3조 제1항(“정당한 사유없이 전기통신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도시가스사업법 제19조(“정당한 사유 없이 ... 가스사용자에게 가스의 공급을 거절하거나 공급이 중단되게 하여서는 아니 된다”) 등 각 해당 역무의 제공을 규율하는 법률에 규정되어 있습니다. 전자서명법 제7조 제1항(“정당한 사유없이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여서는 아니된다”) 역시 이들 규정과 마찬가지로 공인인증기관의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정해 둔 조항입니다.
공인인증역무는 전기, 수도, 전기통신, 도시 가스 등의 공공 서비스보다 더 높은 수준의 공법적 규율을 받는 서비스라는 점은, 여타의 공공 서비스와는 달리 공인인증 서비스의 경우에는,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을 수 있는 자는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 또는 법인에 한한다”는 규정(전자서명법 제4조 제2항)이 있다는 점에서도 분명합니다. 바로 이점을 반영하여, 전자서명법 제7조 제2항은 여타의 공공 서비스 제공을 규율하는 법률들과는 달리,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에 대한 평등 대우 의무까지를 명문으로 규정하는 것입니다:
②공인인증기관은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하여서는 아니된다.
‘법인’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경우라 해서,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경우와 달리 취급할 이유가 하등 없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이 사건은 기본권의 對私人的 적용이라는 ‘우회적’ 분석방법이 아예 동원될 필요조차 없고, 명시적으로 규정된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법 제7조 제1항)와 차별 금지 의무(법 제7조 제2항)를 피고가 위반하였는지가 문제로 되는 경우라 하겠습니다.
가. 전자서명법에 ‘손실분담금 제도’가 없는 이유
피고는 전기통신사업법 상의 손실분담금 제도를 언급하면서, 공인인증서비스와 관련해서는 그런 제도가 없으므로, 만일 피고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보편적으로/차별 없이 제공하도록 강제하면 피고에게 과도한 비용 부담을 일방적으로 강요하는 결과가 되므로 불합리하다는 주장을 제기하였습니다(2008나27426사건, 2009.1.28.자 피고 준비서면 제2면).
그러나 전자서명법이나, 그 법의 기초가 되는 ‘전자서명에 관한UNCITRAL 모델법’(2008나27426 사건 참고자료2)에 손실분담금 관련 규정이 전혀 없는 이유는, 보편적으로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별다른 추가비용이 아예 들지 않기 때문입니다. 전기통신서비스는 유선, 무선 전화, 초고속 인터넷, 광케이블을 이용한 데이터 전송망 등의 시설기반(Infrastructure) 자체를 실제로 가설해야 비로소 제공 가능한 서비스 입니다. 반면에 인증서비스는, 기존의 인터넷 시설기반 위에서 제공되는 서비스에 불과할 뿐 아니라, 인증서 발급 서버(server) 등 인증시스템 자체는 오직 한군데(인증기관 자신)에만 설치하면 되고, 나머지 모든 가입(신청)자나 이용자에 대한 서비스는 순전히 소프트웨어로만 제공되는 것입니다. 피고는 이 소프트웨어조차 제공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지만, “공인인증기관 지정시 심사를 받은 시설 및 장비를 이용하여 공인인증 업무를 수행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전자서명 인증업무 지침 제24조 제1항에서 말하는 “시설및 장비”는 바로 이 소프트웨어(가입자 설비)를 포함하는 것입니다(다툼 없음).
산간∙오지에 위치한 者건, 대도시 복판에 있는 者건, 그들에게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에는 차이가 없습니다. 아직 인터넷 시설기반 자체가 마련되지 않은 곳이라면, 시설기반을 만들어야 하는지가 문제될 뿐이고, 이 문제는 전기통신사업자의 몫인 것이지 인증서비스 제공자인 피고에게 비용이 발생하는 문제가 아닙니다. 피고는 소프트웨어 개발 비용이 들고, 고객 지원 등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는 것으로 원고는 짐작하나, 이 주장도 설득력이 없습니다. 공인인증 서비스 가입(신청)자가 IE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오지에 있건, 도심에 있건,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서버의 하드웨어나 소프트웨어는 동일합니다. IE 사용자들을 위한 서버,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을 위한 서버를 각각 따로 마련해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한편,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가입자 설비)의 경우,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은 물론, 국내의 공인인증기관 중에도 시장 점유율이 미미한 (주)한국정보인증(4.5%)은 IE와 파이어폭스를 차별하지 않고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소프트웨어를 서비스 수요자들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2009.2.27.자 원고 준비서면 제36항-제40항; 갑 제15호증).
세계 어느 인증기관도 IE사용자와 파이어폭스 사용자를 모두 지원하는데 필요한 클라이언트 소프트웨어 제공을 기술적, 재정적 부담이라고 여기지 않고 당연히 제공하고 있고, 「공인인증기관의 시설 및 장비 등에 관한 규정」(정보통신부 장관 고시 제2007-22호)의 일부를 이루는 기술 규격6.1 또한 공인인증 서비스가 윈도우 운영체제 만을 위한 서비스가 아니라는 점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으며(2008나27426 사건 원고 최종준비서면 제5항), 한국을 포함한 세계 각국에서 그 나라 전자서명 제도를 규율하는 법률의 모범, 典範을 이루는 ‘전자서명에 관한UNCITRAL 모델법’ 또한 손실분담금 제도를 아예 언급하지 않는 상황(이를 언급할 기술적 근거가 애초에 없기 때문에 언급하지 않는 상황)에서, 유독 피고만이 ‘손실분담금 제도가 없으므로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해도 무방하다’는 어처구니 없는 주장을 내세우는 이유는, 인증기술의 상세한 내막을 전혀 모르는 나머지, IE웹브라우저에 더하여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무슨 막대한 시설이나 기술 투자가 필요한 것처럼 막연히 오해하는 이른바 ‘컴맹’ 법률가들과 감독관청을 현혹하려는 의도가 아닌지마저 의심하게 합니다. 과연 비용이 들고,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면, 피고는 진작에 그점을 속시원히 입증하는 증거를 제출하였을 것이고, 전세계의 여러 인증기관들도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는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하고 있을 것입니다.
나. 고객지원 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아님
IE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차별 없이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해서, 추가적 고객지원 수요가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피고가 자인하듯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선택한 자들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는 자신의 의사와 선호에 반하여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피고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면, 바로 이러한 사용자들(전체 사용자의 7% 가량)이 IE웹브라우저 사용을 더 이상 강요당하지 않게 되어 자신이 원하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로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게 되는 것이므로, 고객의 ‘절대 숫자’가 늘어나는 것도 아닙니다. 즉, 기존의 공인인증 서비스 사용 고객들이 실행하는 웹브라우저의 분포가 (‘100% IE’ 에서  93% IE, 7% 파이어폭스로)바뀔 뿐, 고객의 숫자가 늘어나는 것이 아닙니다. 
다. 전자상거래 시스템 전체를 바꾸라는 주장이 아님
기술지식이 부족한 법률가들에게 이 사건을 설명하는데 가장 큰 어려움을 겪는 부분은, 공인인증 서비스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제공되어야 한다는 원고의 청구가 마치 온라인 뱅킹, 쇼핑 등 전자상거래 시스템 전체를 변경하라는 말인 것처럼 오해받는다는 점입니다. 인증기술과 전자상거래 기술을 정확히 이해한다면, 이렇게 오해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납득할 것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는 인감증명 서비스와 유사합니다. 인감증명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고 해서, 계약서 작성까지를 모두 해줘야 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사무소는 인감증명서를 발급해주고, 그 증명서에 제시된 ‘印鑑’(공개키)이 그 사람의 인감 도장(개인키)에 상응한다는 점을 신뢰성 있게 증명해 주는 것으로 족합니다. 이 서비스가 제공되면, 실제로 각 거래 계약서에 당사자 일방이 생성 시킨 印影(전자서명)이 과연 그 사람의 인감 도장(개인키)으로 생성시킨 것인지를 상대방 당사자가 검증(서명검증)할 수 있게 되므로 거래 주체들이 안심하고 거래할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거래에 인감증명서가 사용될지를 동사무소가 신경 쓸 이유도 없습니다. 실제로 거래 당사자들 간의 계약서가 어떤 규격으로 작성될지, 어떤 종이에 적힐지, 무슨 내용을 담고 있을지, 돈거래를 내용으로 하는지, 돈과는 무관한 거래인지 등은 洞長이 관여할 바도 아니고, 거래의 내용이 무엇인지에 따라 인감증명서가 달라야 하는 것도 아니며, 인감증명서 발급에 추가적 비용, 기술적 어려움이나 사업상 지장이 생기는 것도 아닙니다. 각각의 거래 자체는 무한히 다양하며, 어떤 거래는 수십억, 수백억이 거래의 목적으로 되고 계약서 작성과정에서 다수의 변호사들이 조언을 하고 복잡한 거래 기법이 동원되기도 하며, 어떤 거래는 단돈 100원도 관련이 없고, 단촐하게 도장 한번 찍으면 끝나는 수준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어느 경우가 되었건 인감증명 서비스는 동일한 내용이며, 인감증명서 발급에 동원되는 기술이나 비용은 개별 거래 자체를 성사시키는데 동원되는 기술이나 자원의 투하 정도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인감증명서(비스)는 거래의 성사에 필수적일 수 있으나, 거래 자체와는 분명히 구분되는 것입니다.
전자서명과 공인인증서는 금융거래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금융거래에 공인인증서 사용이 강제된다고 해서, 금융거래에만 공인인증서가 사용된다는 의미가 아닙니다), 私人 간의 비금전적 계약 체결, 전자 민원 신청, 진료 기록 열람, 학적부 발급 신청, I-PIN신청 등 무한히 다양한 맥락에서 국민 모두(금융기관 만이 아니라)가 사용할 수 있어야 하는 서비스 입니다. 종이 문서로 발급되는 인감증명서가 은행과의 금융거래에만 사용되도록 예정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이해 하신다면, 이점도 쉽게 납득하실 것입니다.
(피고는 자신의 명칭이 ‘금융결제원’이고, 실제로 결제 대행 사업까지 겸영하고 있으므로, 마치 공인인증 서비스가 ‘금융’이나 ‘결제’ 거래에만 사용되는 것으로 전제하고 주장을 펴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국정보인증, 한국전자인증 등 여타의 공인인증기관들은, 그 명칭부터도 금융이나, 결제거래와는 무관합니다.  Verisign, Thawte, GlobalSign 등 외국의 인증기관 들도 금융이나 결제 서비스와는 무관합니다. 오히려, 인증기관이 결제 사업까지 겸영하는 것이야말로  비정상적이고 ‘기형적’인 사태이며, 전자서명법 시행령 제4조에 어긋날 소지가 있습니다.)
피고는 국내의 전자금융거래가 어차피 IE 전용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므로, 자신이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해 본들 별 소용이 없다는 취지로 주장하나, 이런 주장은 금융거래가 아닌 전자거래에서도 공인인증 서비스는 당연히 제공되어야 한다는 점을 완전히 몰각한 것일 뿐 아니라, 다음 사실은 피고도 부인하지 않습니다: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사를 선택하여 자신의 결제 프로세스를 처리(대행)하게 하는 국내의 쇼핑몰들은 이미 쇼핑고객이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공인인증을 제외한 결제 프로세스’는 아무 지장 없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결제 거래(전자금융거래)에는 반드시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도록 강제하는 전자금융 감독규정 제7조의 규정을 어길 수가 없기 때문에 이들은 현재 어쩔 수 없이 IE 웹브라우저로만 결제거래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 서비스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제공되기만 하면, 이 쇼핑몰들은 모두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아무 불편 없이 쇼핑을 완료할 수 있도록 결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국내 쇼핑몰 매출 규모 1위를 차지하는 G마켓(최근 인터파크까지 인수하였으므로, 이를 모두 계산하면 G마켓 그룹의 연간 매출 규모는 7조원-8조원에 달합니다)은 그 스스로 자신의 웹사이트를 개편하여, 쇼핑고객이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상관없이, G마켓 웹사이트에서 상품을 둘러보고, 상품 주문 절차를 모두 마칠 수 있도록 해두고 있습니다.9 그러나 G마켓 역시 대금 지급 프로세스는 어쩔 수 없이 IE 전용으로만 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대금 지급(전자금융거래)에 공인인증서를 반드시 사용하도록 하는 규정을 지키기 위하여 어쩔 수 없는 것입니다. 피고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G마켓은 당장에 이들 쇼핑고객들이 상품 주문은 물론이고, 대금 지급까지 완전히 마칠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모든 준비를 완료하였습니다.
국내 은행 중, 고객 수 1위를 기록하는 국민은행 역시, 고객이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상관 없이, 돈거래를 제외한 모든 기능(금융상품 정보 안내, 시작 페이지 등)은 고객이 불편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해두고 있습니다.10 그러나 돈거래는 역시 공인인증서 사용 의무 때문에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가능한 실정입니다. 피고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기만 하면, 국민은행의 모든 거래는 파이어폭스 사용자도 불편 없이 수행할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공공기관(정부 각 부처, 지방자치 단체, 공기업 등) 웹사이트들 역시 국민이 파이어폭스를 선택하건, IE를 선택하건 차별 없이 공공 정보와 공공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개편하였지만, 역시 공인인증 서비스가 필요한 거래는 어쩔 수 없이 IE 웹브라우저에서만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다양한 서비스 제공 주체들(公共기관 이건, 私人 이건)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고객들도 불편 없이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도록 하는데 필요한 투자를 이미 완료하였습니다. 피고가 지배하는 공인인증 서비스만이 유일한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으며,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IE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만 제공하고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는 편파적으로 거부하기 때문에 거래 서비스(뱅킹, 쇼핑, 전자민원 등)를 범용적으로 제공하고자 이들 모든 서비스 제공자들이 한 투자는 매몰비용(sunk cost)으로 전락해 있는 것입니다.
현 사태가 이렇게 부조리하게 된 사업적 내막을 이해해야 이 사건 분쟁을 올바르게 판단할 수 있습니다. 피고는 여타의 국내 공인인증기관들과는 달리, 결제 대행 사업도 겸영하고 있습니다(Bankpay 라는 상호를 사용). 물론, 이 자체가 매우 부적절한 것입니다. 원래 인증기관은 거래의 당사자들과는 독립적인 제3자적 지위에서 인증 서비스를 제공해야 합니다(인증업무의 독립성). 이점은 전자서명법 시행령 제4조에 명시적으로 규정되어 있습니다: “공인인증기관은 인증업무를 안전하고 신뢰성있게 수행하기 위하여 자신이 발급한 공인인증서를 이용하는 가입자와의 관계에 있어서 독립성을 유지하여야 한다.” 결제대행업까지 겸영하는 피고는 자신과 결제대행계약을 체결한 쇼핑몰들의 거래대행자로서의 지위에 있으므로 쇼핑고객과 그런 쇼핑몰 간의 쇼핑 거래로부터 중립적일 수가 없습니다. 인증 서비스 제공자가 거래 서비스까지 제공하는 사태는 잠재적 위험을 안고 있습니다. 비유해서 설명하면, 인감증명서 발급 권한과 의무를 가지는 洞長이 부동산 중개업을 겸영하면서 부동산 매매계약서도 자신이 작성해주고, 인감증명서도 자신이 발급하는 상황인 셈입니다(감독관청은 ‘인증’ 서비스와 ‘거래’ 서비스가 구분되어야 하는 기술적/법리적 이유 조차 이해하지 못한채 이 사태를 방관하고 있습니다).
바로 이 사정을 전제로 해서 피고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까지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사업상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을 펴게 되는데, 이때 피고가 말하는 ‘서비스’는 공인인증 서비스가 아니라, 결제 대행 서비스입니다. 인증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차별 없이 제공하는데 필요한 기술은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이 당연히 채용하는 기술이며, 난이도가 높거나, 구현에 비용이 드는 기술이 아닙니다. 국내 보안 업체들도 이미 이 용도에 사용될 수 있는 (인증용) 소프트웨어 개발을 완료한지 여러해 되며, 시장 점유율이 무시해도 좋을 만큼 미미한 공인인증기관인 한국정보인증도 여러해 전부터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서를 발급하는데 필요한 기술을 채용해 왔고, 피고 스스로도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가입자 설비는 자체적으로 이미 개발을 완료한지 오랩니다.
그러나, 결제 대행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제공하는데 필요한 기술(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2006.에 확보한 것과 같은 기술)은 피고가 아직 확보하지 못했으며, 페이게이트를 제외하고는 현재 국내 어떤 결제 대행사도 이 기술을 확보한 곳은 없습니다.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IE에서만 제공하는 이유는,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까지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자신의 결제 대행 서비스는 IE에서만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를 IE에서만 제공함으로써 쇼핑 고객들이 더 이상 다른 가능성을 아예 기대하지 않도록 만들면, 피고 자신의 저급한 결제 대행 기술이 “표가 나지 않게” 되며,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 피고의 지위를 인위적으로 유지·강화할 수 있게 됩니다. 피고에게 사업적 중요성을 가진 영업 분야는 결제 대행 서비스이며, 피고 금융결제원 수입의 대부분은 결제 수수료입니다. 피고가 공인인증기관으로서 누리는 권한과 지위는 피고가 겸영하는 결제 대행 서비스 영업 전략의 일부로 동원/남용되는 편리한 지렛대에 불과한 셈입니다.
피고가 초지일관 공인인증 서비스의 공공성과 필수성을 정면으로 부인하고, ‘자유로운 사업 판단’ 운운하는데는 나름의 ‘솔직함’이 없지는 않습니다. 피고는 공인인증 서비스의 의미 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자신이 겸영하는 사사로운 결제 대행 사업에 유리하게 써먹을 수 있는 수단이라고만 생각하는 것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는 금융 거래 뿐 아니라 다른 모든 거래(결제와 무관한 거래)에도 사용될 수 있다는 당연한 사실을 피고 “금융 결제”원은 아예 상상 조차 하지 않고 있습니다. 금융기관들 간의 결제 업무처리를 위하여 설립되었다는 자신의 ‘태생적 한계’를 이해할 능력도 없고, 극복할 의지도 없는 기관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고, 국내의 공인인증 서비스 시장을 지배해 왔을 뿐 아니라, 전자 결제 대행 사업에까지 진출하여 동일한 주체가 인증서비스와 거래서비스를 겸영하는 사태를 감독관청이 방치해 왔다는 사실 자체가 이 사건 분쟁의 시발점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불행하게도 원심 재판부 역시 공인인증 서비스의 공공성에 대한 아무런 인식도 없이 ‘사업자 스스로의 자유로운 사업 판단’ 운운하는 판결을 내린 것입니다(판결서 제10면). 인증(certification) 서비스와 거래(transaction) 서비스가 구분되어야 할 기술적/법리적 근거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법률가로서는 어쩔 수 없는 誤判일 수도 있겠으나, 기술과 법률의 무지가 이러한 오판을 정당화 하지는 않습니다.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제공할 의무가 있다는 것이지, 피고가 私的인 수익 사업으로 겸영하는 결제 대행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제공하라는 것이 아닙니다. 결제 대행 서비스는 공인인증 서비스와는 달리 공공성이 없으며, 각 결제 대행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자신이 가진 설비와 기술로 제공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개별 쇼핑몰 들과의 자유로운 계약관계에 터잡아 제공하면 족한 서비스 입니다. 피고는 자신이 확보한 수준의 결제 대행 설비와 기술로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 고객에게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는 사실을 자인하고 있으며, 누구도 이를 책망할 이유는 없습니다. 반면에,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는 쇼핑고객이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상관 없이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설비와 기술이 있습니다(피고와 페이게이트 간에는 현격한 기술력의 격차가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거부함으로써 페이게이트와 같은 기술력을 가진 결제 대행사업자의 사업을 방해하는 행위는 위법하고 사악하다는 것이 원고의 주장입니다.
이 사건 청구는 공인인증 서비스에 관한 것이지, 피고가 자신의 결제 대행 프로세스를 수정하여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해야 된다거나, 은행들이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피고가 은행의 거래 솔루션을 수정하는 무슨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전혀 아닙니다. 피고는 은행도 아니므로, 피고가 은행의 거래 솔루션을 수정할 권한도 이유도 없습니다. 피고는 공인인증기관이고, 공인인증 서비스를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차별 없이 제공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렇게 하기만 하면, 국민은행은 당장에 그 고객들이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더라도 온라인 뱅킹 거래를 할 수 있게 조치할 것이고, G마켓은 그 고객들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더라도, 온라인 쇼핑 거래 서비스를 완전히 제공할 것이고,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는 그가 결제 대행 계약을 맺은 모든 쇼핑몰들이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쇼핑고객들에게도 불편 없이 온라인 결제 거래를 마칠 수 있도록 당장에 서비스 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전자금융 거래 시스템 전체를 피고가 개편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미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모든 투자를 한 여러 거래 서비스 제공 주체들(이들은 공인인증기관이 아니므로 공인인증 서비스를 스스로 제공할 수는 없습니다)의 사업을 공인인증기관인 피고가 인증 서비스를 부당하게 거부함으로써 방해하지 말라는 것입니다.
공인인증 시장의 지배율이 무시해도 좋을 만큼 미미한 한국정보인증이나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이 아무 어려움 없이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주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결제 대행 사업을 겸영하지 않는 독립적이고 중립적인 인증기관은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해도 자신의 이해관계에 별다른 영향이 없거나, 오히려 유리하기 때문입니다.
라.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이 서비스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될 수는 없음
물론, 아무리 공공성과 필수성이 있는 서비스라 할지라도, 그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이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 위법할 수는 없습니다. 이점은 ‘보편적 역무’ 개념 자체에 당연히 내재하는 의미입니다. 변전소 시설의 교체가 필요하여, 합리적 기간 동안 전기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 가스관이 파열되어 응급 복구를 하는 동안 도시 가스 공급이 중단되는 경우, 기지국의 라우터 시설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여 인터넷 연결 서비스가 합리적 기간 동안 중단되는 경우 등을 두고 ‘위법하다’는 평가를 내릴 여지는 없습니다. 그러나, 통상 하루면 완료될 가스관 복구 공사가 열흘이 넘게 지지부진하고, 그 내막을 살펴보니, 교체에 사용될 가스관을 이미 마련해 놓고서도 ‘모종의 사업적 판단’으로 가스관 교체를 미루고 있다면, 가스 공급을 거부하는 행위가 적법할 수는 없습니다. 변전소 시설 교체에는 통상 임시 전원 공급 장치를 동원하여 교체 공사에 소요되는 기간 중 대부분은 전기 공급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하고, 마지막 연결 작업에 필요한 단기간 동안만 단전 조치를 하는 것이 당연한 기술 관행임에도, 유독 해당 사업자는 임시 전원 공급 장치를 마련하는데 소요되는 비용 지출이 ‘사업상 부담이 된다’는 이유로, 변전 시설 교체 공사에 소요되는 전 기간 동안 전기 공급을 중단한다면, 그 경우를 두고 ‘사업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는 경우’라고 인정해 줄 수는 없을 것입니다. 요컨대, 인가 사업자의 일방적인 주장이나, 사업자 스스로의 사업 판단에만 의존하여 서비스 공급을 거절할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인정할 수는 없고, ‘정당한 사유’의 존부는 객관적으로 평가하여 합리적 범위 내에서만 인정될 수 있다는 점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는 법 규정(보편적 역무 규정)은 사업자 스스로의 자의적 사업 판단에만 전적으로 의존하여 서비스 제공 여부가 결정되는 사태를 허용하지 않겠다는 입법자의 의사를 명시적으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만일, 인가 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서비스 제공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해도 무방하다면, 애초에 “정당한 사유 없이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둘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 규정을 두는 이유는 당해 서비스의 공공성과 필수성을 감안하여 인가 사업자의 독단적 사업 판단과 자율적 결정권을 배제하기 위한 것입니다. 이점을 감안하면, 원심의 다음과 같은 판단(판결서 제10면)이 유지될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공인인증기관이 갖춘 시설과 장비의 범위를 벗어나는 웹 브라우저 사용자에 대한 공인인증 역무 제공은 공인인증기관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계획을 수립·추진함은 별론으로 하더라도 전자서명법 제7조에 따라 강제하기 어렵다. 새로운 웹 브라우저의 점유율(파이어폭스의 경우 약 7%)이 일정 비율 이상 되었다고 하여 달리 볼 수 없다.
첫째, 공인인증기관이 어느 범위의 시설과 장비를 갖추어야 하는지부터가 문제가 된다는 점을 원심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자신이 갖춘 시설과 장비의 범위를 벗어난다”고 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주장하기만 하면, 그 범위를 벗어나는 서비스는 제공하지 않아도 무방하게 된다면, 보편적 역무 제공 의무를 규정한 법 조항은 무의미하게 될 것입니다.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시설과 장비는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이 당연히 갖추는 것이며, 결제 대행 사업을 겸영하지 않고 시장 점유율도 미미한 국내의 공인인증기관도 당연히 갖추는 것이며, 피고 스스로도 이미 자체 개발을 완료한 것일 뿐 아니라, 국내의 보안 업체들도 이미 여러해 전부터 개발을 완료하고 판매 중인 것입니다. 이런 시설과 장비를 유독 피고가 ‘모종의 사업적 이유로’ 일부러 갖추지 않고 있는 경우, “피고가 갖춘 시설과 장비의 범위를 벗어난다”는 이유로 피고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도 무방하다면, 결국 “피고 멋대로 서비스를 제공하건 말건 법원은 어떠한 개입도 할 수 없다”는 말과 다를 것이 하나도 없게 됩니다.
둘째, 파이어폭스 사용자에 대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은 “피고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계획을 수립·추진하기를 기대할 수 밖에 없다”는 취지의 원심 판단은 전자서명법 제7조를 정면으로 무력화하는 것입니다. 원심의 논리에 따르면, 심지어 IE 사용자에 대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의무도 인정할 수 없게 됩니다. 전자서명법 제7조가 파이어폭스 사용자를 위해서는 피고에게 아무런 역무 제공 의무도 부과할 수 없다면, 유독 IE 사용자들을 위해서만 이 조항이 피고의 역무 제공 의무를 부과하는 규정이라고 해석할 근거도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원심의 법논리에 충실하자면, 피고는 어떠한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법률상 의무’는 없고, 오직 자신의 사업 판단하에 계획을 수립·추진하여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만이고, 안해도 그만인데, IE에 대해서는 피고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선택했으므로, 국민들은 IE 웹브라우저에서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결론이 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원심의 판단은 전자서명법 제7조와 양립하기 어렵고, 사법부가 법률의 규정을 정면으로 무시할 때에나 가능한 것입니다.
셋째, 새로운 웹브라우저의 점유율이 아무리 높아져도, 피고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 하에 계획을 수립·추진”하지 않으면, 그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은 공인인증 서비스를 전혀 받을 수 없고, 전자서명법 제7조는 피고의 이러한 자율적 사업 판단에 대하여 누구도 개입할 근거가 되지 않는다는 원심의 판단은 상식을 벗어난 것입니다. 인가 사업자의 서비스 제공을 법원이 법률로 강제할 수 없다면, 감독관청 역시 강제할 수 없습니다. 감독관청의 권한 행사가 법을 초월한 적나라한 영향력의 행사로 이루어지던 시대를 원심이 꿈꾸고 있는지 알 수는 없으나, 법치 행정의 원리가 지배하는 문명 국가라면, 법원이 법률에 근거하여 강제할 수 없는 어떤 서비스를 감독 관청이 모종의 영향력을 행사하여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수요자가 늘어나더라도 인가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선처해 주기만을 애원할 수 있을 뿐, 보편적 역무 규정은 인가사업자의 독자적 사업 판단의 當不當을 문제 삼을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원심 판결의 존재가 전기, 수도, 도시 가스, 전기통신 등 모든 공공 서비스 부문 인가사업자들에게 알려지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원심 판결이 앞으로 공공 서비스 제공을 어떻게 유린하고, 공공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을 어떻게 졸지에 자선 사업자의 시혜적 은총에 의존해야 하는 수준으로 전락시킬 것인지, 그리고 감독관청의 개입 권한마저 어떻게 박탈하게 될 것인지를 짐작하는데 그리 대단한 상상력이 요구되는 것은 아닙니다.
아무리 점유율이 높은 웹브라우저라도 피고가 스스로 서비스를 제공하면 모르되, 피고의 서비스 제공을 “전자서명법 제7조에 따라 강제하기는 어렵다”고 판결하는 순간, 이 사건 원고의 청구와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사의 청구만이 기각되는 것이 아니라, 앞으로 모든 공공 서비스 수요자들의 법적 지위는 물론, 감독 관청의 규제 권한까지도 송두리채 사라질 위험에 처하게 된다는 사정을 원심이 과연 이해하였는지 의문입니다. 이 사건은 비록 ‘민사 쟁송’의 형태를 취하고 있긴 하나, 기실 그 분쟁의 핵심은 공공 서비스 규제 체제의 적법한 운용 원칙 그 자체와도 긴밀한 관련이 있습니다. 채무 불이행과 불법행위를 이유로 제기되는 ‘민사 쟁송’이므로 그저 대여금 소송이나 교통사고 피해 배상 소송 수준의 문제 의식으로 판결하면 그만이라는 식의 접근 방법을 취한다면, 그것은 경솔한 판단일 것입니다.
민사 쟁송의 일차적 기능은 물론 私人 간의 개별적 이해 관계의 조정에 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과 같이 공공 서비스를 인가 사업자로 하여금 제공하게 하는 분야에서 인가 사업자의 서비스 공급 거부가 문제되는 경우에는 민사 쟁송은 더욱 광범한 의미를 가지게 됩니다. 이 사건의 결말에 직접적 영향을 받는 자는 원고 뿐 아니라 200만명이 넘는 국내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이며,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 뿐 아니라 우리 나라의 자생적 소프트웨어/솔루션 산업을 이끌고 있는 무수한 업체들입니다. 인가 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공공 서비스를 제공하면 그만이고 안해도 어쩔 수 없다는 판결을 내리는 순간, 공공 서비스를 규제하는 모든 감독 관청의 규제 권한/임무도 송두리채 사라질 위험에 처하게 되는 것입니다.
비록 하급심 재판부들은 공인인증 서비스 규제 체제의 실패(breakdown)를 문제 삼는 이 사건이 어째서 ‘민사 쟁송’의 형태로 제기되기에 이르렀는지를 이해하지 못한 듯 하나, 공공 서비스 제공이 적법하게 이루어지도록 규제, 감독해야 할 감독관청이 그 임무를 해태하는 경우, 민사 쟁송은 서비스 수요자들이 기댈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구제 수단이라는 점을 상고심은 분명히 헤아려 주시기를 기대합니다. 인가사업자의 서비스 공급 거부를 감독 관청이 방관하는 경우, 서비스 수요자가 행정 소송을 제기하여 감독관청의 부작위를 문제삼는 것은 현실적 어려움이 있습니다. 감독관청이 명시적으로 내린 어떤 처분의 위법함을 공격하는 일과, 감독관청이 아무런 처분을 내리지 않을 경우, 그 부작위의 위법함을 공격하는 일은 매우 큰 차이가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감독관청의 부작위가 특정 서비스 수요자의 구체적, 개별적 법익을 침해한다는 사정을 소명하여 당사자 적격을 인정 받는 일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인가사업자의 서비스 공급 거부를 묵인하는 감독관청의 행위(부작위)는 서비스 수요자들 모두에게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자라고 해서, 파이어폭스 사용자에 대한 피고의 서비스 공급 거절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단정하는 것은 소프트웨어 선택이 무엇인지를 모르는 데서 오는 短見입니다. 지금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한다고 해서 영영 IE 웹브라우저만을 사용할 것이라는 보장이 없습니다.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다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로 전환(switch)하려는 경우 피고의 서비스 공급 거절에 영향을 받게 됩니다. 그뿐 아니라,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IE 웹브라우저 사용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상시로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IE 웹브라우저 사용자 역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로 전환할 ‘가능성’이 상시로 있습니다. 피고의 서비스 공급 거부를 방관하는 감독 관청의 처사는 이 모든 사용자의 법익에 ‘일반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입니다. 즉, 감독 관청의 부작위가 특정 사용자의 법익을 개별적, 구체적으로 침해한다는 주장은 매우 큰 어려움이 있는 주장입니다.
이 사건 청구는 감독관청의 작위나 부작위가 위법한지 여부를 전제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이 사건은 감독관청을 상대로 제기된 것이 아니라, 인가 사업자인 금융결제원을 상대로 제기된 민사 소송입니다. 피고는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법인이고, 그런 이상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 받은 경우와 똑같은 법률상 의무를 전자서명법에 기하여 부담하며, 특히 이 사건 원고와의 관계에서는 법률상 의무에 더하여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계약에 기한 채무도 부담합니다. 감독 관청이 피고의 부작위를 묵인하므로 피고의 부작위가 위법하지 않다는 제1심 판결은 감독관청의 침묵이 마치 법적 분쟁을 종식시키는 절대적 효력이 있는 듯 착각한 법리적 오류를 범하는 것일 뿐 아니라, 서비스 수요자에 불과한 원고로 하여금 당사자 적격 조차 인정받기 어려운 행정 소송을 제기하여 감독관청의 침묵을 문제 삼아보라고 내모는 한편, 인가 사업자를 서비스 수요자들의 정당한 이의 제기로부터 완벽히(구조적으로) 차단하고 감싸고 도는, 납득하기 어려운 견해입니다.
마. 감독관청의 묵인이 피고의 역무 제공 거부를 정당화하지는 않음
하급심 재판부들은 피고가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동되는 ‘가입자 설비’를 갖추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았다”는 사정이 마치 이 사건 청구의 당부를 판단하는데 유관(relevant)한 사정인 것처럼 거듭 거시하고 있습니다(원심 판결서 제10면, 제1심 판결서 제9면). 그러나 피고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 갱신 지정 받았다는 사정은 이 사건 청구의 당연한 전제입니다. 피고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 갱신지정 받지 않았다면 이 사건이 피고를 상대로 제기될 여지 조차 아예 없었을 것입니다.
감독관청이 피고를 공인인증기관으로 (갱신)지정했다는 사정이 피고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은 아닙니다.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 갱신지정 받기만 하면 모든 허물이 덮이는 것이 아니라, 전자서명법은 오히려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자가 전자서명법 제7조를 위반하여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거나 서비스 수요자들을 차별할 위험이 있다는 점을 당연히 상정하고 다음과 같은 경우 감독관청에게 시정조치를 명할 권한을 부여하고 있습니다(전자서명법 제11조 제5호):
제7조의 규정에 위반하여 인증역무의 제공을 거부하거나 가입자 또는 인증역무 이용자를 부당하게 차별한 경우
감독관청의 시정명령을 공인인증기관이 이행하지 않을 경우 감독관청은 인증업무정지 또는 지정취소를 명하거나(전자서명법 제12조 제1항 제5호),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전자서명법 제34조 제1항 제2호) 감독 권한을 행사할 임무가 있습니다.
만일 감독 관청이 제대로 그 감독 권한을 행사하고 감독 임무를 수행했다면, 이 사건 분쟁이 아예 생겨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 사건이 제기된 이유는 감독 관청이 그 감독 권한/임무를 수행하기를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원고는 감독 관청의 처분이나 처분의 결여가 이 사건 판단의 법리적 전제가 아니라는 이해에 입각하여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 왔습니다(2009.1.21자 원고 준비서면 제26항; 2008나27426 사건 원고의 2008.12.12자 준비 서면 제45항). 그러나 하급심 재판부들의 거듭된 판시는 여전히 ‘감독관청이 어련히 잘 하지 않았겠는가’라는 수준의 비법률가적인 소박한 짐작을 전제로 삼고 있으므로, 원고는 더 이상 이 문제에 대하여 침묵하기 어렵게 되었습니다.
원고는 2006.5.9에 당시 감독관청이던 정보통신부 장관에게 민원을 제기하여 IE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고의 행태를 어째서 감독 관청이 묵인하는지를 문의하였습니다. 감독관청의 대응은 매우 ‘독특’하였습니다. 민원이 제기된 바로 다음날, 감독관청은 언론에 보도자료를 배포하여 공인인증 서비스와는 하등 관련도 없는 전자금융 감독규정 시행세칙 제29조 제2항 제3호에 언급된 보안프로그램 설치 의무를 운운하며 피고의 행위를 옹호하였습니다. 그러나 공인인증 서비스는 전자금융거래에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고, 공인인증기관이 전자금융 감독규정의 적용을 받는 것도 아니며, 정보통신부가 전자금융 감독규정을 집행할 권한이 있는 부서도 아닙니다(전자금융거래에 대한 규제는 금융감독원 소관입니다; 반면에 공인인증 서비스는 정보통신부 소관이었다가 지금은 행정안전부로 이관되었습니다; 인감증명 서비스 역시 행정안전부 소관입니다). 따라서 당시 감독관청이 배포한 보도자료는 오로지 금융결제원의 입장(자신이 공인인증기관이라는 사실조차 몰각하고 오직 전자금융 결제 사업자의 지위에서만 모든 주장을 제기하는 금융결제원의 입장)을 여과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것입니다(실제로, 감독관청의 보도자료에 제시된 것과 동일한 주장은 피고가 이 사건 원심에서 또다시 제기하였으나, 피고의 주장이 근거가 없다는 점은 2008나27426 사건 원고의 2008.11.13.자 준비 서면 제1면-제3면에서 충분히 설명하였고, 원심도 더 이상 피고의 이 주장을 거론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원고의 민원에 대하여 감독관청은 이처럼 언론사에 보도자료를 배포하는 방식으로 금융결제원의 입장을 옹호하고 대변한 다음, 정작 원고에게는 민원회신 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반면에 2006.6.29. 당시 감독관청 해당 부서에 근무하던 김태완씨(현재 경주 우체국 근무)는 원고에게 私的인 Email을 보내어, “어떠한 운영체제를 통해 인증서비스를 제공할 것인가는 사업자인 공인인증회사 자신이 사업방법을 선택하는 영업상의 자유영역에 있다고 본다”는 개인적 견해를 보내왔습니다. 이 견해가 과연 감독관청 내부의 결재라인이라도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었다면, 감독관청은 이 견해를 원고의 민원에 대한 회신으로서 감독관청 명의의 정식 공문으로 떳떳하게 작성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감독관청조차 이 견해를 공공연히 채용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인식하므로(감독권한 자체를 근본적으로 부정하게 되므로), 담당자 개인이 私的 Email 을 민원인에게 보낸 다음, 정작 민원에 대해서는 공식적 회신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피고는 김태완씨의 개인적 견해가 마치 감독관청의 견해인 것처럼 주장하며 을 제2호증으로 email 내용을 제출하였고, 원심은 이 견해를 아예 판결이유로 판시하는 무모함을 보이고 있습니다).
약 1년 후인 2007.4.26. 감독관청은 원고가 재차 제기한 민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공식적 답변을 보내왔습니다(을 제6호증):
현행 전자서명법령에 따르면, 은행(이용자)이 공인인증기관의 S/W를 이용할지, 전문보안업체의 S/W를 이용할지는 은행(이용자)의 영업상의 자율선택 사항입니다.
이 문언 자체에서도 이미 명백하듯이, 자율선택권을 누리는 자는 공인인증기관이 아니라, 이용자라는 점을 감독관청은 분명히 회신하고 있습니다. 전자서명법이 말하는 ‘이용자’는 은행, 카드사, 결제 대행사 등과 같이 전자 거래의 당사자로서 가입자(이 사건 원고와 같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은 일반 소비자)와 전자거래를 할 때 공인인증 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위에 있는 자를 말합니다.  요컨대, 감독관청은 은행이나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와 같은 ‘이용자’가 공인인증기관의 S/W(소프트웨어) 즉, 가입자 설비를 이용하기로 선택하면, 공인인증기관은 이용자들이 공인인증기관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제공해야 할 법률상 의무가 있다는 것을 당연한 전제로 삼고 있습니다.
피고 금융결제원은 자신이 공인인증기관이라는 인식이 아예 없습니다. 자신이 오로지 ‘금융결제’ 사업을 하는 ‘이용자’라고 오해한 피고는 감독관청의 이 회신이 마치 피고 자신에게 ‘자율선택’ 권능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생각한 나머지, 원고가 제출하려던 이 민원회신을 자신이 스스로 제출하고 있습니다(을 제6호증, 관련 사건 을 제11호증; 이 사건 원고의 2009.1.21 자 준비 서면 제14항 참조). 참고로,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이용자’)는 공인인증기관인 피고에게 공인인증기관의 소프트웨어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피고는 그 요청을 거절하고 있습니다(관련 사건 원심 판결서 제8면).
또한, 피고가 전자서명법 제7조를 어기고 파이어폭스 사용자와 그런 사용자들을 상대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이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 공인인증기관으로 거듭 갱신지정 받을 수 있었는지를 알아보고자 원고는 2006.6.2. 감독관청을 상대로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습니다.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자가 갱신지정을 신청하는 경우, 감독관청은 그 공인인증기관이 “그밖에 법 및 이 영의 규정을 성실히 준수하였는지 여부”를 심사하도록 되어 있습니다(전자서명법 시행령 제3조의3 제2항). 
정보공개청구에 대한 감독관청의 대응은 더한층 독특했습니다. 일단 공개 시한 연기 결정을 한 다음, 한달 가까이 지난 후 정보의 부분공개 결정을 하였는데, 그 이유는 “공개대상 정보의  관련기관인 공인인증기관의 경영, 영업상의 비밀,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한다는 사실이 “경영, 영업상의 비밀, 개인정보에 관한 사항”이 될 수 있다는 감독관청의 주장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피고가 IE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음에도, “그밖에 법 및 이 영의 규정을 성실히 준수”하는 것으로 감독관청이 평가하게 된 경위를 공개하라는 요구에 대하여, 감독관청은 결국 아무런 자료도 제시하지 못한 반면, 피고가 “법 제19조제2항의 규정에 의한 정기점검을 받았는지 여부”(전자서명법 시행령 제3조의3 제2항 제3호)를 보여주는 자료만을 부분 공개하였습니다. 법 제19조 제2항의 정기점검은 “인증업무에 관한 시설 및 장비의 안전운영 여부”에 대한 정보보호진흥원의 점검을 말합니다. 이 정기점검은 전자서명법 제7조와는 전혀 무관한 것일 뿐 아니라, 정보보호진흥원은 피고가 사용하는 시설과 장비의 안전성을 점검할 기술적 전문성만을 가질 뿐, 피고가 사용하지 않는 시설과 장비에 대하여 규범적 판단을 하거나,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시설과 장비(가입자 설비)를 일부러 갖추지 않음으로써 서비스 공급을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가 전자서명법 제7조에 어긋나는지를 평가하고 판단할 권한도 전문성도 없습니다.
감독관청의 무능과 무지는 물론, 심지어는 인가사업자와의 결탁마저 의심하게 하는 이러한 사정은 원고가 감독관청을 상대로 그 처분이나 처분의 결여를 다툴 당사자 적격을 인정 받고 행정 소송을 제기할 경우에나 거론의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공공 서비스 수요자인 국민이 인가사업자의 위법한 서비스 공급 거절로 고통을 받은 나머지, 그에 대한 구제 수단으로서 인가사업자를 상대로 제기한 민사 쟁송을 판단해야 할 법원이 “감독 관청이 묵인하므로 서비스 공급 거절이 적법하다”는 취지로 판결하고 만다면, 감독관청이 인가사업자와 결탁할 경우, 서비스 수요자는 더 이상 민사 쟁송으로는 그 권리를 구제받을 수 없다는 뜻이 될 것입니다.
 인증업무준칙 위반
원심과 제1심은 모두 “공인인증기관은 [감독관청에] 신고한 조건에 따라 공인인증역무를 제공하면 충분하다”고 판단하였습니다(각 판결서 제9면). 전자서명법 제6조는 공인인증기관이 인증업무 수행 방법, 절차, 이용 조건 등을 정하여 감독관청에 신고하도록 규정하며, 이렇게 신고된 인증업무준칙에 정해진 서비스 공급조건에 따라 피고가 인증역무를 수행해야 한다는 것은 이론의 여지가 없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그 인증업무준칙을 준수하는지는 이 사건 판단의 핵심적 중요성을 가지는 것입니다. 피고의 인증업무준칙 제1.3.8.1조는 다음과 같이 규정하고 있습니다:
등록대행기관은 법 제7조(인증역무의 제공 등)에 따라 정당한 사유없이 공인인증서 발급, 재발급, 갱신발급, 효력정지, 효력회복, 폐지 등의 공인인증서 관련 신청접수를 거부할 수 없습니다.
이 사건의 가장 중요한 쟁점이 바로 피고의 등록대행기관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공인인증서 발급, 재발급, 갱신발급, 효력정지, 효력회복, 폐지 등의 공인인증서 관련 신청접수를 거부”하고 있다는 것입니다(2009.1.21자 원고 준비서면 제17항, 제18항). 등록대행기관은 공인인증기관이 부담하는 법률상 의무 및 계약상 채무의 일부를 공인인증기관 대신 이행하도록 하고자 공인인증기관이 사용하는 자입니다. 전자서명인증업무지침(정보통신부 고시 제2007-25호) 제2조 제6호는 “등록대행기관이라 함은 공인인증기관을 대신하여 가입자에 대한 신원확인을 수행하고 공인인증서 발급, 효력정지, 효력회복 또는 폐지 등의 신청을 접수·등록하는 자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제28조(등록대행기관의 관리)는 “공인인증기관은 등록대행기관에게 등록 업무를 위임하는 경우 다음 각호의 사항을 1년마다 1회 이상 점검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며, 동조 제2호는 “공인인증서 신청서의 접수·등록 업무”, 제6호는 “기타 공인인증역무와 관련하여 공인인증기관이 위탁한 업무”가 등록대행기관에 의하여 적법하게 수행되는지를 공인인증기관이 점검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등록대행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역무 제공을 거부하는 경우, 등록대행기관의 고의나 과실은 피고의 고의나 과실로 보며, 등록대행기관이 서비스 제공을 위법하게 거부하는 경우, 피고는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하였다는 등의 사정을 입증하지 않는 한 이로 인한 책임을 면할 수 없습니다(민법 제391조, 제756조; 2009.1.21자 원고 준비서면 제15항, 제16항).
피고는 물론 피고의 등록대행기관들이 정당한 사유없이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고 있으므로 피고는 감독관청에 신고된 인증업무준칙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 원고의 주장인데, 원심과 제1심은 “신고된 인증업무준칙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면 적법하다”고 판시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는 것이므로, 원고가 제기한 주장을 전혀 판단 조차 하지 않은 것입니다.
바. 당사자 간의 특약이나 약관이 전자서명법 제7조를 무력화할 수는 없음
피고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에 원고와 같은 처지에 있는 가입(신청)자들은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기 위해서 어쩔 수 없이 IE 웹브라우저를 실행하도록 강요된다는 사정을 빌미로, 제1심은 원고가 “피고로부터 익스플로러를 사용하여 공인인증역무를 제공받겠다고 전제하고서 피고와 공인인증서비스 이용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수 있다”고 판시하고(판결서 제17면), 원심도 “피고는 익스플로러에서만 가동되는 ‘가입자 설비’를 통해 공인인증역무를 제공해 [왔고], 원고도 이러한 사정을 알고 익스플로러를 통해 공인인증서를 발급받았음은 스스로 인정하고 있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 즉, IE 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겠다는 묵시적 합의가 있었으므로, 파이어폭스에서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해도 무방하다는 것입니다.
 이른바 ‘묵시적 합의’
이러한 하급심 판단의 부당성은 길게 설명할 필요가 없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독점적 전기 공급권을 부여받은 전기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서초동에서만 전기를 공급하기로 결정하는 경우, 어쩔 수 없이 서초동으로 이사를 해서 전기를 사용하면 “서초동에서만 전기를 공급해 왔다는 사정을 알고 서초동에 와서 전기를 공급받았으므로 서초동에서만 전기 공급을 받겠다고 전제하고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할 수 있다”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나 다를 바가 없습니다(2009.1.21자 원고 준비서면 제20항 참조). 만일 하급심 재판부의 이러한 판단이 유지된다면, 전기, 수도, 도시가스, 전기 통신 등 여타의 공공 서비스 인가사업자들도 모두 이런 주장을 내세울 수 있게 될 것입니다. 국가기관·지방자치단체와 같은 수준의 공법적 규율을 받는 공인인증기관도 이런 주장을 제기하고 그 주장을 법원이 그대로 받아 주는 마당에 여타의 인가사업자들이 이 주장을 원용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습니다.
만일 피고가 서비스 수요자들에게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에서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 IE 웹브라우저에서 서비스를 받을 것인지를 선택할 여지를 제공한 상태에서 원고가 IE 웹브라우저로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기로 자유롭게 선택했다면, 하급심 재판부들의 계약해석이 수용될 여지가 있는지 모르겠으나, 피고는 IE 웹브라우저 외에는 어떠한 선택 가능성도 서비스 수요자에게 제공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묵시적 합의’ 운운한다는 것은 계약법의 기본 전제를 몰각한 처사입니다.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지 않으면 아예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피고의 행위는 서비스 수요자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일방적으로 박탈하는 것이지, 서비스 수요자와 피고가 웹브라우저 선택을 자유롭게 합의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뿐 아니라, 피고와 가입(신청)자들 간의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계약은 순전히 사적 자치에 일임된 관계가 아니라는 점을 하급심 재판부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私人 간에 체결되는 임대차, 도급, 매매 등 순전히 私的인 거래에서는 당사자의 합의가 우선하며, 계약 체결의 자유가 비교적 광범하게 인정될 수 있겠으나,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 계약은, 피고가 그 체결 여부를 함부로 선택, 거부할 수 없고(“보편적 역무”란 바로 이 뜻입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감독관청에 신고한 피고의 인증업무준칙에 따라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합니다. 바로 이 인증업무준칙 제1.3.8.1조는 피고의 등록대행기관이 “정당한 사유 없이 공인인증서 발급, 재발급, 갱신발급, 효력정지, 효력회복, 폐지 등의 공인인증서 관련 신청접수를 거부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서초동 주민에게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 새벽 2시에서 5시 사이에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따위의 “명시적 약정”을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계약 조항에 피고가 아무리 포함시켜 본들, 그런 약정들이 효력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런식으로 서비스 공급을 거부/제약할 “정당한 사유”가 없다면, 당사자 간의 계약 조항에 아무리 그런 조항이 포함되어 있더라도, 그리고 서비스 수요자가 서비스 공급이 그렇게 제약된다는 점을 알고 어쩔 수 없이 서초동으로 이사를 하고 밤잠을 설쳐가며 새벽 2시에서 5시 사이에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여 서비스를 받았다고 해서 법원이 “묵시적 합의” 운운하며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와 달리 해석한다면, 인가 사업자에 불과한 피고가 일방적으로 계약 조항을 강제로 삽입함으로써 자신이 감독관청에 신고한 인증업무준칙과 전자서명법 제7조를 일거에 모두 휴지조각으로 만들 수 있게 될 것입니다.
 이른바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
원심은 피고가 마련한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 약관 제6조에 “등록대행기관이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에는 공인인증서의 발급을 제한할 수 있다는 규정이 있으므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도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하였습니다(판결서 제7면).
원심 판결은 여러모로 놀라운 것이지만, 그 중에도 이부분 설시는 특히 경이로운 것입니다. 이 사건이 제기된지 2년 반이 지나도록 피고는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자신의 행위를 약관 제6조에 기대어 정당화하려 시도한 바는 없습니다. 노련한 법률가들로 구성된 국내 유수의 로펌이 대리한 피고가 약관 제6조의 존재를 지난 2년 반이 넘도록 알지 못해서 거론하지 않은 것이라고 상상할 여지는 없습니다. 피고가 자신의 약관 규정 제6조를 거론하지 않은 이유는, 어차피 약관의 이 규정은 전자서명법 제7조의 범위 내에서 유효한 것이지, 전자서명법 제7조를 수정, 개폐할 신통한 권능을 가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공인인증기관이 어느 경우에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는지는 국회가 제정한 전자서명법 제7조가 이미 규정하고 있습니다(“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만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수 있다는 규정). 이 규정은 대통령령으로도 그 범위를 함부로 변경, 개폐할 수 없고, 감독관청의 고시로도 서비스 제공 거부가 허용되는 범위를 함부로 확대하거나, 수정할 수 없습니다.  하물며 인가사업자 스스로 마련한 약관의 규정으로 전자서명법 제7조보다 더 광범한 역무 거절 범위를 설정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따라서 피고가 아무리 약관 제6조를 거론해 본들, 전자서명법 제7조를 피해갈 방도는 없다는 점을 피고의 대리인들은 잘 이해하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피고는 지금껏 자신의 약관 제6조를 거론하지 않은 것이지, 그 조항의 존재를 몰라서 언급하지 못한 것이 아닙니다. 원심은 이점 조차 이해하지 못한 채, 마치 약관 제6조가 피고의 역무 제공 거절을 정당화해 줄 수 있는 조항인 것처럼 착각하고, 피고가 제기하지도 않은 주장을 근거로 판결하고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조항들이 임의 규정으로 이루어져 있는 민사법과는 달리, 전자서명법은 강행성이 있는 행정 규제 법령이라는 점을 원심은 이해하지도 못하고, 당사자의 특약이나 약관이 전자서명법 제7조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오해한 것입니다.
그 뿐 아니라, 피고는 인증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이 있습니다. 따라서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이 아무런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을 호소하지 않고,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당연히 인증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피고 스스로도 이미 2006년 말에 파이어폭스는 물론이고 사파리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에게 까지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요한 가입자 설비의 자체 개발을 완료하였으므로, 업무상 기술상 지장이 없다는 점은 누구보다고 피고가 잘 알고 있습니다.
약관 제6조에서 말하는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은 특정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을 차별할 용도로 피고가 자의적으로 동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웹브라우저에 상관 없이 일반적으로 승인될 수 있는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단전(power failure)이나, 파업, 통신 장애, 시스템 자체의 오류(버그), 인증 시스템의 전면 업그레이드나 보안 점검에 소요되는 일정한 기간 등의 경우에는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있다는 점을 누구나 인정할 수 있습니다. 또한 웹브라우저의 버전이 바뀌어 호환성을 확보하는데 소요되는 기간 동안 인증 서비스 제공이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으로 인하여 중단, 제한될 수 있다는 점은 누가 보더라도 정당한 사유라고 인정할 수 있는 것입니다. 약관 제6조가 말하는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은 바로 이러한 사정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인증 기술에 대한 전문 지식도 없고, 약관 제6조를 피고가 거론하지 않은 법리적 이유 조차 이해하지 못한 원심은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라는 약관 조항 부분이 마치 피고 멋대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마구 거부하는데 동원될 수 있는 “백지수표” 처럼 해석한 것입니다. 원심의 이러한 해석은 법률 전문가 답지 못한 것입니다.
V. “정당한 사유”에 대한 입증 책임
피고가 마련한 약관, 피고가 감독관청에 신고한 피고의 인증업무준칙(Certification Practice Statement; CPS) 등은 모두 전자서명법에 어긋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효력이 있습니다. 특히 피고의 인증업무준칙 제1.3.8.1조는 “정당한 사유”없이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지 못한다는 점을 재차 확인하고 있습니다. 피고의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거부를 문제 삼는 이 사건 청구는 결국 피고가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에 귀결됩니다. 당사자 간의 ‘묵시적 합의’를 운운하고, 약관 규정의 피상적 문구가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규율하는 전자서명법 제7조의 규정을 배제하거나 대체할 수 있다고 오해한 하급심 재판부들의 판결은 이 사건 계약이 공법적 규율과 감독관청의 행정적 규제를 받는 계약관계라는 점을 전혀 이해하지 못한데서 오는 오류입니다.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는 여러 유관(relevant)한 사정들에 대한 증거에 기초하여 규범적으로 판단해야 할 문제이므로, 사실 확정과 법률 판단이 혼재된 것이라 하겠습니다(mixed question of law and fact).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를 판단하는데 유관한 사정들은 i) 수요자의 多寡, ii) 역무 제공에 소요되는 비용, iii) 기술적 어려움의 존부 및 정도, iv) IE 웹브라우저와 의미있는 경쟁관계에 있는 웹브라우저의 사용을 방해할 때 발생하는 경쟁제한적 효과, v) 안전성 및 보안에 대한 고려, vi) 해당 서비스의 공공성과 필수성 여부, vii) 관련 업계의 일반적 거래 관행 등이라고 원고는 생각합니다. 이 각 항목들에 대한 소상한 설명은 2008.5.29자 원고 준비서면 제12항 – 제35항에 이미 제시한 바 있습니다.
국내 인터넷 이용인구의 7%에 달하는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는 이용자의 多寡, 기술적 고려, 추가 소요 비용, 업계의 일반적 관행, 경쟁법적 고려, 공인인증역무의 공공성과 필수성 등 어느모로 보더라도 정당한 사유가 없다는 점을 충분히 소명하는 자료를 원고는 사실심 과정에서 매우 풍부하게 제출하였습니다.  반면에, 피고는 정당한 사유가 있다는 주장만을 제기하였을 뿐, 이를 뒷받침하는 어떤 증거도 제출하지 못하였습니다. 소요 비용이 많이 든다는 주장이 과연 사실이라면, 대강 얼마 인지라도 제시할 수 있었을 것이고,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는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점을 피고 자신의 전문 기술인력이 증언이라도 해 줄 수 있었을 것입니다. 업계의 관행이 IE 웹브라우저만을 지원하는 것이 만일 사실이었다면 관련 업계 종사자의 증언이나, 자료라도 제출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원고는 일반 소비자에 불과하고, 인증 기술의 내막을 알기 어려운 반면, 피고는 그 스스로 방대한 규모의 기술인력을 고용하고 있고, 관련 업계의 사정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피고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제출하기 가장 용이한 지위에 있는 자는 바로 피고 입니다. 하지만, 피고는 2년 반 동안 계속된 이 사건에서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기는 “어렵다”고 주장만 해 왔을 뿐, 어떤 정당한 사유가 있길래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지를 소명하는 단 한점의 증거 자료도 제출한 바 없습니다.
원심은 피고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기로 결정하기만 하면 법원은 서비스 제공에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아예 심사할 권한도 없어진다는 견해를 취했기 때문에,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자체를 완전히 누락하였습니다. 그러나 원심의 이러한 견해는 전자서명법 제7조에 정면으로 어긋나는 것이므로 지지 받기 어렵습니다. 대법원은 보편적 역무를 규정하는 여러 법 규정들에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정당한 사유”의 해석, 적용에 대한 안내를 이 사건 판결을 통하여 하급심 법원들에게 제공해 주는 것이 바람직하며, 정당한 사유의 존부는 어떤 기준과 증거들에 근거하여 판단해야 하는지, 누가 입증 책임을 지는지를 분명히 설시함으로써 하급 법원들이 올바른 법령 적용을 할 수 있도록 이끌어 주시기 바랍니다. 
VI. 기술적 전문성이 요구된다고 해서 사법심사를 포기할 수는 없음
하급심 재판부들이 공통적으로 드러내 보인 태도는, 이 사건 핵심 쟁점인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에 대한 판단을 회피하려는 것이었습니다. 제1심은 ‘감독관청이 OK하였으니, 법원은 더 이상 심사할 필요가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였고, 이에 원고가 그 판결은 법원이 사법 심사 권능을 포기하는 것이고, 감독관청에게 정당한 사유의 존부에 대한 판단 권능을 일임하는 것이라고 지적하자, 항소심 재판부는 ‘인가 사업자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기로 선택하면, 심지어 감독 관청조차도 정당한 사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는 취지로 판결하였습니다. 어느 누구도 인가사업자의 자율적 판단에 대하여 이의를 제기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한마디로 판단할 자신이 없다는 것입니다. 공인인증이 무엇인지, 공개키 기반구조가 무엇인지, 비대칭 암호화가 무엇인지, 해쉬값이 무엇인지, 블록 사이퍼 알고리즘이 무엇인지, 전자서명이 어떻게 생겼는지, 서명검증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 서명문의 구문구조가 어떤지, 웹브라우저 플러그인이 무엇인지, 어째서 어떤 플러그인은 거의 모든 웹브라우저에서 별도의 수정 없이 작동하고, 어떤 플러그인은 웹브라우저마다 별도로 컴파일 되어야 하는지, 플러그인이 클라이언트에게 어떻게 배포되는지, 코드 사인이 무엇인지, 신뢰체인이 무엇인지, 루트인증서가 무엇인지, 결제 대행 솔루션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인증 솔루션과 거래 솔루션의 관계가 무엇인지 등은 법률가가 알 수 없으니, 감독관청이 알아서 감독하거나, 인가사업자가 알아서 스스로 판단하라는 것입니다.
그러나, 국회는 이미 공인전자서명에 서명날인 또는 기명날인으로서의 ‘법률 효과’를 부여하는 입법을 하였고, 전자금융거래법령은 공인인증서의 사용을 공권력을 동원하여 ‘강제’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서를 사용하지 않고 전자금융거래를 수행하는 금융기관이나 전자금융업자는 금융감독원의 제재를 받고, 인가 취소를 당하거나, 심각한 불이익 처분을 당하게 되어 있습니다.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은 더 이상 법 제도와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로 얽혀 있습니다.
이 상황에서 법률가가 기술의 무지를 이유로 판단을 회피한다는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임무해태일 것입니다. MS 사의 불공정 행위가 우리 공정거래위원회에 신고되었을 때, 공정거래위원회는 오랜 기간을 투자하여 컴퓨터와 소프트웨어 기술에 대하여, 공정거래법 적용에 필요한 수준까지는, 연구하고 지식을 축적한 다음 심결을 내렸습니다. 미국의 연방법원, 유럽연합 법원도 소프트웨어와 관련된 사건을 처리하는데 필요한 수준의 전문 기술지식을 구비하기 위하여 상당한 노력과 투자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이 사건 하급심 재판부들은 여러 제도적, 사법행정적 제약으로 인하여 이 사건 판결에 필요한 수준의 기술 지식을 축적할 여력이 없는 상태에서 판결할 수 밖에 없었으나, 대법원은 자못 다른 접근을 하실 것을 기대합니다. 소프트웨어와 컴퓨터는 이제 더 이상 법률가들이 피해 갈 수 없는 사안이 되었습니다.
VII. 소프트웨어 및 솔루션 시장과 공정거래법
가. 이 사건 청구의 법리적 구조
피고는 전자서명법의 규제를 받는 공인인증기관이므로, 동 법률이 정한 서비스 제공 의무를 서비스 수요자와의 관계에서 부담합니다. 서비스 수요자는 “가입(신청)자”와 “이용자”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가입(신청)자는 이 사건 원고와 같이 고객(client)의 지위에서 전자거래를 수행하는 자이며, 이용자는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 사와 같이 특정한 거래 서비스를 이 사건 원고와 같은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서버(server), 즉, 거래 서비스 제공자입니다. 가입자와 이용자가 전자거래의 당사자들이며, 피고는 이들이 전자서명거래(금융/비금융 거래를 불문하고)를 할 수 있도록 이들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법률상 의무가 있습니다.
한편 이 사건 원고(가입자)와 피고 간에는 공인인증 서비스 이용 계약이 체결되었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서비스 제공 거부는 이 사건 원고에 대한 계약 위반이 되기도 합니다. 반면에,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이용자)와 피고 간에는 그런 계약관계는 없고, 전자서명법에 기한 법률상 의무를 피고가 페이게이트에게 부담하는 관계입니다. 페이게이트 뿐 아니라 모든 이용자, 즉, 거래 서비스 제공자들과의 관계에서도 그러합니다.
파이어폭스 사용 고객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정당한 사유 없이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는 이 사건 원고 및 그런 고객을 상대로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하는데, 피고의 행위가 위법한 이유는
전자서명법 제7조에 기하여 피고가 부담하는 법률상 의무를 어기는 행위이기 때문이고, 그와 동시에,
공정거래법 제3조의2를 위반한 경쟁 제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피고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를 위반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피고가 공정거래법 제5조나 제6조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이 아니라, 피고의 행위가 민법 제750조에서 말하는 일반적인 ‘위법성’이 있다는 취지이므로, 피고의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23조에도 물론 어긋나므로 위법하다는 주장을 당연히 포함하는 것입니다.
피고의 행위가 전자서명법 제7조를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주장과, 공정거래법 제3조의2(및 제23조)를 위반하여 위법하다는 주장은 서로 별개의 논점입니다. 전자는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할 정당한 사유가 없으므로, 서비스가 제공되어야 한다는 취지인 반면, 후자의 주장은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할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습니다. 공정거래법은 어떤 사업자가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 의무가 있는 경우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닙니다. 공정거래법은 원칙적으로 모든 사업자들이 스스로의 사업판단으로 상품이나 서비스 공급을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음을 전제로 하나, 일정한 경우에는 그런 자율적 사업 판단에 기한 상품/서비스 공급 거절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을 부당하게 방해하게 되므로, 이를 규제하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공정거래법과 관련하여 이하에 제시하는 논점들은 피고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 의무가 있는지 여부와는 전혀 무관하게 검토되어야 하는 것들입니다. 요컨대, 피고에게 전자서명법 제7조에 기한 서비스 공급 의무를 인정할 수 없다고 해서 이하의 논점들에 대한 검토가 불필요하게 되는 것이 아닙니다. 물론 원고는 피고가 전자서명법 제7조를 어기는 위법한 행위(부작위)를 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이 사건 원고 및 관련 사건 원고에게 피고가 가한 손해는 배상되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그 입장이 지지 될 수 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공정거래법과 관련된 아래 주장에 대한 판단도 필요합니다.
나. 관련 시장의 획정
이 사건 및 관련 사건을 병합 심리한 원심은 두 사건 원고들이 피고의 공정거래법 위반에 관한 주장의 전제로 삼는 관련 시장이 무엇인지 조차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판결을 내리는 오류를 범하고 있습니다.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절하는 피고의 행위는 다음과 같은 관련 시장들의 질서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가하는 것입니다: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시장: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의 조건으로 거래 상대방인 이 사건 원고와 같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IE 웹브라우저를 실행하도록 강요하고,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는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을 거절하므로, 소비자들은 자신의 기호에 맞게 웹브라우저를 자유롭게 선택하지 못하고, 모든 전자금융거래에 공인인증서를 사용하도록 법령으로 강제당하므로 어쩔 수 없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요됩니다. 따라서, 피고는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부당하게 제한합니다. 피고가 파이어폭스 사용 고객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비록 전자금융거래에 공인인증서 사용이 법령으로 강제되더라도, IE 만을 사용하도록 강요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 피고가 그 서비스 공급의 조건으로 거래 상대방인 이 사건 원고와 같은 소비자들로 하여금 IE 웹브라우저를 실행하도록 강요하고,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는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을 거절하므로, 공인인증서가 사용되어야 하는 전자 결제 거래는 고객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때에만 가능하게 됩니다. 국내 결제 대행 서비스 사업자들 중에는 피고(결제대행 사업자이기도 합니다)와 같이 고객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결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수준의 기술력만 구비한 자가 대부분이지만,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와 같이 결제 고객이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결제 대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술력이 있는 사업자가 있습니다. 그러나,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IE 에서만 공급하므로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피고 등 여타의 결제 대행 사업자들과 정당하게 기술력으로 경쟁하지 못하도록 방해받게 됩니다. 따라서, 피고의 행위는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부당하게 방해합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관련 시장이 웹브라우저 시장 뿐 아니라,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이라는 점은 두 사건 원고들이 누누히 주장한 바 있고(2007.11.5.자 원고 준비서면 제97항 제iii호, 제iv호; 2008.5.29. 원고 준비서면 제34항; 병합 심리된 2008나27426 사건 원고의 항소이유서 제62항 제iii호, 그 사건 원고 2008.12.12자 최종준비서면 제38항-제41항), 특히,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제기한 소송은 거의 전적으로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정당한 경쟁이 방해 받고 있다는 점을 그 내용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피고는 결제 대행 사업까지 겸영하고 있으므로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와 피고는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 직접적인 경쟁 관계에 있기까지 합니다. 그러나, 원심은 두 사건 판결문 어디에도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질서가 피고에 의하여 인위적으로 교란되고 있다는 원고들의 주장에 대하여 판단하지 않고 있습니다.
원심의 이러한 판단 유탈은 이 사건 원고가 제기한 청구의 당부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결과가 됨은 물론이고,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제기한 청구에 대한 판단은 아예 그 전체를 송두리채 누락한 셈이 됩니다. 어째서 이런 판결이 내려졌는지 납득하기는 어렵습니다.
이하에서는 피고의 행위가 웹브라우저 시장의 경쟁을 제한하지 않는다는 원심 판단의 오류를 우선 지적하고, 피고가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을 부당하게 방해하고,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하겠습니다.
다. 웹브라우저 사업자의 사업을 방해함
“공인인증서 사용가능 여부가 웹 브라우저 선정의 절대적이거나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할 수 없다”는 원심 판단(판결서 제14면)은 원심 재판부가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가 어떻게 선택되는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낼 뿐 입니다.
첫째, 피고는 마치 국내의 모든 사용자들이 윈도우 운영체제를 사용하는 듯 전제하고, 공인인증 서비스가 필요한 거래를 수행해야 할때에는 IE 웹브라우저를 ‘실행’하기만 하면 된다고 주장하나, 매킨토시와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자들은 IE 웹브라우저를 실행할 수 조차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IE 웹브라우저는 윈도우 운영체제와 결합(lock-in)되어 있고, 윈도우 운영체제를 돈을 주고 구입하지 않으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매킨토시나 리눅스 운영체제 이용자에게는 공인인증 서비스가 IE 웹브라우저에서만 제공된다는 사정은 불편의 정도 문제가 아니라, 아예 운영체제의 자유로운 선택조차 방해하고 있습니다. 파이어폭스는 윈도우, 매킨토시, 리눅스 운영체제에서 모두 작동하므로 소비자의 운영체제 선택을 인위적으로 강제하지 않습니다(갑 제32호증 중, 정두수 진술서 제3면).
둘째, 윈도우를 선택한 자의 경우에도, 파이어폭스로는 온라인 뱅킹, 온라인 쇼핑, 전자민원 신청, 기타 공인인증서 사용이 필요한 거래를 전혀 수행할 수 없다는 사정은 웹브라우저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사정입니다. 원심은 “웹 브라우저는 인터넷 접속을 주된 목적으로 하는 프로그램이지 공인인증서 이용만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고 판시하였으나(판결서 제14면), 이 설시는 원심이 컴퓨터와 인터넷 기술을 전혀 모른다는 점을 드러낼 뿐입니다. “인터넷 접속” 기능은 웹브라우저가 수행하는 것이 아니라, TCP/IP 프로토콜을 구현하는 라이브러리와 네트웍 인터페이스(랜 카드, 무선 인터넷 접속 카드) 드라이버가 제공하는 것입니다. 인터넷 접속 자체는 컴퓨터 사용자의 개입이 필요 없이 이루어지는 것입니다.
반면에 웹브라우저는 이미 인터넷 접속이 이루어진 상태에서 컴퓨터 사용자가 원하는 여러 작업과 거래를 할 수 있게 하는 사용자 프로그램(user agent) 입니다. 정보 검색, 정보 열람 등의 작업도 물론 중요하지만, 오프라인에서 실제로 창구에 가거나, 가게에 가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더 높은 수수료를 물면서 거래를 수행하는 대신, 온라인으로 간편, 신속하게 뱅킹 거래, 쇼핑 거래, 민원 신청 등을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인터넷과 웹브라우저가 제공하는 가장 중요한 매력입니다.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는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으므로 이 모든 거래를 전혀 할 수 없고, IE 웹브라우저에서는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이 모든 거래가 가능하다는 사정이 웹브라우저 선택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 웹브라우저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말입니까?
셋째, 원심은 “웹 브라우저마다 인터넷 접속 속도, 검색 편의성, 보안성 등 특성이 다르다. 인터넷 사용자는 웹 브라우저의 특성을 비교하여 자신의 기호에 맞게 웹 브라우저를 선택한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서 제14면). 피고가 파이어폭스와 IE 간에 차별 없이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했더라면, 원심 판시가 옳습니다. 즉, 두 제품 간에 가능/불가능한 거래 유형의 차이가 없다면, 두 제품은 메뉴 항목이나 프로그램의 외관, 전체적 이용 편의성 등에 그다지 차이가 없으므로, 바로 원심이 거시한 접속 속도, 검색 편의성, 보안성 등 각 제품에 고유한 특성을 근거로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웹브라우저를 선택하였을 것입니다. 바로 이렇게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따라, 그리고 각 웹브라우저의 고유한 성능에 따라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도록 되어야 옳다는 것이 원고의 주장입니다. 그러나 피고가 IE 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므로, 파이어폭스로는 온라인 뱅킹, 온라인 쇼핑, 전자민원 신청, 온라인 세금 납부, 정부 조달계약 응찰 등을 전혀 할 수 없습니다. 만일 피고가 파이어폭스에서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했더라면, 두 제품 간에 가능/불가능한 거래 유형의 차이가 없어지므로, 원심의 판시대로 “접속 속도, 검색 편의성, 보안성 등 [제품 자체의] 특성”에 따라 소비자들이 “자신의 기호에 맞게” 제품을 선택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파이어폭스로는 온라인 뱅킹, 쇼핑, 전자민원 신청 등을 전혀 할 수 없다는 사정은 웹브라우저 자체의 성능 문제가 아니라, 그런 거래에는 공인인증서 사용이 제도적으로 강제되는데, 피고가 바로 이 공인인증서를 파이어폭스에서는 발급해 주지 않기 때문입니다. 웹브라우저 자체는 별 차이가 없는데, 피고가 차별적으로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거나 거부함으로써 두 제품 간에 막대한 차이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피고가 인위적으로 만들어 낸 이 엄청난 차이는 두 제품 간의 공평한 경쟁을 완전히 불가능하게 하는 것입니다.
넷째, 우리 공정거래위원회는 윈도우 미디어 플레이어(“WMP”) 끼워팔기 사건의 심결문(2002경촉0453, 2005경촉0375)에서, WMP 프로그램을 윈도우 운영체제에 아예 탑재하여 제공하는 MS사의 행위가 동영상 재생 프로그램 시장의 공정한 경쟁을 방해한다고 판단하였습니다. 그 이유는 경쟁 프로그램은 소비자들이 이를 인터넷에서 내려받아 설치해야 하는 반면, WMP는 내려받을 필요가 없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경쟁 프로그램의 확산에 ‘사소한 불편’이라는 장애를 인위적으로 만들어 두었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소비자가 곰(GOM) 플레이어나 리얼 플레이어 등을 내려받고, 이들 플레이어를 실행하는 행위를 MS 사가 방해하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는 어떤 제약도 없이 이들 프로그램을 내려받을 수 있고, WMP와 GOM 플레이어를 함께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WMP를 사용하지 않고 GOM 플레이어를 사용한다고 해서 MS사가 무슨 서비스를 거부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에도 소비자들이 소프트웨어를 자유롭게 선택함에 있어서는 이러한 “사소한 불편”이 치명적 장애로 작용한다는 것입니다.
피고는 소비자가 IE를 사용하지 않으면, 웹브라우저로 소비자들이 수행하는 작업 중 가장 큰 비중을 가지는 온라인 뱅킹, 온라인 쇼핑에 필요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아예 거절합니다. 이 상황에서 어떻게 소비자들이 웹브라우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단 말입니까? 원심은 “웹 브라우저는 인터넷에서 사용자가 자유롭게 무료로 다운로드 할 수 있고, 여러 개의 웹 브라우저를 함께 사용할 수도 있으므로 웹 브라우저 선택권이 침해당하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서 제15면). 원심은 피고가 소비자들이 파이어폭스를 다운로드 받지도 못하게 방해해야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이 비로소 침해당할 수 있다는 듯 판시하였으나, 이런 판시는 소프트웨어의 속성을 이해하는 독자들의 웃음거리가 될 뿐입니다.
다섯째, 웹브라우저는 일정한 기간 동안 상시로 사용하면서 자신이 자주 필요로 하고 방문하는 ‘즐겨찾기’ 페이지들과 자동 입력 정보(웹페이지에 제시되는 양식 입력칸에 소비자가 입력하는 정보를 웹브라우저는 기억할 수 있습니다; 주소, 이메일, 계좌 번호, 로그인 id, 비밀번호 등을 처음 방문 때 한번 입력하고 나면, 매번 새로 입력할 필요가 없이 신속하게 거래를 마칠 수 있습니다), 각 웹사이트가 사용하는 쿠키(cookie)들에 대한 축적된 정보가 마련되면 될수록 소비자에게 더욱 큰 효용과 편리함을 제공하게 됩니다.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자는 하나의 웹브라우저에 이 모든 정보가 누적적으로 축적되지만,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용자는 공인인증 서비스가 필요한 거래 수행을 위해서 어쩔 수 없이 두개의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요되므로, 이들 정보가 분산됩니다. 따라서, 시간이 가면 갈수록 불편이 가중되며, 작업 효율이 감소됩니다.
여섯째, 공정거래위원회가 이미 설명한 바와 같이, “소비자들은 필요 이상의 소프트웨어 설치를 꺼리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상당수 소비자들은 동일한 기능을 수행하는 여러 개의 소프트웨어의 경우에 더욱 중복설치를 꺼리기 때문에,” 피고의 행위는 더욱 효과적으로 경쟁을 방해하게 됩니다. 즉, IE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가 제공되므로, IE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은 IE만을 상시로 사용하면 되지만,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은 공인인증 서비스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두개의 웹브라우저를 중복해서 설치하고 사용하게 되는데, 대부분의 사용자들은 일정 기간이 경과하고 나면, 그 불편을 견디지 못하고 IE 웹브라우저 하나만 사용하게 됩니다.
일곱째, 원심은 “피고가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가졌다는 점을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서 제14면). 경쟁 제한의 ‘의도’가 있었는지는 경쟁 제한의 ‘결과’가 말해 줄 수 있습니다. 이 점은 대법원 전원 합의체 판결(2002두8626)에서도 다음과 같이 설명된 바 있습니다: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위와 같은 효과[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가 나타났음이 입증된 경우에는 그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고 또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
IE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피고의 행위가 웹브라우저의 경쟁을 제한하지 않았다면, 어째서 세계 시장에서의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40%에 육박하는 판에, 한국에서는 고작 7%(포털 사이트 접속 트래픽 기준; 금융 사이트는 물론 100% IE로만 거래가 이루어 집니다)에 머물고 있는지를 설명할 방법이 없습니다. 금융, 쇼핑 등의 거래 사이트 접속 통계까지를 모두 반영할 경우, 한국 시장의 IE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지난 10년 간 줄창 세계 정상을 달리고 있다는 사실은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한국에서만  MS윈도우에 IE웹브라우저가 포함되어 배포되고 있습니까?
마샬 군도, 레소토, 아프가니스탄 등 한참 처지는 2위권 국가들에서도 IE웹브라우저는 MS윈도우에 당연히 포함되어 배포되고 있습니다. 어째서 한국이 이들 국가를 훨씬 따돌리고 IE 점유율 세계 최고를 10년 연속 기록하고 있습니까? 한국의 인터넷 사용자들이 모두 컴맹/문맹이어서 파이어폭스를 어디서 어떻게 내려받는지 아는 사람의 비율이 중국, 인도네시아, 루마니아 등의 국가들 보다 낮다는 말입니까? 관련 사건 2009다29038 갑 제35호증 참조.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한국 판이 없는 것도 아니며, 인터넷에서 이 프로그램을 내려받는데 외국보다 한국에서 유난히 더 시간이 많이 걸리고 어려운 것도 아닙니다. MS사가 한국 고객들에게 특별히 잘해준 것도 없고, 파이어폭스가 한국에서 특별히 밉보인 것도 없습니다. 오히려 세계에서 MS 윈도우와 MS 오피스의 판매 가격이 가장 비싼 곳이 한국이라는 점은 이미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점을 소명하는 자료는 하급심 재판부에 이미 제출한 바 있습니다. MS사가 한국에서만 IE 웹브라우저를 윈도우에 끼워서 배포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 모든 나라에서 IE웹브라우저는 윈도우 운영체제에 끼워서 배포됩니다. 그러나 전자금융거래의 100%가 IE웹브라우저로만 수행되는 나라가 세상에 한국말고 어디에 있습니까? 이것이 웹브라우저에 대한 경쟁이 제한된 결과가 아니고 무엇입니까?
피고는 자신이 이런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이미 그런 결과가 있으므로 자신은 그 결과를 반영하여 IE 웹브라우저만을 지원할 뿐이라고 주장하고, 원심은 이 주장을 그대로 채용하여, “피고는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될 2000년 당시부터 현재까지 익스플로러가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어 그러한 기술적 환경을 기반으로 공인인증역무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한”것이고, “가장 높은 이용률을 가진 익스플로러에 최적화된 공인인증역무만을 제공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할 수 없다”고 판시하고 있습니다(판결서 제12면).
요컨대,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라는 주장을 제기함으로써, 피고는 자신의 행위와 국내 시장이 IE 일색으로 된 결과 간의 인과관계를 부인하려 시도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닭이 먼저건 달걀이 먼저건, 인과관계 자체가 부인될 수는 없습니다. IE지배율이 이미 높았다 하더라도, IE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파이어폭스에서 아예 서비스를 거부하면, IE 지배율은 더욱 높아지게 되며, 하락의 가능성마저 봉쇄되는 것입니다. 닭이 되었건 달걀이 되었건, 양자는 모두 인과의 연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닭 없이 달걀이 생겨날리 없고, 달걀 없이 닭이 생겨날리 없습니다. 피고의 주장은 자신이 개나 고양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저 닭인지, 달걀인지 모르겠다는 취지에 불과하므로, 자신이 그 인과고리의 일부를 이루고 있다는 점은 자인하는 것입니다. 서로 때리며 싸움을 벌인 자가, “상대방이 먼저 때려서 나도 때렸다”고 주장한다고 해서 인과관계가 부인되는 것도 아니고, 위법성이 없어지는 것도 아닙니다.
IE 점유율이 높다고 해서 파이어폭스 사용을 못하도록 치명적으로 방해하는 피고의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습니다. 피고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고 국내의 공인인증 서비스 시장을 지배해 온 지난 9년간 한국의 IE 웹브라우저 점유율이 레소토, 아프가니스탄, 마샬 군도 등의 올망 졸망한 2위권 국가들을 현격하게 따돌리고 부동의 세계 1위를 점해 온 기이한 사실, 그리고 피고 자신의 행위와 국내 시장의 기형적 IE 웹브라우저 점유율 간에 존재하는 인과의 연쇄 고리(파이어폭스로는 전자상거래를 일체 못하도록 만들면 파이어폭스 이용자가 늘어나기 어렵다는 상관관계) 자체는 스스로 시인하는 피고의 진술을 눈 앞에 두고서도 피고의 행위가 웹브라우저의 자유로운 선택을 방해할 의도도 없고 결과도 없다고 판시하는 원심의 태도는 맹목적 부인(blind denial)이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하기 어렵습니다. 
라. 결제 대행 사업자의 사업을 방해함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을 거절함으로써 모든 전자금융거래가 IE 웹브라우저로만 이루어지도록 만드는 피고의 행위는 결제 대행 서비스 사업자들 간의 공평한 경쟁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것이라는 주장은 이 사건 원고도 거듭 제기한 바 있지만, 특히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제기한 청구의 가장 중요한 핵심 내용입니다. 전자서명법 제7조에도 불구하고 공인인증기관이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다는 원심의 놀라운 판단이 설사 유지된다 하더라도, 피고의 그러한 자유로운 사업전략이 다른 사업자의 사업활동을 부당하게 방해하는 행위로 평가된다면, 피고는 그로 인한 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원심은 이 핵심적 주장에 대한 판단을 완전히 누락하고 있으나, 피고에게는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질서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도 있고, 그 결과도 있다는 점은 아래에서 보듯이 부인할 수 없습니다:
첫째, 피고가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은 후 결제 대행 사업에까지 진출하여 인증 사업과 결제 사업을 겸영하고 있으므로,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와 피고는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 직접적 경쟁 관계에 있다는 점은 이미 설명드렸습니다. 피고는 실시간 계좌 이체 결제만을 취급하므로 신용카드 결제를 처리하는 페이게이트와는 직접적 경쟁관계에 있지는 않다고 주장하나, 이 주장은 근거가 없습니다. 쇼핑고객은 신용카드 결제와 계좌 이체 결제를 대체 관계에 있는 대등한 서비스로 이해하고 있으며, 실제로 쇼핑몰들은 결제 단계에서 신용카드 결제와 실시간 계좌 이체 결제를 선택 가능한 수단으로 모두 제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계좌 이체 결제 만을 결제 수단으로서 쇼핑고객에게 제공하는 쇼핑몰은 없습니다. 그리고, 실시간 계좌 이체 결제를 처리하는 이니시스, 데이콤 등의 결제 대행사 역시 신용카드 결제와 계좌 이체 결제를 모두 취급하고 있으며, 이 둘은 모두 온라인 지급 결제 수단이라는 점에서 차이가 없습니다.  요컨대, 신용카드 결제 서비스 시장과 계좌 이체 결제 서비스 시장이 제각각 별도로 존재하는 것이 아닙니다. 쇼핑고객들이 신용카드 결제를 많이 선택하면, 계좌 이체 결제의 규모는 줄어들고, 계좌 이체 결제를 많이 선택하면 신용카드 결제의 규모가 줄어듭니다. 결제 대행사가 벌어들이는 수수료 수입 역시 이에 상응하여 줄어들거나 늘어납니다.
둘째, 파이어폭스 사용 고객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는 결제 대행 시장에서 피고가 누리는 지위를 유지·강화하려는 의도가 있을 뿐 아니라, 결제 대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고 시장 질서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가함으로써 결제 대행 서비스의 가격 상승, 결제 대행 기술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 결제사업자 수의 감소, 결제 서비스의 다양성 감소 등의 결과를 낳습니다. 피고의 결제 기술은 쇼핑 고객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해야만 결제 거래를 처리할 수 있는 반면,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의 결제 기술은 쇼핑 고객이 무슨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건 결제 거래를 모두 처리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쇼핑고객의 100%가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요하면, 피고의 결제 기술이 가진 후진성이 “표가 나지 않게” 되어,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 피고가 기확보한 점유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게 됩니다. 반면에,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가 제공되면, 쇼핑고객의 적어도 7% 또는 그 이상이 파이어폭스로 쇼핑하는 상황이 오게 됩니다. 이럴 경우, 대부분의 쇼핑몰들은 페이게이트와 같은 기술을 가진 결제 대행사와 결제 대행 계약을 체결하기를 선호하게 될 것이므로, 결제 대행 시장에서 피고가 현재 누리는 점유율은 급속히 하락할 운명에 놓이게 됩니다(2008나27426 사건 원고 항소이유서 제71항). 바로 이 상황을 저지하기 위하여 피고는, 자신이 이미 개발을 완료했음을 자인하고 있는 파이어폭스용 공인인증 가입자 설비를 일부러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파이어폭스 사용자가 공인인증 서비스를 못받도록 하고 있는 것입니다.
세계 각국 어느 인증기관도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어려움을 호소하지는 않습니다. 피고 역시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물론이고(윈도우/리눅스 운영체제에서 모두), 사파리(Safari) 웹브라우저 사용자들을 위한 공인인증 가입자 설비까지 이미 2006년 말에 자체 개발 완료했습니다. 따라서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는 데에는 아무런 “업무상 또는 기술상 지장”이 없다는 점은 피고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그렇기 때문에 2년 반이 넘도록 피고는 자신의 약관 제6조를 거론조차 하지 않은 것이며, 피고의 전문 기술인력을 감히 증인으로 내세우지도 못한 것입니다. 기술상 지장이 있었다면, 피고는 당장에 그런 취지의 증언을 제출하였을 것입니다). 피고가 ‘스스로의 사업 판단으로’ IE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웹브라우저에서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못받도록 하는 이유는 피고가 아직 IE 외의 웹브라우저에서 결제 거래를 수행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였기 때문입니다. 결제 대행 시장에서 자신이 누리는 기존 점유율을 유지·강화하기 위하여, 피고는 공인인증 시장에서 자신의 시장 지배적 지위를 남용하여 IE 웹브라우저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절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국내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은 다음과 같은 경쟁 제한의 결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페이게이트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결제 대행 업자들은 IE웹브라우저 전용으로 10여년 전에 개발된 동일한 결제 기술을 천편일률적으로 구사합니다. 결제 서비스의 다양성이 현저히 감소한 나머지 거의 존재하지 않는 수준입니다(국내 결제 시장에서 페이게이트의 점유율은 미미합니다). 실시간 계좌 이체 결제 서비스 시장은 현재 금융결제원, 이니시스, 데이콤 3개사가 대동 소이한 ‘IE전용 기술’을 구사하며 장악하고 있습니다.  유력한 경쟁사업자 수가 현저히 감소하여, 과점 상태로 유지되고 있는 것입니다. 기술의 다양성도 없고, 기술 혁신의 動因도 없습니다. 만일 파이어폭스에서도 공인인증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기존의 결제 대행 시장의 구도는 근본적으로 바뀌고, 신규 사업자들이 새로운 결제 기술을 경쟁적으로 개발하여(이점은 피고도 스스로 자인하고 있습니다; 항소심 구두변론 중 진술 내용), 결제 기술의 혁신과 서비스 가격의 인하를 기대할 수 있을 것입니다.
페이게이트를 제외한 국내 업체들의 결제 대행 기술은 오로지 국내용으로만 전락해 있습니다(해외 결제 시장에서는 페이게이트사가 여타의 경쟁사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은 시장 점유율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만 벗어나면, IE 에서만 결제가 가능한 국내 업체들의 결제 대행 기술은 아무데서도 환영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국내 업체들이 천편일률적으로 구사하는 결제 기술은 국제 경쟁력이 전혀 없습니다. IE 에서만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공인인증 서비스를 아예 받지 못하도록 하는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국내의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이 인위적으로 제한되어 왔기 때문에 생겨나는 결과입니다.
셋째, 피고의 행위는 원심이 인용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2002두8626)에 따르더라도 그 ‘부당성’을 인정할 수 있습니다. 즉, 원심은 위 대법원 판결의 의미를 오해하고 그릇 적용한 것입니다(후술). 대법원이 2002두8626 사건에서 POSCO의 거래 거절에 ‘부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결정적인 이유는, 냉연강판 시장의 사업자인 현대 하이스코가 비록 POSCO로부터는 열연 코일을 공급받지 못했으나, “일본으로부터 열연코일을 자신의 수요에 맞추어 수입하여 냉연강판을 생산·판매하여 왔고 순이익까지 올리는 등 정상적인 사업활동을 영위하여 옴으로써 결국 냉연강판시장의 규모가 확대되었다”는 사정이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사건에서 피고의 공급 거절이 문제되는 서비스는 ‘공인인증 서비스’입니다. 열연 코일처럼 아무데서나 돈을 주고 사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오직 감독관청이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한 자만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일 뿐 아니라, 더욱이 공인인증 서비스는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사가 직접 그것을 피고 외의 국내 공인인증기관(예를 들어, 한국정보인증은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 서비스를 제공합니다)으로부터 공급받거나 구입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쇼핑고객들 각자가 자신의 공인인증서 발급 기관을 한국정보인증으로 바꾸는 결정을 해야 비로소 변화가 가능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대부분의 쇼핑고객들은 금융결제원으로부터 공인인증서를 발급받고 있을 뿐이므로(이 점은 원심도 적법히 인정하고 있습니다: “공인인증기관별 인증서비스 대상에 차이가 있는데, 피고의 인증서비스는 인터넷 뱅킹, 온라인 신용카드 거래 등을 대상으로 한다.” 판결서 제3면), 결제 대행사인 페이게이트는 오로지 피고가 선처해 주기만을 바라는 외에는 어떠한 대안도 없는 것입니다. 그뿐 아니라, 한국정보인증이 공인인증 시장에서 가지는 점유율은 파이어폭스 사용자의 비율보다도 낮습니다.
마.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함
원심은, 파이어폭스를 사용하는 고객에게는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하는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파이어폭스 사용자는 자신의 컴퓨터에 있는 여러 개의 웹 브라우저 중 주로 사용하는 파이어폭스가 아닌 익스플로러를 실행해야 하는 정도의 불편”이 있을 뿐 이므로 피고의 행위는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시하였습니다(판결서 제15면). 이러한 판시는 원심이 공정거래법이 말하는 ‘소비자의 이익’이 무엇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불공정 행위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 심결문(2002경촉0453, 2005경촉0375)을 보면, 다음과 같은 행위가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다고 설명되어 있습니다: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하는 행위: 기술적으로 우수하거나 동등한 경쟁 사업자를 시장에서 축출하거나, 그들의 사업을 방해하고, 신규 사업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것에 대한 장벽을 형성하는 행위는 소비자들이 경쟁 제품을 이용할 기회를 사전에 현저히 제약하는 행위로서 공정한 경쟁에 의하여 소비자가 성능과 품질 면에서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권리를 침해한다 할 것이므로 장·단기적으로 소비자들의 후생을 감소시켜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하거나 저해할 우려가 있다.
소비자들의 제품 선택권을 침해하는 행위: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도록 강요하는 행위는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고, 이러한 선택권 침해는 소비자들에게 비용상의 불이익을 야기하므로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하는 행위이다. (참고: 특히 리눅스나 매킨토시에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소비자가 IE 웹브라우저 사용을 강요당하는 경우에는, 자신이 원하지 않는 윈도우 운영체제를 구입하도록 강요당합니다)
경쟁제한 행위는 기술혁신을 감소시켜 소비자의 이익을 저해한다. (웹브라우저는 한국의 사업자가 개발하는 것이 아니므로, 기술혁신을 촉진할 수준의 경쟁이 가능한지는 세계 시장의 상황에 좌우됩니다. 그러나, 결제 대행 서비스는 한국의 사업자들이 개발하여 제공하는 것인데,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경쟁이 피고의 행위로 제한된 결과, 한국의 결제 대행 기술은 지난 10년간 아무런 진전도 혁신도 없었습니다. 혁신적 결제 기술을 확보한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는 IE 외의 웹브라우저 사용고객이 공인인증 서비스를 받지 못하기 때문에 그 기술을 발휘할 기회가 원천 봉쇄되고 있습니다.)
원심이 거시한 것과 같이, 소비자가 자신이 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를 실행하도록 강요되는 상황이 바로 i) 경쟁을 제한 하고, ii) 소비자의 선택권을 침해하며, iii) 그 결과 기술혁신을 감소시키게 되므로, 소비자가 성능과 품질 면에서 우수한 제품을 선택할 기회를 박탈하고, 권리를 침해하며, 비용상의 불이익을 야기하여 장·단기적으로 소비자들의 후생을 감소시키는 것입니다. 원심은 자신이 판시하는 내용(원하지 않는 소프트웨어 사용을 강요 당한다는 사실)의 경쟁법적 의미가 무엇인지 조차 이해하지 못하는 것입니다.
심지어 원심은 “국내 웹 브라우저 사용자 약 93%가 익스플로러를 사용하고 있고, 온라인에서 상품이나 용역을 제공하는 이용자[쇼핑몰, 결제 대행사, 은행 등 거래 서비스 제공자를 말합니다]들도 대부분 익스플로러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고 있다”고 스스로 판시하고서도(제15면), 이 사정이 바로 공정거래위원회가 설명한 소비자의 이익을 현저히 저해할 우려가 있는 사정(제품과 서비스의 다양성이 감소되고, 소비자가 성능과 품질면에서 우수한 경쟁 제품이나 서비스를 선택할 기회가 사전에 박탈되고 있다는 사정)이라는 것조차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항소 이유서 제66항 참조).
소비자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다운로드 받기만 하면 웹브라우저 선택권이 보장된 것처럼 판시한 원심은, 그렇게 다운로드 받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를 소비자가 실제로 사용하면, 피고는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함으로써 치명적인 장애를 가하고 있다는 사정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피고 금융결제원이 “가입자가 다른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지는 않으므로, 소비자의 웹브라우저 선택권을 침해하지 않았다는 원심의 판시는 불공정거래 행위가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원심이 전혀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드러내 보일 뿐입니다.
또한, “다른 웹 브라우저를 ... 사용할 경우 피고가 공인인증역무를 거부하는 것도 아니다”라는 원심의 판시(제15면)는 당사자 간에 다툼 없는 사실에 반하는 것입니다. 파이어폭스를 사용할 경우에도 피고가 공인인증 역무를 제공했더라면, 이 사건 소송이 제기될 이유가 없습니다. 소비자가 혹시라도 IE가 아닌 다른 웹브라우저를 피고 몰래 사용하는지를 피고가 감시하고, 만일 다른 웹브라우저를 일반적인 웹서핑 등의 용도로라도 사용할 경우에는, 피고가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부해야, 비로소 피고가 공정거래법을 위반할 수 있다는 투의 원심 판시는 그저 쓴웃음을 자아낼 뿐입니다.
바. 피고의 행위는 “부당성”이 있음
원심은 POSCO 사건(공정거래위원회가 공정거래법 제5조 및 제6조를 적용하여 POSCO에게 부과한 제재 조치의 당부를 다투는 사건)에서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내린 판결을 원용하여, 이 사건 피고의 결합판매/공급거절 행위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은 없다고 판단하고, 더 이상의 고려 없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였습니다(판결서 제13면-제14면). 원심의 판단은,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 판단 기준부터 오해하고, 잘못 적용한 것입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에 의하더라도 피고의 행위는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있습니다.
그 뿐 아니라, 피고의 행위가 ‘남용행위’에 해당하므로 민법 제750조의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원고의 주장에는, 피고의 행위가 일반적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도 당연히 있다(따라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주장이 이미 포함되어 있음을 이해하지 못한 것입니다. 원심은 피고의 행위가 일반적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있는지, 즉, 불법행위를 구성하는지에 대해서도 판단하였어야 하나, 이 판단을 유탈하였습니다.
이하에서 이점을 소상히 설명드리겠습니다.
 지위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
원심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재판요지’만을 참조하고, 실제로 그 판결의 내용이 무엇인지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재판요지’만을 기계적으로 적용하여 이 사건 원고의 청구를 배척하는 오류를 범하였습니다. 해당 재판요지는 다수의견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습니다: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은] 특히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 즉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원심은, 다수의견이 이 귀절에서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을 거론하였다는 사정에만 착안하여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 공인인증 서비스를 거부하는 이 사건의 피고의 행위가 공인인증 시장에서의 피고의 지배적 지위를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이 있는지를 살펴보고, 그런 의도나 목적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한 다음, 웹브라우저 시장에서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입증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였습니다.
그러나, 다수의견의 이 부분 판시 중,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을 언급한 부분은 지배적 지위를 남용한 경쟁 제한 행위가 문제되는 시장이 단일할 경우에만 의미를 가지며, 그 경우에도 ‘독점의 유지·강화’는 시장의 자유로운 경쟁 질서를 인위적으로 제한할 의도가 실제로 표출되는 다양한 態樣 중, 한 예시에 불과한 것입니다. POSCO 사건과 이 사건은 모두, i) 해당 사업자가 지배적 지위를 누리는 독과점 시장과 ii) 경쟁 제한의 효과가 문제되는 관련 시장이 서로 다릅니다. 즉, 그 사업자가 지배적 지위를 누리는 바로 그 독과점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행위가 문제된 것이 아니라, 그 시장(예컨대, 열연코일 시장; 공인인증 서비스 시장)에서 생산, 거래되는 상품/서비스를 공급받아 새로운 상품/서비스가 생산, 거래되는 시장(냉연강판 시장;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행위가 문제된 사건입니다.
따라서 위 사건 대법원의 다수 의견은 비록 판시 사항 중에는 ‘독점의 유지·강화’를 언급하긴 하였으나, 정작 판결 이유 전개 과정에서는 POSCO가 현대하이스코에게 열연 코일 공급을 거절하는 행위가 열연코일 시장에서 POSCO가 누리는 독점적 지위를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습니다. 다수 의견의 논의는 POSCO의 행위가 관련 시장(냉연강판 시장)의 경쟁 질서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가할 의도나 목적이 있었는지에만 집중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다수 의견은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현실적으로 [상품의 가격상승, 산출량 감소, 혁신 저해, 유력한 경쟁사업자의 수의 감소, 다양성 감소 등과 같은] 경쟁제한의 효과가 나타났음이 입증된 경우에는 그 행위 당시에 경쟁제한을 초래할 우려가 있었고 또한 그에 대한 의도나 목적이 있었음을 사실상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을 명시적으로 설시하였습니다. POSCO 사건에서는 바로 이러한 경쟁 제한의 효과가 나타났음이 입증되지 않았기 때문에(하이스코가 POSCO로부터는 열연 코일을 공급받지 못했으나, 일본으로부터 열연코일을 수입하여 정상적으로 사업할 수 있었고 오히려 냉연강판시장의 규모가 확대되었음), 경쟁 제한의 의도나 목적에 대한 별도의 입증을 요구한 것입니다. 만일 경쟁 제한의 효과가 입증되었다면, 의도나 목적은 별도의 입증 없이 추정받을 수 있었던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관련 시장은 웹브라우저 시장과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입니다. 이들 관련 시장에서는 모두 다음과 같은 경쟁 제한의 효과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습니다:
유독 한국 시장에서의 IE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전세계에서 유례가 없이 기형적으로 높고(다양성 감소), IE 웹브라우저와 결합(lock-in)관계에 있는 윈도우 운영체제의 거래 가격이 외국에 비하여 유독 한국에서만 높게 책정되어 있습니다(IE 웹브라우저는 윈도우 운영체제에 포함되어 판매되는 것이므로 이는 곳 해당 상품의 가격 상승을 의미합니다). 피고는 웹브라우저 사업자가 아니므로, 이처럼 웹브라우저 시장의 경쟁 제한 효과를 초래할 이유가 없다는 피고의 주장은 사실과 다릅니다. 국내 웹브라우저 시장을 IE 하나만으로 통일함으로써 피고는, 앞서 이미 설명드린 바와 같이,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에서 매우 중요한 사업상의 이익을 누릴 수 있습니다(자신의 후진적 결제 서비스 기술이 “표가 나지 않게” 가려 덮을 수 있습니다). 피고는 웹브라우저 시장의 경쟁 질서를 인위적으로 교란할 분명한 사업상 이유가 있습니다.
또한, 국내의 IE 독점 상황은 MS사가 초래한 것이지, 피고가 초래한 것이 아니라는 피고의 주장도 근거가 없습니다. MS사는 전세계 시장에서 IE 웹브라우저를 윈도우 운영체제에 끼워팔고 있습니다. 그러나, 유럽이나 세계 각국에서는 IE 점유율이 60%-70% 대에 머물고 있는데, 어째서 유독 한국에서만 IE 점유율이 90%대에 해당하는지를 달리 설명할 길이 없습니다. 한국 시장의 기형적 IE 쏠림 현상은 MS가 만들어 낸 것이 아닙니다. 실제로 MS사 스스로도 한국의 기형적 상황에 대하여 놀라움을 금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외국과는 달리, 한국의 결제 대행 서비스는 IE 전용 기술만으로 제공되고 있고(다양성 감소), 이 기술은 지난 10년간 아무런 혁신도 없이 그저 반복 사용되고 있으며(혁신 저해), 외국의 결제 서비스 기술은 모바일 전자상거래에 아무런 지장 없이 대처하고, 유연한 솔루션들이 다양한 파생 기술로 등장하여 소비자들에게 더욱 많은 선택의 기회를 제공함에 반하여, 국내의 결제 대행 기술은 오로지 데스크톱 PC에서만 작동 가능하여, 모바일 전자상거래에 대처할 방법이 없고(소비자의 이익 저해), 피고가 영위하는 실시간 계좌 이체 결제 서비스는 오직 3개사(피고, 데이콤, 이니시스)가 장악하고 있습니다(유력한 경쟁 사업자 수의 감소).  그뿐 아니라,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는 혁신적이고 국제 경쟁력 있는 결제 대행 기술을 확보하였음에도 불구하고 파이어폭스 사용 고객들이 공인인증 서비스를 이용하지 못하므로, 다양한 웹브라우저에서의 결제 서비스를 전혀 제공하지 못하고 있으며, 페이게이트는 하이스코처럼 외국의 인증기관으로부터 인증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없습니다.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다양성, 기술 진보, 활발한 경쟁은 완벽하게 차단되어 있고, 기존의 사업자들이 10년 이상 묵은 기술, 세계 어느 곳에도 환영 받지 못하는 기술, 휴대 기기에는 사용할 수도 없는 저급한 결제 서비스 기술을 구사하면서 시장을 장악하고 있습니다(페이게이트의 결제 대행 기술은 휴대폰에서도 정상 작동합니다).
2년 반에 걸친 이 사건 진행 과정에서 원고들은 이러한 점을 입증하는 충분한 증거를 제출하였습니다. 따라서, 위에 적시한 관련 시장들에서 경쟁 제한의 효과가 실제로 나타났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그 뿐 아니라, 이 사정들은 모두 기술적으로도 명백하고, 당사자 간에 다툼도 없습니다. 예를 들어, 국내 시장의 기형적 IE 웹브라우저 점유율, 윈도우 가격, 국내 결제 대행 서비스가 IE 전용 기술로만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 이 결제 기술은 10여년 전에 등장하였고, 그동안 별다른 혁신도 없었다는 사실, 이 기술은 모바일 폰에서는 작동하지도 않는다는 사실, 외국에서는 아예 발도 못붙이는 수준의 결제 기술이라는 점은, 부인할 여지도 없습니다.
이와 같이 경쟁 제한의 효과가 이미 뚜렷이 드러난 마당에는 경쟁 제한의 의도나 목적은, 대법원 판결에 따르더라도, 별도의 입증을 요하지 않고 추정받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나 원심은 i)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이 관련 시장이라는 사실 조차 이해하지 못한 나머지, 이 시장의 경쟁 제한 효과는 아예 거론조차 하지 않고, ii) 웹브라우저 시장에서의 경쟁 제한 효과가 이미 드러났으므로, 의도나 목적은 추정받게 되어 별도의 입증이 요구되지도 않는데도, “의도나 목적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시하는 오류를 범한 것입니다.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
이처럼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으므로, 피고의 행위가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도 당연히 있다는 점은 물론입니다. 설사,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결론이 자동 도출되는 것은 물론 아닙니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의 다수 의견은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은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보다는 ‘낮은 수준’이라는 점을 다음과 같이 분명히 설시하고 있습니다(밑줄은 상고인이 추가):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에서 시장지배적 사업자를 포함한 모든 사업자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를 규제하고 있는 이유는, 거래거절이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떠나 단지 그 거래상대방과의 관계에서 공정한 거래를 저해할 우려가 있는 행위라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이를 규제하여야 할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공정거래법 제23조 제1항 제1호의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거래거절행위에 관하여는 그 행위의 주체에 제한이 없으며, [...] 사업자의 거래거절행위가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지 아니하고 그 거래상대방인 특정 사업자가 당해 거래거절행위로 인하여 불이익을 입었는지 여부에 따라 그 부당성의 유무를 평가하여야 한다.
반면에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은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보다는 ‘높은 수준’이라는 점은 다음 판시에서도 분명합니다(밑줄은 상고인이 추가):
공정거래법 제3조의2 제1항 제3호의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지위남용행위로서의 거래거절의 부당성은 ‘독과점적 시장에서의 경쟁촉진’이라는 입법목적에 맞추어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 특정 사업자가 불이익을 입게 되었다는 사정만으로는 그 부당성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
이 사건 청구는 피고가 공정거래법 제5조나 제6조의 제재를 받아야 한다는 주장을 내세우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원고들의 관심사는 피고의 ‘위법한 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손해가 배상되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때 말하는 위법성은 공정거래법이 말하는 부당성과는 다릅니다.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인정되지 않더라도,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인정되면, 원고들이 주장하는 ‘위법성’은 충족되는 것입니다.
원고들은 피고의 행위가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이 있다는 주장을 제기하였으므로, 이 주장에는 피고의 행위가 그보다 낮은 수준의 부당성(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은 당연히 있다는 취지가 이미 포함되어 있습니다. 웹브라우저 시장의 경우, 파이어폭스 사용자들에게는 공인인증 서비스 제공을 거절하는 피고의 행위로 인하여 파이어폭스 사업자인 모질라 재단이 불이익을 입는다는 사정은 부인할 수 없고; 결제 대행 서비스 시장의 경우, 피고가 행위로 인하여 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사가 불이익을 입는다는 사정도 부인할 수 없습니다. 피고가 어떤 의도나 목적으로 그런 행위를 하였는지는, 대법원 판결에 의하더라도, 아예 논의할 필요조차 없는 것입니다.
원심은 이점에 대한 판단을 완전히 누락하였으므로, 그런 판결이 유지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판례 변경의 필요
상고인은 원심이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을 애초에 잘못 적용하였고, 그 판결을 올바로 이해하고 적용하였더라면, 이 사건 피고의 행위가 위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모자람이 없다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만에 하나, 이러한 상고인의 입장이 배척되는 경우에는 차제에 위 대법원 판례가 변경되어 마땅합니다. 그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심 판결에서 보았듯이, 하급 법원들은 위 대법원 판례의 의미를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장에서의 독점을 유지·강화할 의도나 목적”을 거론한 부분은 전혀 쓸모가 없을 뿐 아니라, 불필요한 오해만을 낳고 있습니다. 따라서 차제에 이 부분을 삭제하고, “지위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은 시장에서의 자유로운 경쟁을 제한함으로써 인위적으로 시장질서에 영향을 가하려는 의도나 목적을 갖고, 객관적으로도 그러한 경쟁제한의 효과가 생길 만한 우려가 있는 행위로 평가될 수 있는 행위로서의 성질을 갖는 거래거절행위를 하였을 때에 그 부당성이 인정될 수 있다”는 내용으로 설시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대법원 스스로도 관련 시장의 경쟁 질서가 인위적으로 영향받는지에 치중하여 분석할 뿐이고, “독점의 유지·강화”는 시장 질서에 인위적 영향을 가하는 행위의 한 유형에 불과하므로, 굳이 독점의 유지·강화를 별도로 설시하지 않더라도, 이를 고려할 만한 사실관계에서는, 고려될 것이기 때문입니다. 
둘째, 보다 근본적으로는, 과연 위 대법원 판결처럼 시장지배적 사업자의 경쟁 제한 행위를 감쌀 필요가 있는지를 냉정히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지배적 사업자가 기술 혁신 등에 투자할 여력이 더 있으므로 오히려 이런 사업자를 어느 정도 옹호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와, 지배적 사업자 일수록 기술 혁신에 투자할 動因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오히려 기술혁신을 감소시킨다는 견해는 팽팽히 맞서는 것입니다. 물론, 국제 시장에서 경쟁할 수준의 기업은 국내 시장에서는 지배적 사업자로 될 경우가 많고, 이런 기업일 수록 제대로 사업전략을 펼 수 있는 여건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는 점은 비중있게 고려되어야 할 사항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성문 규정에도 없는 차이를 법원이 판례를 통하여 도입하려 시도하는 것이 과연 현명한지는 의문이고, 이 판례에 설시된 입장이 과연 국제 수준의 국내 기업을 보호하게 될지, 국내 시장에 진출한 다국적 기업을 보호하게 될지는 예측 불허입니다. 오히려 숫자로 치면, 후자가 전자보다는 아직은 더 많은 상황이라는 점도 솔직히 인정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무엇보다도, 위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의 다수 의견처럼 명시적으로 지배적 사업자의 자유를 더 옹호하는 태도를 취하기 보다는(게다가, 자유와 방종은 쉽게 구분하기도 어렵습니다), 사안별로 유연하고 탄력적으로 당해 거래거절의 ‘부당성’을 판단함으로써 적절한 수준의 정책적 고려를 사실관계에 맞게 우아하게 반영하는 것이 더 우월한 해법이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따라서, 위 대법원 판결의 다수의견은 이를 이제 폐기하고, 남용행위로서의 부당성과 불공정거래행위로서의 부당성 간에는 더 이상 명시적, 공개적 차이를 두지 않는 것이야 말로, 그 사건 다수의견이 추구하고자 하는 정책 목표를 더욱 정교하게 달성하는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이렇게 함으로써, 입법자가 “목적범”으로 규정한 바도 없는 행위 유형(지위남용행위를 규정한 법문언 어디를 봐도 ‘의도나 목적’을 요구하는 귀절은 없습니다)을 법원이 목적범으로 둔갑시켰다는 비난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을 것입니다.
VIII. 소비자의 선택권과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미래
피상적으로 관찰하면, 이 사건은 IE 웹브라우저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간의 자유로운 경쟁을 보장하라는 취지인 것처럼 보입니다. 따라서 마치 원고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사업자인 모질라 재단의 이익을 대변하기 위하여 이 사건을 제기한 것처럼 오해할 여지도 있습니다. 또한, IE 웹브라우저는 윈도우 운영체제와 결합(lock-in)되어 있는 반면,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는 윈도우 운영체제와의 결합관계가 없습니다. 따라서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의 국내 확산을 도모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건 청구는 마치 윈도우 운영체제의 지배 상황을 완화하여 매킨토시, 리눅스 등의 운영체제의 활발한 경쟁 환경을 구축해 주려는 것처럼 보일 여지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외관은 이 사건 및 관련 사건이 제기된 진정한 이유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는 이미 IE, 파이어폭스, 오페라, 사파리, 크롬 등의 주요 제품들이 세계적으로 경쟁하고 있습니다. 한국 시장에서 이들 제품들의 점유율이 어떻게 되는지는 실제로 이들 개발사들에게 초미의 관심사가 아니며, 설사 초미의 관심사라 하더라도, 굳이 이 사건 원고가 그들의 이익을 대변하려 노력할 이유는 없습니다. 운영체제 역시, 이미 윈도우, 매킨토시, 리눅스의 3대 경쟁 제품이 전 세계적으로 경쟁하고 있으며, 한국의 어떤 기업이나 개발자가 운영체제 시장에 뛰어 들어 제4의 운영체제를 세계 시장에 내놓을 것으로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이 없습니다. 더욱이 PC 운영체제 시장의 구도는 전세계적으로 이미 고착되어 있고, 이 소송의 승패가 그것에 무슨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없습니다.
이 소송이 제기된 진정한 이유는 PC 운영체제 때문도 아니고, PC환경에서 배포되는 웹브라우저 소프트웨어 때문도 아니라, i) 다양한 기기(TV, 냉장고, 캠코더, 전화기, 자동차 네비게이션 등)에 사용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시장; ii) 휴대기기(휴대폰, PMP, 게임기 등)에 사용되는 운영체제 및 응용프로그램 시장; 그리고 iii) 다양한 거래 솔루션 시장 때문입니다. PC용 운영체제나 PC용 웹브라우저 시장에 국내의 업체나 국내의 개발자가 본격적으로 진출해 있지도 않고, 앞으로도 그럴 현실적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나,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휴대 기기용 소프트웨어, 각종 거래 솔루션 시장에는 무수한 국내 기업들이 사업을 펼치고 있고, 지금까지는 훌륭한 성과를 거두고 있습니다. 이 시장을 MS가 지배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바로 이 시장의 운명이 이제 매우 위태로운 상황에 왔습니다. 그동안 이들 기기는 인터넷과는 대체로 ‘절연’되어 존재했으나, 이것이 이제는 바뀐 것입니다.
삼성, LG 등이 제작하여 판매하는 휴대폰에 탑재되는 운영체제 및 응용프로그램 소프트웨어는 종래에는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것들이 주종을 이루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사태가 급속도로, 심각하게 바뀌고 있습니다. 최근에 출시되는 이른바 스마트폰, 풀 웹브라우징 폰의 경우 윈도우CE가 탑재되고 있습니다. 그 이유는 국내 업체들이 리눅스 기반의 소스코드를 수정, 변용하여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이들 휴대폰에 탑재할 경우, 한국의 인터넷을 이용하는데 지장이 있고, 전자상거래는 아예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소비자들은 왜 이렇게 되는지를 알지 못하고, 그저 “휴대폰을 탓하게” 됩니다. 인터넷도 잘 안되는 휴대폰이라는 비난과 불평이 고스란히 휴대폰 제작사에게 집중되는 것입니다. 바로 이 상황을 피하기 위하여 이들 하드웨어 제작, 판매사들은 이제 윈도우CE 운영체제로 모두 전환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동안 훌륭히 선전해 왔던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입지는 급속히 줄어드는 것입니다. 이들 업체 관계자들의 말을 빌면, “발밑에서 시장이 순식간에 사라지는” 형국입니다.
한편, 각종 거래 솔루션 개발 업체의 경우, 지난 10여년간 IE전용 솔루션만이 판을 치는 국내 업계의 기술 경향이 지배해 온 나머지, 이제는 국제 시장에 진출할 기술력을 구비한 업체가 거의 없어졌습니다. 모두가 국내용 솔루션으로, 국내 시장에서, 기술로 경쟁하기보다는 영업 사원의 로비와 접대로 경쟁하는 참담한 상황으로 내몰린 것입니다. 미래가 없는 것입니다.
국내 전자상거래의 “규모”는 엄청납니다. 그러나 거래 솔루션의 “기술력”은 참담합니다. 아무데도 수출할 수 없는 구닥다리 기술만을 구사하는 골목대장들만 설치는 형국이 된 것입니다.  모든 전자상거래 소비자들이 IE웹브라우저를 사용하도록 강요되는 사태가 변화되지 않는다면, 이 상황을 극복할 길은 없습니다. 소비자들이 웹브라우저를 선택할 수 있게 해달라는 이 사건 청구는 웹브라우저 개발사를 위한 것이 아니라, 枯死 상태에 놓인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과 솔루션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시도라는 점을 헤아려 주시기 바랍니다.
소비자는 웹브라우저에 대한 선택권만 있는 것이 아니라, 거래 솔루션에 대한 선택권도 행사할 수 있어야 합니다. 더 간편하고, 더 안전하고, PC를 사용하건, iphone 을 사용하건, 닌텐도 게임기를 사용하건, 그리고 국내에 있건 외국에 체재 중 이건 상관 없이 국내 쇼핑몰의 전자상거래를 정상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 범용적 결제 기술을 상용화한 업체(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가 이미 있으므로, 소비자는 이 업체의 결제 서비스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어야 합니다. 공인인증 서비스 때문에 이 업체의 사업이 방해받아서는 안될 것입니다. 무수한 쇼핑몰들도 이런 결제 서비스를 자신의 쇼핑몰에 채용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G마켓, 인터파크, 옥션 등 우리의 쇼핑몰들이 중국, 일본, 미주, 유럽 등 세계의 소비자들을 상대로 사업을 펼칠 수 있게 됩니다. 인터넷 상거래 시장에서 amazon.com 이나 ebay.com 에 필적할 만한 세계적인 유통 업체가 한국에서 등장하지 말란 법은 없습니다. 한심한 수준의 결제 기술로 국내 시장을 장악하고, 공인인증기관으로 지정받았다는 점을 빌미로 삼아 공인인증 서비스 공급을 일부러 조절, 거부하는 비겁한 수법으로 자신의 저열한 거래 솔루션 기술을 덮어 감추는 피고의 행위는 막대한 피해를 국가적으로 가하는 처사입니다. 인증서를 파이어폭스에서 발급해주는 것이 어렵다는 “말도 안되는” 주장(피고는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단 한명의 증인도 내세우지 못하고 있습니다)으로 컴맹 공무원과 기술에 무지한 법률가를 현혹해 온 피고의 행적은 이 사건의 결말과는 무관하게 언젠가는 혹독한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웹브라우저가 어떻게 선택되는지, 공개 소프트웨어가 무엇인지, 거래 솔루션과 인증 솔루션이 어떤 관계에 있는지도 모르고, 소프트웨어의 경쟁에 관한 우리 공정거래위원회의 가장 중요한 심결문 조차 읽어보지 않고, 심지어는 공정거래법에 관한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마저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재판부가, 이 사건에서 문제되는 관련 시장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면서 함부로 판결을 내리는 무책임함을 보이는 동안 국내의 소프트웨어 산업과 솔루션 산업은 쇄락의 길에서 헤어날 가망이 없어지는 것입니다.  
IX. 결론
“IT 강국”의 기치를 내걸고 의욕적으로 추진한 공인전자서명 제도는 참담한 실패로 귀결되었습니다. 감독관청 공무원의 기술적 무지, 지배적 인가사업자의 범법 행위와 사욕 추구, 이른바 ‘전문가’라는 일부 인사들이 특정 업체의 이익만을 대변하면서 비양심적인 ‘조언’으로 일관하는 행태 등이 모두 경합하여 한국의 인터넷 환경은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기형적으로 왜곡되었습니다.
이미 자체 개발을 완료한 파이어폭스용 가입자 설비를 ‘사업상 이유’로 숨겨두고, 공인인증 업무 수행에 실제로 사용하겠다면서 감독관청의 심사를 득한 IE용 가입자 설비마저도 자신과 “협력 관계”에 있는 일부 보안 업체들이11 비슷한 제품(IE전용 私製 가입자 설비)을 은행들에게 거듭 거듭 판매할 수 있도록 사업 편의를 봐주기 위하여 일부러 제공하지 않는 피고의 행위(관련 사건 원고 페이게이트의 2009.2.27자 준비서면 제8항, 제31항)가 무슨 결과를 초래하는지 이해하는 사람은 많지 않습니다.
그러나, 그 사업적 내막을 모르고, 기술의 상세한 내용도 모를지라도, 상식에 비추어 분명한 점들이 몇가지 있습니다:
모든 전자상거래에 공인인증서 사용을 강제하면서 IE에서만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게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IE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IE 전용 기술을 구사해도 당장은 별 탈이 없으므로 모두들 그런 기술을 구사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더욱 더 IE 웹브라우저 사용비율이 높아지게 됩니다.
국내 인터넷이 IE 웹브라우저 전용으로 전락하면, 그 인터넷에 접속하는 모든 기기들의 소프트웨어 역시 MS윈도우와 IE 웹브라우저로 평정됩니다.
세계 각국의 인증기관들은 IE와 파이어폭스 웹브라우저 모두에서 차별 없이 인증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유독 피고만 그것을 거절하는 것은 합리적으로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파이어폭스 사용자에게도 공인인증서를 발급해 주려면 상당한 비용이 들고, 기술적 어려움이 있다고 2년 반이 넘게 주장하면서도, 정작 이 주장을 뒷받침하는 한명의 증인, 단 한점의 증거 자료도 내놓지 못하는 피고의 행태는 상식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부디 이 사건이 합리적으로 판단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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